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MBC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위해 명예퇴직 희망자를 모집했다가, 무산됐다. 당초 가능하지 않은 퇴직조건을 내세워 대량해고를 하려했지만 그 같은 조건을 본사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안동MBC(사장 김상철)은 경영적자를 해결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명예퇴직 희망자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안동MBC 전체 인력 60명 가운데 40%인 25명이 신청했다. 회사는 이 가운데, 23명을 명예퇴직자로 결정해 이를 본사에 통보했다. 직군별로 보면, 기술직 8명과 카메라기자 4명, 취재기자 2명, CG 2명, PD 1명 등이다. 직접적인 취재제작 인력이 빠져나가게 된 셈이다. 그런데 갑자기 해당 명예퇴직이 철회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 안동MBC 홈페이지 캡처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는 28일 <‘함량 미달’리더십에 MBC의 미래를 맡겨야 하는가> 제목의 성명을 내고 명예퇴직의 무산 배경이 안동MBC 사장의 무리한 조건으로 퇴직 신청을 받았다가, 본사로부터 거부된 탓이라고 밝혔다.

MBC본부는 “안동MBC 김상철 사장은 명예퇴직자 신청을 받으면서 ‘당근’을 내놓았다”며 “스스로 고뇌에 찬 결단이며 다시는 잡기 어려운 ‘시혜’인 것처럼 과시됐다. 그렇게 김 사장은 마치 명예퇴직 신청자 숫자를 늘리는 것이 최고 목표인양 몰아갔다”고 비판했다. 이것이 전 직원의 40%가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동력이 됐다는 얘기다. 이어, “그러나 안동MBC의 명예퇴직은 일거에 없던 일이 됐다”면서 “MBC 본사가 안동MBC의 명예퇴직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MBC본부는 “회사 전체 직원의 40%가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인사위를 거쳐 공식절차를 거친 결정이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무효화됐다”며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일터인가?”라고 꼬집었다.

MBC본부는 이번 사건을 “수단과 방법은 중요치 않고 ‘사람만 내보내면 그만’이라는 독선과 아직, 저열한 리더십의 수준을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라면서 “그로 인해 안동MBC 구성원들의 마음엔 대못이 박혔다.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동MBC 김상철 사장을 직접 거명해 “무책임한 행동이 빚은 참혹한 결과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MBC의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가장 손쉽게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MBC본부 또한 “한 지역사의 경우에도 ‘직원의 44%를 줄이겠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MBC본부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 문제를 합의와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풀려는 사측의 독선과 아집”이라면서 “(지역MBC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임금체불 소송에서 법원이 일관되게 이야기하는 원칙은 ‘노사 합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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