‘서울시 행복도우미’ 120다산콜센터가 “감정휴가와 심리안정시간을 달라”는 상담사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다산콜센터 노동자들은 지난 3월부터 지난 17일까지 한국경영자총협회(MPC 효성ITX KTCS의 교섭 대리인)와 22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감정노동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조정중지’를 선언,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지부장 김영아)는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돌입한 바 있다. 잇따른 교섭 파행 탓에 전면파업 가능성도 나온다.

18일 다산콜센터지부에 따르면, 지난 17일에 열린 교섭에서 경총은 ‘감정노동 가이드라인’에 대해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동조합은 △감정휴가 연 2회(‘분기별 1회’에서 양보) △악성콜 이후 심리안정시간 제도화 등을 요구해왔으나 경총은 “감정휴가 이틀이 아닌 특별휴가 하루로 하고, 심리안정시간은 안 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경총은 “쟁점이 너무 많다”며 “본교섭이 아닌 실무교섭을 다시 하자”는 입장이다.

▲ 18일 서울시 신설동에 있는 다산콜센터 앞에서 열린 위탁업체 규탄 기자회견. (사진=미디어스)

다산콜센터지부 김태민 부지부장은 <미디어스>와 만난 자리에서 “노동조합이 일부 양보를 했는데도 본교섭을 하다가 실무교섭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사실상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영아 지부장은 이날 다산콜센터 앞에서 열린 ‘위탁업체 규탄’ 기자회견에서 “내년 초 업계 변경 시기까지 버티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금인상과 관련해서도 노동조합은 기본급의 8%(8만 원 수준) 인상, 회사는 2%로 차이가 크다. 김영아 지부장은 “교섭 때 경총은 ‘이미 보상 다 받고 있으니 충분하다’고 하는 등 경총에는 교섭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상담사들은 연차 외에 휴가가 없고, 여름휴가도 없고, 병가도 제대로 못 쓴다”고 말했다.

▲ 김영아 지부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미디어스)

특히 다산콜은 2012년 9월 노동조합이 설립된 지 2년이 지났으나 현재 ‘무단협’ 상황이다. 내년 초 위탁기간이 끝나고, 오는 10월 서울시는 다산콜 상담사에 대한 직접고용 여부를 결정하는데 민간위탁업체 입장에서는 그 전에 손해 볼 일을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서울시의 ‘불개입’ 원칙과 직접고용에 대한 모호한 태도가 지금 사태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시는 다산콜 상담사들의 노무관리를 하고, 노동조합에 대응하고 있지만 이번 교섭 파행에는 ‘불개입’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노동당 서울시당 김일웅 위원장은 “지금 교섭이 파행 상태고, 다산콜이 멈출 위기에 놓인 1차적인 책임은 경총 뒤로 숨은 위탁업체에 있지만 근본적인 책임은 공공서비스를 민간에 위탁한 서울시에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서울시당 정호진 위원장은 “서울시와 경총, 업체가 서울시 인권위의 권고(다산콜 직접고용, 감정노동자 보호)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녹색당 정명희 사무처장은 “서울시민을 볼모로 파업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민간위탁 3사”라고 지적했다.

▲ 다산콜센터 내부 로비에 있는 120다산콜 상징물. (사진=미디어스)
▲ 다산콜 1층 로비 기둥에 붙은 위탁업체와 경총 비판 글. (사진=미디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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