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창원MBC가 MBC경남으로 통폐합되면서, 진주 권역 서부경남 지역이 소외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MBC경남이 메인뉴스까지 뉴스광역화를 추진하면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지역사회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MBC경남(사장 황용구)은 개국 이후 창원MBC 권역과 진주MBC권역을 통합한 뉴스광역화를 추진해왔다. 지금까지 MBC경남에서 방영되는 뉴스는 서울MBC에서 내려보내는 메인 뉴스를 통합해 방송하다가 이후에는 진주권과 창원권이 각각 다른 지역뉴스를 편성해 방송해왔다. 예컨대, MBC <뉴스데스크>의 경우, 본 방송 25분 이후에는 자체적으로 지역뉴스를 편성했다. 그런데, MBC경남이 통합 3주년을 맞아 9월 1일(월)부터 <뉴스데스크> 이후 뉴스를 통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렇게 되면 서부경남 지역 소식을 따로 전하는 뉴스시간이 사라지게 된다.

▲ 지난 26일 MBC경남 진주지역 VOD캡처

“MBC경남, 방통위 허가조건 위반…서부경남 지역 소외 심각”

MBC경남 측의 발표 이후, 가뜩이나 진주·창원MBC의 통폐합으로 인해 지역뉴스가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서부경남 지역민들의 불만이 격화됐다. 지역사회는 곧바로 ‘MBC경남 진주방송 뉴스데스크 지키기 시민모임’을 결성하고 대응에 나섰다.

‘MBC경남 진주방송 뉴스데스크 지키기 시민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진주YMCA 김일식 사무총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연결에서 “사실 진주·창원MBC 통합 때부터 서부경남 뉴스가 소외될 것이라는 문제가 컸다”며 “그렇기 때문에 방통위가 조건부 허가를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11년 8월 8일 방통위의 진주창원MBC 통합 허가조건
방통위는 지난 2011년 8월 8일 진주·창원MBC 통합을 의결하면서 허가조건으로 △(MBC가)제출한 사업계획서 내용 중 서부경남 지역 보도프로그램 편성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고, 매 반기 종료 후 1개월 이내에 이행실적 제출과 권고사항으로 △서부경남의 지역행사와 소외계층 지원 등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명시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허가조건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김일식 사무총장은 “자체 모니터한 결과, (이미 창원으로 광역화된) MBC <뉴스투데이> 지역뉴스의 안배는 8(창원)대2(서부경남)였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경남 측은 이를 개선하지 않고 <뉴스데스크> 주중 편성까지 모두 창원으로 가져가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이미 2012년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이 국감에서 지적한 바 있기도 하다.

김일식 사무총장은 “MBC경남은 <뉴스데스크> 주중 뉴스까지 창원으로 가져가면서 ‘서부경남 지역 소외를 없도록 하겠다’고 말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절대 균형이 나올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뉴스데스크> 주중 뉴스 또한 창원 중심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연주소를 갖고 있는 진주MBC의 기능이 결국, MBC경남의 출장소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진주지역 대상 MBC경남이 하는 사업 ‘웨딩 컨벤션’ 등 불매운동”

‘MBC경남 진주방송 뉴스데스크 지키기 시민모임’은 방통위의 진주·창원MBC의 통폐합 의결 자체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당초 예상되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방통위가 통합을 허가했고 감독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김일식 사무총장은 “경남권 MBC 방송사는 당초 4개(부산, 울산, 창원, 진주)였다”며 “이 가운데, 진주MBC가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최근 최하위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김 사무총장은 “서부경남 지역은 농촌지역이 대부분으로 그 이전에는 뉴스에 나오는 농사정보를 보고 참고하기도 했는데, 통합 이후에는 (창원에 맞는) 공장 돌아가는 얘기나, 행사 중심의 뉴스만 나오다보니 외면당한 것이다. 그래서 통합하면 안 된다고 반대했던 것”이라고 쓴 소리를 던졌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지역방송의 역할이라는 게 존재한다”며 “뉴스가 통합되고 나서 서부경남지역 소식이 지역뉴스 시간 중 20%밖에 안 되는데 누가 시청하겠다. 그렇게 시청률이 떨어지니 회사는 또 그것을 빌미로 <뉴스데스크> 주중 편성까지 넘기겠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진주지역 연주소를 남긴 이유는 서부경남 지역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면서 “그런데, MBC가 뉴스투데이를 시작으로 메인뉴스까지 점차적으로 뉴스 광역화 범위를 넓겨가고 있다. 이는 곧 진주 연주소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MBC경남 진주방송 뉴스데스크 지키기 시민모임’은 향후, <뉴스데스크> 주중 편성을 창원 연주소로 넘기는 문제를 “시청주권”의 문제로 보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서부경남 지역민들을 상대로 MBC경남의 부대사업 ‘엠비씨네’, ‘웨딩 컨벤션’ 불매운동과 함께 MBC경남 시청 거부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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