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40일 넘게 단식농성을 벌였던 김영오씨가 단식 농성을 중단하면서 세월호특별법 처리 전망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새누리당 측은 이러한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절망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을 조속히 받아주시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정애 대변인은 “유민 아빠 김영오 씨도, 세월호 유가족 분들도, 절박한 심정으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지만 대통령은 언급조차 없다”면서 “뮤지컬 공연, 영화 관람과 같은 일정처럼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한 시간을 배려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김영오씨와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이 간절하게 반복해서 호소했지만 대통령은 끝내 면담을 거부했다”면서 “상처받은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지 않고 대통령이 나 홀로 뮤지컬을 보신다고해서 문화가 융성되는 나라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정기국회 개회식 이전에 세월호특별법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면서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고 국민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김영오씨와 유가족을 만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재차 주장했다.

▲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운데)와 주호영 정책위의장(왼쪽),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가 27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세월호 유족대표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나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등이 요구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박근혜 대통령과 유가족들의 만남이 성사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입법권 문제기 때문에 우리들(국회)이 해결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대통령이 유가족들을 만날 수 없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김재원 부대표는 “감성적으로는 당연히 대통령이 못 만나줄 이유가 뭐가 있느냐라고 말할 수 있는데 실제 풀어야 할 곳은 여당 지도부와 유가족 대표 등이다”라면서 “유가족들과 우리 여당 지도부가 합의하면 야당은 농성을 중단하고 세월호특별법을 만드는 데 동참하며 경제살리기 법률도 전부 처리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가족들과만 합의하면 대통령이 나설 것도 없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김재원 부대표는 “대통령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대통령을 끌어들여서 결국은 대통령의 사과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그런 형태가 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도 되지 않고 정치공세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서 ‘대통령 역할론’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김재원 부대표는 “대통령에게 세월호 특별법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하면 대통령은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달라고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면서 “대통령 만났더니 또 무성의 하더라고 공격에 시달릴 것은 뻔한 이치 아닌가”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