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촉구하며 40일 넘게 단식을 진행하고 있는 김영오 씨를 향한 ‘막말’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크다. 그런데, 이를 규제하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 현직 직원이 김 씨와 관련한 악플을 달았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27일 밤 보도자료를 내어 “현직 방통심의위 직원 박 아무개 씨가 세월호 유가족 등에 대한 막말 논란이 되고 있는 배우 이산 씨의 페이스북에 그를 옹호하고 특정지역과 정당을 비하하는 댓글을 단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박 씨는 현재 방통심의위 권익보호국 민원상담팀 소속이다.

▲ (자료=최민희 의원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4일 배우 이산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영오 씨를 지칭하면서 “그냥 단식하다 죽어라”라며 “(그것이)정치적 프로파간다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쓴 사실이 드러나며 막말 논란이 벌어지면서 드러났다. 이 같은 글에 방통심의위 박 아무개 씨는 “초월적 인격체가 아닌데 초월적인 요구만 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산님 소신대로 화이팅 하시길”, “표현이 과격한 거 말고 이산 님이 한 말에 틀린 얘기가 있으면 먼저 지적을 하라”는 등 두둔하는 글을 올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박 씨는 진상조사위원회에 기소권과 수사권을 부여하는 세월호특별법을 주장하는 이들을 향해 “빨갱이”, “좌빨종북간첩”, “통진당당원”이라는 등 공세를 퍼부었다. 그 밖에도 해당 인터넷 사용자들을 향해 신상정보를 털겠다는 등의 21건의 악성댓글을 남겼다는 것이 최민희 의원의 설명이다.

박 씨는 또한 본인의 페이스북에 TV조선 <뉴스쇼 판>의 <세월호 대책회의 주도하는 광우병 촛불 인사들> 기사를 공유하고 “광우병? 광우뻥”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 가운데, ‘신상정보 털겠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은 방통심의위 직원으로서 권한남용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수밖에 없다.

문제는 방통심의위는 스스로의 업무를 인터넷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악성댓글을 제재하는 기관이라는 점이다. 특히, 방통심의위 2기는 SNS상의 글까지 규제하겠다고 심의 범위를 넓히며 뉴미디어정보심의팀까지 확장시키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런 방통심의위 직원이 인터넷 상에서 악성댓글을 썼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인터넷상에서 세월호 관련 허위게시글과 악성댓글로 인해 피해 가족들이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적발하고 심의해야 하는 방심위 직원이 오히려 국민정서와 반하는 막말을 옹호하고 악성댓글을 20여 차례나 달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박 씨가 소속돼 있는 ‘민원상담팀’의 역할 자체가 “방송·통신 내용 민원 처리 종합계획의 수립 및 시행”는 악성댓글 관련 민원을 처리하는데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최민희 의원은 또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며 “개인적인 일탈이라고 하기엔 본 사안은 너무나도 심각하다”며 방통심의위 내 적절한 조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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