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로 오늘(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시립동부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김영오 씨가 “차후 기력 찾으면 다시 광화문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유가족과 병원 측은 설득 중이지만 김영오 씨는 자신의 건강보다는 ‘특별법 제정’이 더 중요하다며 굽히지 않고 있다.

▲ 22일 오전 8시 25분께 병원에 도착한 김영오 씨 (사진=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 페이스북)

세월호 가족대책위 박용우 상황실장과 원재민 변호사는 22일 오전 10시 33분께 열린 브리핑을 통해 김영오 씨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며 단식을 재개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박용우 상황실장은 “이틀 전에 박영선 원내대표가 오전에 방문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격앙된 목소리로 흥분하게 됐고, 오후에 청와대 갈 때도 격앙돼 있어 몸 상태가 현저히 나빠졌다. 어제 밤새 몸 상태가 (나빠) 말도 못하고 기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잠시 잠을 잤다”고 말했다. 가족대책위에 따르면 현재 김영오 씨는 수액을 맞고 있으며, 의식이 있는 상태로 ‘네’, ‘응’ 정도의 단답을 하는 수준이다.

박용우 상황실장은 “오전에 의료진들과 가족들이 계속 설득한 끝에 병원에 오게 됐지만, 현재 김영오 씨는 기력을 조금 더 회복한다고 하면 다시 광화문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며 “단식은 끝난 상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회복 후 다시 단식을 재개한다는 의미인지 묻자 “현재로서는 자기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힘만 있다고 하면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이다. 아까 설득 과정에서도 ‘죽어도 괜찮다’는 얘기까지 하면서 (병원 후송을) 완강히 거부했다”며 “기력을 찾으면 다시 광화문으로 가겠다고 약속하고 현재 병원에 온 것”이라고 답했다.

원재민 변호사 역시 “병원과 가족들은 설등 중에 있지만 아버님(김영오 씨)께서는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는 내가 계속 싸워야 된다’는 의사를 계속 보이고 계신다”며 “오늘 병원으로 올 때 마지막으로 한 말도 ‘특별법 꼭 제정되게 해 달라’는 말이었다. 지금 본인 몸 상태보다는 특별법 제정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식 계획은 의료진 권유… 가족대책위, 신중 보도 요청

가족대책위는 김영오 씨가 단식을 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취재진들에게 보도에 더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 세월호 가족대책위 박용우 상황실장과 원재민 변호사가 22일 오전 10시 33분께, 기자들 앞에서 약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원재민 변호사는 “지금 <연합뉴스>에서 단식 풀고 밥 먹는다 이렇게 기사가 나갔는데, 병원에서 제공하려고 하는 것이지 아버님께서는 계속 거부해 설득 중에 있는 상황이다. 아버님은 이걸로 자기 할 일 다했다는 생각이 아니라, 잠시 위급한 상황을 넘기자 해서 병원으로 오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인 의사와 달리) 밥 먹는다 이렇게 기사가 떠버리니까 아버님은 다시 또 크게 반발을 하셨다”며 “다 정리가 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원재민 변호사는 “가족들은 (단식을) 그만 두고 회복하는 것에 치중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지만 아버님은 아직도 그런 생각보다는 ‘특별법 제정을 위해 국민들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내가 계속 싸워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지금 설득하고 달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족대책위는 대표단이 병원에 도착하는 낮 12시 전후로 회의를 연 후 공식적인 입장을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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