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 유희열, 이적 등 감성 뮤지션들과 함께한 tvN <꽃보다 청춘-페루편> 종영의 아쉬움도 잠시, 이번에는 상큼하고도 발랄한 청춘을 느낄 수 있는 tvN <꽃보다 청춘-라오스편>이 시청자 곁을 찾아왔습니다.

전편인 페루편과 마찬가지로 라오스편 역시 출연자들이 영문도 모른 채 인천국제공항까지 끌려가는 상황이 펼쳐졌는데요. 그래도 페루편에서는 출연자들에게 배낭여행을 떠날 것이라는 귀띔이라도 주었지, 라오스편의 손호준, 유연석, 바로는 말 그대로 tvN 타이틀 광고 찍는 줄 알고 멋지게 차려입고 왔다가 하루아침에 라오스의 거지들로 전락했더군요.

그래도 젊음이 좋긴 좋은가 봅니다. 갑작스러운 배낭여행 통보에 멘붕과 좌절도 잠시, 2013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tvN <응답하라 1994> 촬영으로 가까워진 친구, 형, 동생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세 청춘입니다.

마냥 챙겨주고 싶은, 잘생긴 바보형 손호준

특히나 손호준은 이번 여행이 첫 해외여행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도 클 법도 한데요. 하지만 이번 여행은 나영석 PD의 마수에 걸려들어 고작 우리나라 돈 70만원으로 라오스에서 며칠을 버텨야 하는, ‘꽃보다’ 시리즈 중에서도 초고난도 여행에 해당합니다. 무엇보다도 세 청춘이 찾은 7월의 라오스는 비도 많이 오고, 덥기도 엄청 더운, 배낭여행 하기 참으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설상가상 손호준은 입이 너무 짧아 현지 음식을 먹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습니다. 페루편에는 나이가 가장 많지만 무한 돌봄 본능을 일으키는 윤상이 있었다면, 라오스편에는 마냥 챙겨주고 싶은 손호준이 있다고 할까요. 처음으로 맛보는 기내식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옆에 있는 유연석의 음식조차 뺏어먹을 정도로 첫 해외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그는 ‘엄마거지’의 유연석의 보살핌이 절실히 필요한 라오스의 ‘바보형’이었습니다.

세 청춘의 정신적 지주, 엄마거지 유연석

첫 해외여행이라 낯설고 어렵겠지만 그래도 손호준 곁에는 그가 서울 와서 처음으로 사귀었다는 절친 유연석이 있지요. 유연석으로 말할 것 같으면 풍부한 배낭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 총괄을 도맡는 정신적 지주입니다.

해외여행이 익숙지 않은 다른 동료들을 위해 비행기에 타자마자 숙소를 알아보는 것은 기본(페루편에서 유희열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먹다 남은 물을 알뜰히 챙기는 것도 유연석이요, 입이 짧아 밥을 제대로 못 먹는 손호준과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어린 동생 바로를 보살피는 것도 유연석의 몫이요, 물건을 살 때 꼼꼼히 가격을 따지며 상인들과 흥정을 벌이는 것도 유연석 총무입니다. 심지어 유연석은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친구, 동생을 위해 스태프들이 산 아이스크림을 훔쳐 아이들에게 먹이는 진정한 ‘어미새’의 헌신을 보여주었죠.

친구와 동생의 편안한 여행을 위해 끊임없이 여행 정보를 탐독하고, 낯선 환경에서 힘겨워하는 친구를 살뜰히 챙기는 유연석의 모습. 진짜 유연석은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 그 자체였습니다.

고된 여행으로 지친 형들을 다독이는 귀염둥이 막내 바로

하지만 제 아무리 우정팔찌를 나눠 차는 절친이라고 한들, 모두가 서툴고 부족하여 고된 여행은 때때로 의도치 않은 오해와 다툼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날선 형들을 말리는 것은 막내 바로입니다.

지난 13일 방영한 <꽃보다 청춘-라오스편>에서 되도록 많은 관광 명소를 보고 싶어 하는 유연석 때문에 더운 날씨임에도 열심히 분수대를 향해 걸었건만, 예상과는 다른 분수대의 모습에 실망한 손호준은 결국 짜증을 내고 맙니다. 말 그대로 40도를 육박하는 살인적인 폭염이었으니까요.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유연석과 허탈감에 말없이 묵묵히 걷는 손호준. 이때 바로가 지친 형들을 위로합니다. “우리 어차피 방비엘에 갈 거잖아요, 거기 가서 아쉬움이 필요해요.” 바로의 따뜻한 한 마디에 다시 웃음꽃이 활짝 핀 손호준과 유연석. 마냥 귀여운 막내일줄 알았는데 형들을 다독이고, 해맑은 미소로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하는 의젓한 막내 바로의 재발견이었습니다.

종종 다투는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슬쩍 농담으로 어색함을 깰 줄 아는 친구들.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청춘들이 있어 싸우고, 뒹굴고, 다시 웃는 배낭여행의 진짜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꽃보다 청춘-라오스편> 첫 회였습니다.

참고로 이번 여행은 <응답하라 1994>의 인연으로 그 누구보다 손호준, 유연석, 바로를 잘 아는 신원호PD, 이우정 작가가 청춘 여행에 동행하여 눈길을 끄는데요. 각각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해피선데이-1박2일>, ‘꽃보다’ 시리즈를 히트시킨 전직 예능PD, 현역 예능작가인 만큼, 청춘들의 갑작스런 여행에 마음의 안식처가 필요할 것 같아서 따라 갔다고 하나 워낙 청춘들이 재미있게 잘 놀아서 같이 잘 노셨다는 후문입니다.

말 그대로 십 원이라도 필사적으로 아껴야할 정도로 힘든 여정이지만 그래도 아직 젊고, 마음에 맞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한 청춘들의 유쾌한 배낭여행 도전기는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50분 tvN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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