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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자문했던 이인호 교수 KBS 이사장에 내정, 왜?대표적 우익 사학자, 문창극 옹호...KBS에 주는 분명한 ‘경고’
권순택 기자 | 승인 2014.08.29 23:35

KBS 신임 이사장으로 ‘우익적 역사관’을 가지고 박근혜 정부의 자문을 맡고 있는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는 오는 1일 오전9시 긴급회의를 개최해 이길영 전 이사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신임 이사장에 이인호 서울대 명예 교수를 추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호 교수는 하버드대 대학원 서양사 박사로 현재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올 초 정부정책 자문활동을 하면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교수는 KBS 보도로 낙마한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교회 강연을 보고 “감동받았다”고 옹호하는 등 우익적 역사관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또, 일각에서는 청와대에서 차기 이사장에 이 교수를 먼저 내정한 상태에서 이길영 전 이사장을 낙마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KBS 이사장, 이인호 교수의 ‘우익’ 활동들…한국사회 전쟁터로 만들어

KBS이사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이인호 교수는 그동안 공식적인 자리에서 우익적 역사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인물이다.

   
▲ 2013년 9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사 교과서 논란에 부쳐 역사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기자회견'에서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기자회견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인호 교수는 먼저 지난해 ‘우편향’, ‘친일미화’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적극 지지하고 엄호하는데 앞장섰던 인물로 유명하다. 2013년 9월에는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교육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기자회견을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그 후, 박근혜정부는 교학사 교과서 뿐 아니라 여타의 8종 교과서에 대한 검증을 주장하면서 반발을 일으켰다. 또,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논란은 여전히 살아있는 이슈 중 하나이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국정 역사교과서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기도 하다. 

민족문제연구소가 근현대사 진실찾기 프로젝트로 제작한 역사다큐 <백년전쟁>을 둘러싼 논쟁에서 중심에 섰던 인물 또한 이인호 교수이다. 2013년 3월 청와대는 원로 초청 오찬에서 이인호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백년전쟁>과 관련해 “역사 왜곡이다. 국가 안보차원에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발언했고, 이를 박 대통령이 ‘수첩’에 메모하면서 한국사회에서는 역사전쟁이 시작됐다. 이후 문제는 역사에 국한된게 아니라 언론계로 번졌다.

역사다큐 <백년전쟁>이 시민방송 RTV에서 방영되자 곧바로 ‘역사왜곡’ 논란이 벌어졌다. 공안통 박만 위원장 체제의 정부여당 추천 인사가 다수를 점하는 2기 방통심의위는 <백년전쟁> ‘이승만의 두 얼굴’ 편과 ‘프레이저 보고서 1부’ 편 모두 공정성, 객관성, 명예훼손 위반으로 ‘관계자징계 및 경고’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후 KBS는 <다큐극장>을 신설해 역사전쟁을 시작했다. KBS는 2013년 봄개편 당시 개표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다큐극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미화로 시작되며, 공영방송의 ‘정권 코드맞추기’가 시작됐단 비판을 야기했다.

KBS 문창극 보도…이인호 교수, “문창극 강연 감동받았다”

KBS이사장에 이인호 교수가 온다는 것은 박근혜 정권의 공영방송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가 크다. 특히, 청와대가 이 교수를 이미 이사장으로 내정한 뒤 이길영 이사장을 낙마시켰다는 얘기마저 KBS 안팎에 돌고 있어 극심한 갈등이 예고된다.

KBS는 길환영 사장 체제에서 청와대로부터 인사·보도 개입 논란이 벌어졌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협조요청’이라는 말로 정황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협조라는 완화된 표현을 사용했지만 세월호 참사에 있어서 ‘해경비판 자제’ 등의 지시가 있었고 그것이 관철돼 왔다. 이전에도 KBS는 박근혜 정부에 불리한 윤창중 성추문 보도를 톱 뉴스에서 내리고, 국정원의 간첩조작사건을 뉴스의 후반부에 배치하며 정권에 협조해왔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KBS양대노조가 공동파업을 벌였고, 그 힘에 떠밀려 길환영 전 사장이 해임됐다. 길 사장 해임 이후 있었던 '문창극 보도'는 KBS의 변화와 제작자율성의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 반면 보수세력으로부터는 ‘짜깁기 왜곡보도’라는 공격을 받았다. 이인호 교수는 그때도 중심에 섰다. 이 교수는 TV조선 <시사토크 판>에 출연해 문창극 전 후보의 문제가 된 교회강연에 대해 “보고 감동받았다”면서 “이를 반민족이라고 하면 제정신이 아니고 마녀사냥이다. 비이성적이고 양심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발언해 KBS 보도를 직격했던바 있다. 문 후보에 대해서도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계 안팎에서는 이사장에 이인호 교수를 내정한 것을 ‘경고’로 해석하고 있다. 또, KBS 조대현 사장에게 또한 ‘충성경쟁’에 나서라는 메시지라라고 읽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이경호 수석부위원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KBS이사회의 임무는 공영방송이 지금처럼 정권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구조를 바꾸는 데에 있다”며 “특별다수제에 대한 도입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사회의 수장이 될 사람은 중립적인 인사가 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정치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인사라니 상식적으로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인호 교수는 방송 비전가일 분 아니라 정권에 우호적일 뿐 아니라, 극우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사람이라는 점에서 공영방송 이사장 자격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경호 수석부위원장은 또한 방통위를 향해서도 “이 같은 여론을 무시하고 예정대로 이인호 교수를 KBS 이사로 선출한다면,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청와대의 거수기로 기능하겠다는 선언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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