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4개 구장에서 4경기가 모두 펼쳐졌던 건 지난주 토요일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천연돔이라 불리는 대구구장의 우천취소, 거기에 광주까지 취소되며 일요일은 2경기만 열렸죠. 밀린 경기가 열려야 할 월요일까지도 2곳의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됩니다.

3곳에서 경기가 열린 화요일도 KIA와 삼성이 맞대결을 펼쳐야 할 광주구장은 또 우천취소, 수요일에는 부산이 취소, 광주에선 경기를 시작하려 했으나 또다시 빗줄기가 굵어집니다. 그리고 어제, 이번에는 대전과 서울이 우천으로 취소되며 대구와 마산구장만 경기가 열렸는데요.

두산과 삼성이 만난 매치업의 대구구장. 가을저녁 하늘같은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삼성은 4경기를 쉬다 어제 경기를 펼쳤고, 어제 취소된 KIA도 오늘까지 4경기를 쉰 뒤 경기를 치릅니다. 긴 휴식의 여파는 일단 경기감각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경기 초반 점수는 커녕 안타도 뽑지 못했던 어제 삼성.

아마, 오늘 KIA도 이런 경기 감각이라는 점에 있어 힘겨움을 느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전체적으로 모든 팀들이 쉰 상황과 다르게 이런 어정쩡한 휴식은 경기 감각만 떨어지는 결과로 돌아오곤 합니다. -경기 자체가 일찍 취소되지 않는 최근 분위기 상, 경기를 준비하다보면 체력적인 이득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선수와 팀에게는 경기력이 아쉽다면, 야구의 흥행이나 중계의 시청률이라는 부분에서도 결함이 있습니다. 잦은 취소로 야구를 더 기다리고, 다른 곳에 경기도 없다보니 적게 열리는 경기에 더 집중될 듯합니다만... 현실적으로는 관중 숫자도 오히려 줄고, 4경기가 모두 펼쳐지는 날보다 시청률도 떨어지는 경향이 큰데요.

4위 싸움이 치열하다는 점, 홈런경쟁도 그 숫자부터 치열함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점, 아시안게임이 다가온다는 점과 각 팀들이 아주 손쉽게 "역전"과 "재역전"을 보여주며 재미를 더하고 있는 시즌입니다만. 비가 내리며, 경기는 취소되고 흐름이 끊긴다는 점은, 분명 치열한 시즌의 흐름을 끊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올스타전을 치른 날도 비가 심했던 2014프로야구, 가을장마는 분명 걱정요소입니다.

2연전씩 펼쳐지는 가운데 거의 2번의 이동구단을 돌며 경기를 쉬어가야 했던 4경기 휴식의 부담.

한 팀의 입장으로, 또 그 팬들의 기다림은 일주일을 쉬어가야 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매일 펼쳐지는 종목으로서의 가치와 의미가 큰 종목으로 "야구"에게 시즌 중 홀로 길게 쉬는 건 그 휴식의 피해가 분명할 터.

여러 가지 고민들을 더하며, 분명 이 길었던 휴식은 모두에게 부담스럽게 다가옵니다. 잔여경기 일정을 짤 KBO까지도 말이죠.

가을장마라는 어느 순간부터 익숙해지는 계절의 변화가 다가오는 여름의 끝자락, 낯선 이 시절의 "비", 익숙하지 않은 "장마" 앞에서 남은 경기들은 서서히 부담스럽게 늘어만 갑니다.

"우천취소"와 그에 따른 어정쩡한 휴식의 부담감은 KBO와 팀, 중계 팀과 관중까지, 야구계에 얽힌 모두에게 무겁게 다가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