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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그녀들에게 도시는 달콤하기만 할까?[블로그와] 박정환의 유레카
박정환 | 승인 2014.08.28 11:37

<짝>이 폐지된 후 4월부터 SBS에서 <짝> 후속으로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를 표방하는 TV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이라는 입소문이 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작은 쉽지 않았다. 곧바로 세월호 사고가 터져 방송가 TV 예능이 올 스톱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이후 3개월여가 지난 27일 심야 시간대에 <달콤한 나의 도시>가 첫 방영을 시작했다.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를 표방한 <달콤한 나의 도시>는 어땠을까. 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섹스’는 쏙 빼고 그 빈자리에 미혼 여성들의 ‘사랑’을 이식했다.

   
 
도시녀가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어떻게 사는가 하는 모습보다는, 사랑을 갈구하고 희원하는 ‘사랑 지상주의’라는 명제가 보다 강렬하게 다가왔다. 곧 품절녀가 되는 임현성과 600일이라는 사랑의 숙성 기간을 거친 최정인에게는 사랑의 송가가, 아직은 남자친구가 없는 오수진에게는 ‘내 님 찾기’라는 프로젝트가 그녀들이 하는 일보다 우선시되어 보였다.

그렇다고 도시에서 도시녀로 살아가는 그녀들의 삶이 치열하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살짝 통통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최정인은 ‘살찌는 DNA’ 보유자가 되었고, 오수진은 그 많은 일처리를 위해 야근도 부족해서 밤을 새는 걸 남자친구로 삼기에 다다른다.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이 일보다 사랑에 방점을 둔 게 아닌가 생각되는 건 최정인과 오수진의 커리어우먼의 치열함은 있되 임현성의 사연에는 일에 대한 치열함이 눈에 띄지 않아서다.

즉 최정인과 오수진, 임현성이라는 세 출연자에겐 사랑이라는 공통분모가 보였지만 일이라는 측면에선 그렇지 않았다. 비록 지금은 남자친구가 없는 오수진이지만 소개팅을 눈앞에 두고서는 한껏 치장하는 모습 가운데서 장래의 배우자가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가를 엿볼 수 있도록 했기에 말이다.

   
 
<달콤한 나의 도시>는 리얼리티를 표방한 TV 관음증으로 전락할 위험성을 충분히 내포한다. 커리어우먼의 일과 사랑을 가감 없이 보여주겠다는 제작진의 취지에는 자칫하면 출연자의 사생활이 고스란히 노출될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다. 유독 SNS가 발달한 나라이니만큼 이들 출연자의 과거 사생활에 관한 행적도 네티즌 수사대에 의해 얼마든지 파헤쳐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출연자 개개인의 삶이 시청자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 <달콤한 나의 도시>의 출연자들은 곳곳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들의 삶을 관찰당하거나 자칫하면 SNS에서 가십거리로 회자될지 모른다.

리얼리티라는 명제 아래 출연자의 사생활을 낱낱이 파헤친다는 건 누가 보아도 TV 관음증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내포한다. 사생활이 보장받지 못한다면,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숨 쉬고 생활하는 출연자들의 24시간이 <트루먼 쇼>로 뒤바뀔 테니 말이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박정환  js7kei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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