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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카카오 때리기, 그 빤한 의도의 이중플레이네이버는 평정, 이제는 다음카카오…여론다양성 강화만이 답
박장준 기자 | 승인 2014.08.26 17:10

조선일보가 카카오를 1면 머리기사와 2면으로 때렸다. 카카오가 모바일상품권, 모바일 송금서비스, 신용카드 간편결제, 택시, 뉴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중소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놓였다는 이야기다.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갑질이 우려된다는 내용이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조선일보 기사를 이렇게 읽는다. “정자동(네이버)에서 수금 끝냈고, 이제 다음이다.”

조선일보는 25일 1면 머리기사 <중소업체들 울리는 '문어발 공룡' 카카오>에서 2억 원을 들여 모바일 퍼즐 게임을 만들었으나 구글(또는 애플)과 카카오에 총 51%의 수수료를 떼니 5천만 원 손해를 봤다는 중소 게임업체의 사연을 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업체 매출의 30%는 구글·애플이 가져가고 21%는 카카오에 돌아갔다. 2면에서도 같은 내용의 기사가 이어진다.

   
▲조선일보 2014년 8월25일자 2면.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모바일 서비스와 상거래는 스마트폰과 카카오에 입점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선일보가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96%를 점유하고 있다는 카카오의 갑질을 우려하고 비판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동의할 수 있다. 언론이라면 시장 독점력을 이용해 중소업체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고사시키는 대기업을 비판적으로 봐야 한다. 조선일보는 할 말을 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조선일보는 입점료 30% 구글과 애플 대신 21%를 떼는 카카오를 몰아세웠다. 이유는 기사 안에 있다. 「더욱이 카카오는 오는 10월 국내 2위 포털 '다음'과 합병하기로 해 영향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다음과 카카오가 스스로 투자설명서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할 정도다.」

업계에서는 다음카카오가 네이버를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는 25일 <네이버에 도전장 낸 다음-카카오의 ‘양공작전’> 기사에서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거쳐 10월1일 합병을 앞둔 다음카카오를 두고 “업계에선 다음이 국내 모바일 최강자인 카카오를 등에 업고 네이버가 군림해 온 국내 인터넷 포털 시장에 지각변동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 조선일보의 카카오 때리기를 ‘사전 길들이기’ 작업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선일보를 위시로 한 보수신문은 2012년 이후 ‘네이버 길들이기’에 성공한 바 있다. 네이버가 메이저언론을 N분의 1로 만들어 일정 부분 여론다양성에 기여했다고 평가돼 온 뉴스캐스트를 폐지한 배경에는 조중동이 중심인 신문협회의 압박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업계에서는 조중동의 네이버 흔들기로 “국내 1위 사업자 네이버가 정치적으로 다뤄지거나 특정산업의 이익을 실현시키는 방향으로 짜맞춰졌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뉴스편집 관련 정보를 공개하겠다며 정치권을 포함한 외부 자문위원회를 만들었다. 더구나 조중동 종합편성채널은 올해 방송광고판매대행사 설립에 네이버 핵심계열사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진성호 전 의원 말대로 네이버는 평정됐다. 다음은 아고라와 뷰 같이 네이버에 비해 이용자서비스를 만들어왔지만 이 서비스들을 크게 키워내지는 않았다. 그리고 최근 일부 언론과 손을 잡고 유료 앱북을 내거나 사업제휴를 맺는 등 뉴파트너십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메이저 언론 7개사와 방송 3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 간 이해관계에 매몰되는 모양새다.

고립된 다음은 보수신문의 관심대상이 아니었지만 ‘다음+카카오’는 경우가 다르다. 국내 IT업계 최대규모의 합병은 전통미디어에 대한 포털·모바일의 우위를 굳히는 계기가 된다. 조선일보 기사에는 포털·모바일에 대한 신문업계과 보수언론의 시각이 날 것 그대로 드러난다. 더구나 ‘카카오가 다음을 산 상황’에서 누군가 카카오를 흔들면 다음의 뉴스편집도 흔들 수 있다.

조선일보는 새로운 플랫폼의 부작용을 지적하며 이득을 챙기는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신문의 감시가 강할수록 다음카카오의 이용자서비스와 여론다양성은 휘청거릴 것이 빤하다. 카카오는 수수료율을 낮추고, 문어발식 사업 확장도 다시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만큼 이용자서비스와 여론다양성을 강화해야 보수신문의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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