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 수도권 대학 대행진에 나서는 교수·학생·민주동문이 주최하는 집회가 오후 6시 30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사진=미디어스)

수도권 대학의 교수, 학생, 동문들이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자는 유가족들의 요구에 뜻을 같이 하겠다고 결의했다.

가톨릭대·경기대·경희대·고려대·광운대·덕성여대·서강대·서울대·성공회대·연세대·중앙대·한신대·홍익대 등 13개 대학 소속 학생, 교수, 동문들(9·3 수도권 대학 대행진에 나서는 교수·학생·민주동문)은 3일 오후 4시부터 각각 용산역, 동대문, 이화여대 앞에서 대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을 마친 오후 6시 30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대학인들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대로 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특히 대학생들은 “대학생들과 청년들이 유가족들이 가는 길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는 국민대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윤준호 씨는 “특별법을 알리는 활도을 할 때 어른들이 가끔 이런 말을 했다. ‘너희 배불러서 정신 못 차리고 이러고 있는 것이다. 학생이면 공부나 할 것이지’라고…”라며 “안전사회 만들어 달라, 진상규명해 달라,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유가족들이 삼보일배, 행진, 단식을 하는데도 한 마디도 안 듣는 정부가 있는데 우리가 대체 언제 배불렀던 적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 차벽이 막고, 국회가 우리를 속이고, 청와대가 외면하는 평탄치 않은 길이라도,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고 안전한 사회가 건설되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 가장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은 사람은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학생 양효영 씨였다. 그의 발언을 듣고 곳곳에서 “속 시원하다”는 감탄이 터져 나왔다.

“경찰은 바다에서는 아무것도 안 해놓고 땅에서는 왜 이렇게 신속하단 말입니까. 자식을 잃은 부모가 단식을 46일 동안 했다. 하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정부 자신이 범인이기 때문이 아닌가.

(…) 새누리당이 유가족들의 기소권과 수사권을 포함한 특별법은 사법체계를 흔드는 것이라고 할 때 저는 코웃음이 나왔다. 반민특위가 기소권, 수사권, 재판권까지 가졌던 역사가 있다. 새누리당 친일파인 것 티 내나. 수사권과 기소권 포함된 특별법은 저는 절충해서도 안 되고 절충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생명과 안전은 절충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이 말했다. 가야할 길은 길이 없어도 가야한다고. 우리 대학생들이 바로 이 유가족들의 길에 함께 가야하지 않겠습니까. 유가족분들의 정당한 투쟁에 끝까지 함께하자. 절충 없는 특별법 제정을 위해서 함께 합시다. 감사합니다”

반가운 얼굴도 등장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광화문 국민 단식장에서 20일 넘게 단식에 동참한 가수 김장훈 씨였다. 김장훈 씨는 “오늘 이 자리에서 노래하며 절망과 서러움을 다 토해내자”고 말한 후, <사노라면>과 <내 사랑 내 곁에>를 열창했다.

▲ 광화문 단식장에서 유가족들, 시민들과 함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에 동참했던 가수 김장훈 씨도 이날 집회에 참석해 '사노라면'과 '내 사랑 내 곁에'를 불렀다. (사진=미디어스)

대학인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행진에 나선 것은 지난달 경희대와 서울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 이행,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특위 인정, 기만적인 특검안 논의 중지 및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 세 가지를 촉구했다.

▲ 집회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들의 모습 (사진=미디어스)

▲ 집회 참가자들이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 집회 말미에 대학생, 교수, 동문 대표가 '9·3 수도권 대학 대행진에 나서는 교수·학생·민주동문 투쟁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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