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이 과연 제 갈 길을 못 가서 시청률이 빠진 걸까? 아니면 예능의 생명인 웃음이 빠져서 그런 걸까? 이런 의문은 한 번씩 누구나 가질 만하다. 하지만 염려는 안 해도 될 듯하다. <런닝맨>은 여전히 매력적인 프로그램이기 때문.

<런닝맨>의 시청률이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럿이다. 우선 가장 큰 타격을 주는 원인은 앞 프로그램인 <룸메이트>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 1부 프로그램이 시청률을 못 잡아주니 자연스레 2부가 타격을 받는 구조인 것은 치명적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룸메이트>는 조건 없는 사랑을 받는 육아 프로그램의 탄탄한 매력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시점, 2기를 꾸린다고 해도 당분간 이 시스템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또 예능의 흐름이 육아 예능으로 넘어섰다는 점 때문이라도 탈출은 힘겨울 것이다.

<룸메이트>의 부진이 첫 번째 이유라면, <런닝맨> 시청률이 빠질 수밖에 없는 원인 두 번째는 여성판 <진짜 사나이>의 선전 때문. 남성 멤버 위주였던 <진짜 사나이>에 지칠 무렵, 여성판을 만들어 호평을 받으며 달아나는 시선을 붙잡은 것은 신의 한 수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특별판 방송분이 끝나면 독주는 멈출 것으로 보인다.

<1박2일>의 경우는 벌써 3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강호동-이승기-은지원-이수근-김종민 등의 1기, 차태현-성시경-김종민-김승우-주원의 2기를 지나 차태현-김주혁-김준호-데프콘-김종민의 3기를 맞이한 것이 <1박2일>. 시즌제 같아 보이는 <1박2일>은 어쨌든 계속해서 새 얼굴이 투입되며 신선함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

<런닝맨>과 <진짜사나이> 그리고 <1박2일>은 명확히 자신만의 색이 있다. <1박2일>은 국내 지역을 배경으로 한 여행 포맷이 이어지고 있고, <진짜 사나이>는 군생활을 다루고 있으며, <런닝맨>은 국내 여러 랜드마크를 소개하며 게임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그 색이 완벽히 다르다.

특히, <런닝맨>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촬영지가 이어져 영역이 넓은 편이다. 바로 이런 부분은 <런닝맨>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 <런닝맨>이 해외까지 영역을 넓힌 부분은 타 프로그램에 비해서 월등히 좋은 장점이고 고유 매력으로 자리하고 있다. 더욱이 이 프로그램은 해외 팬층이 두터운 프로그램으로 직접적인 팬층이 있고 무척이나 적극적이다.

그저 한류 콘텐츠가 좋아서 찾아보는 것을 떠나 <런닝맨>의 팬들은 자국에 왔을 때 적극적이다. 프로그램의 성격이 팬들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에 게임에 도움을 주는 등의 모습들이 비친다. 그럼 모습은 경쟁 프로그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고유 매력이다.

<런닝맨>은 포맷을 수출해 같은 콘셉의 방송이 중국에서 전파를 탄다.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명확한 매력이 있기에 중국에서 같은 포맷을 방송해도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포맷 수출을 하며 교류한다는 점은 현재보다는 미래에 더 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기대케 한다.

당장 중국판 <런닝맨>의 촬영지 중 하나가 한국이 된 건 콜라보 의미를 넘어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질 것이기에 기대감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김종국이 특별출연을 하는 것은 여러모로 좋은 의미다.

원조인 한국 <런닝맨> 또한 중국을 배경으로 한 미션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대만에 있는 아찔한 놀이기구 벌칙을 수행한 것도 사실 한국 시청자만을 위한 촬영분은 아닐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 다양한 인기를 얻고 있는 <런닝맨>이기에 그 촬영지를 넓힌 것은 우수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한국 <런닝맨>의 배려라고 보면 될 듯하다.

<런닝맨>이 익숙한 건 변화 없는 고정 멤버에 같은 포맷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런닝맨>은 어떤 프로그램보다 그 역할이 명확히 정해져 있고, 해외 시청자가 좋아하는 것은 바로 그 점 때문이기에 이 시스템은 꾸준히 인기를 얻을 것이다.

한국 흐름이 잠시 주춤한다고 하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아직도 고유의 우수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니 말이다. 또한, <런닝맨>은 명절 외에는 꾸준히 10%대를 유지하고 있으니 큰 걱정은 없다. 다만 시청자가 바라는 이름표 떼기 게임은 잊히기 전에 한 번씩 해주는 것도 갈증을 풀어주는 것이니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런닝맨>은 바르게 가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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