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서울시교육청의 애국가 낮춰 부르기 방침에 대한 음모론을 보도해 여론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해당 음모론을 처음 제기한 김필주 전 수원시립교향악단 악장이 서울시교육청 방침에 대한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필주 전 악장은 애국가를 두 음 낮춰 부르자는 방침에 대해 “지금까지 55년 동안 음악 생활을 하면서 높은 음이 도까지밖에 안 올라가는 건 보지 못했다”면서 “말도 안 된다, 노래 자체가 형성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필주 전 악장은 “안익태 선생님의 곡은 원래 미, 라- 하고 시작됐고 1955년 정부에서 (손을 본 판은) 레, 솔- 로 시작돼 지금까지 불러왔는데 교육청은 도, 파- 로 시작해서 높은음이 도다”라면서 “흐름이 아주 우울해진다”고 설명했다.

김필주 전 악장은 “1955년도부터 지금까지 부르는 레, 솔- 음은 전부 다 청명한 소리로 이뤄졌고 기백과 힘이 높아진다”면서 “교육청에서 얘기하는 도, 파- 음은 도음도 머릿속에 청명하게 떠오르지 않고 파는 그 다음에 나오는 미로 심리적으로 끌려 나가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필주 전 악장은 “매 박자, 매 마디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며 설명을 반복했다.

김필주 전 악장은 “전문가들의 논의가 없었으니까 이런 문제가 나오는 것이고 전문가의 논의가 있었다면 이렇게 노래가 되지 않았다”면서 “그냥 탁상에서 논의해서 발표한 걸로 느껴지는 결과기 때문에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해 자신의 의견을 설명했다.

김필주 전 악장은 해당 조치를 문용린 전 서울시교육감이 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떤 교육감이 했다고 따지고 싶지는 않고 애국가는 본래 자리에 애국가다운 기백과 장엄함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유지되기를 바란다”면서 “진영논리에 빠지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김한길, 안철수 의원 등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최재광 서울시교육청 장학관은 서울시교육청의 방침에 대해 “저희가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범위 내에서 전문가, 음악 교사들과 협의를 통해서 만든 것”이라면서 “무슨 음이 낮다고 해서 애국가의 정신을 훼손시키거나 이런 부분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재광 장학관은 “변성기에 있는 학생들도 힘차게 부를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두 음 정도를 낮추는 것”이라면서 “전임교육감이 결정한 것인데 전교조와 현 교육감이 언급되는 것은 상식적인 수준을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동아일보> 등에 따르면 김필주 전 악장은 SNS 등을 통해 애국가 낮춰부르기 방침이 전교조의 음모라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최재광 장학관은 “필요하다면 저희들이 의견도 듣고 국민의 정서에 맞게 하겠다”면서 “학교에서 음을 낮춘 음원으로 하라고 강제하거나 규정하지는 않고, 이런 부분들도 학교 자율에 맡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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