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도토리 키재기'가 아니다. MBC 뉴스가 이상하다는 비판은 이미 오래 일이다. 세월호 참사 관련해서는 ‘보도참사’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 한 마디 않던 MBC였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해 수차례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했지만, MBC 뉴스에서는 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KBS와 SBS 등 타 매체들이 ‘교황이 특별히 세월호 참사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주목한 것과도 큰 차이가 있었다. MBC 뉴스는 기준점을 어디로 잡더라도 낙제수준이다. 김영오 씨의 단식 중단 보도 역시 참사 수준이다.
MBC, 박근혜 대통령 욕설한 김영오 씨라는 수식
MBC <뉴스데스크>는 29일 TOP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의 부산 수해현장 방문 <“수해 현장 특별재난지역 검토”> 리포트를 배치했다. 그리고 곧이어 두 번째 리포트로 <김영오 씨 단식 중단>을 보도했다. 하지만 해당 리포트는 김 씨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욕설 논란을 포함하는 등 타 매체와의 리포트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해당 리포트에서 MBC는 중립·객관적인 단어만을 사용해 이를 전했다. MBC는 지난 7월 이주영 장관에 대해서는 “(세월호)사고 직후 줄곧 진도에 머물렀고, 사죄의 뜻을 밝히면서 울먹이기도 했다”는 등 수척해진 모습을 부각시켰었지만, 김영오 씨에 관해서는 어떤 감상적 표현도 넣지 않았다. 반면, MBC는 김 씨에 대해 전혀 다른 점을 부각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했다는 것이다.
“최근 김씨는, 10년 전 이혼한 후 두 딸에게 양육비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는 처남이라는 사람의 글을 직접 해명하며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세월호 참사 다음날 진도 체육관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 남경필 도지사에게 욕설을 한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_<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중>
MBC는 김영오 씨가 46일간 단식을 하는 기간 이를 거의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언론이 김 씨의 ‘아빠자격’에 관한 논란이 붙이자, 그제서야 관련 리포트(25일)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MBC는 이미 김 씨가 해명을 충분히 한 상황에서도 ‘공방이 있다’고 다뤘다. 김 씨는 양육비 뿐 아니라 딸들의 보험료까지 납부하고 있는 통장내역과 함께 딸과 나눈 카톡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지만 MBC는 여기에 대해서는 다시 침묵했다.
필요할 땐 부각하고, 부각해야 할 땐 외면했던 MBC가 김 씨가 박근혜 대통령에 욕설을 했다고 하니 다시 뉴스에 등장시킨 것이다. 교묘하면서도 악의적인 수법이라고 할 수 있다. 보도의 배치가 박근혜 대통령이 부산 수해지역 방문을 한 직후라는 점도 의도를 의심해볼만 하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김 씨에 대한 악 감정을 불러일으키도록 하는 효과를 노린 것은 아닌지 말이다. 방송 3사의 해당 이슈 리포트를 비교해보면,지금 MBC 뉴스의 품질이 어느 수준인지 극명하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