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이하 히어로즈)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돔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스포츠 전문 매체 ‘OSEN’에 따르면 히어로즈는 현재 서울시와 고척돔 이전에 대한 운영비, 교통 문제, 내부 시설 등 물밑 협상을 지난해부터 진행해 왔으며, 현재는 구체적인 협의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척돔은 서울시 고척동에 지어지고 있는 국내 최초의 완전돔야구장으로 약 2만2000명 수용 규모로 지어지고 있으며 당초 동대문야구장이 없어지면서 아마 야구를 위한 대체 야구장으로 기획됐다.

당초 고척돔은 2007년 기획 당시에는 하프돔이었으나 2009년 완전돔구장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서울시는 지난 2009년 9일 "야구팬들과 야구인들의 숙원이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통하여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 되었던 구로구 고척동 돔 야구장이 필요한 절차를 “골조막” 방식으로 확정되었다."고 밝혔다.

▲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건설 중인 서남권 돔야구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당시 서울시가 밝힌 고척돔 건립계획의 주요내용은 '지붕구조 형식을 하프돔에서 '골조막' 방식의 완전 돔으로 변경', '좌석수를 당초 계획에서 2천054석이 증설된 2만2천258석(연면적은 58,069㎡) 규모로 설치', '자연채광(막구조), 자연환기(벽면 측창), 지열냉․난방시스템, 태양광 집열판 등을 설치하여 에너지 소비의 최소화 추진', '사업기간을 2010년 12월에서 2011년 12월로 1년 연장' 등이었다.

이렇게 하프돔이 완전돔으로 구조가 변경이 되면서 공사비가 크게 늘어나게 됐고, 그러면서 수익성 확보 문제가 대두되기에 이르렀다. 결국 서울시는 프로야구단을 고척돔에 유치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아마추어야구계의 반발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프로야구단 유치가 아니라면 고척돔은 매년 경기장 관리.운영 비용으로만 천문학적인 적자를 낼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이때 서울시가 내심 유치를 목표로 삼은 구단이 히어로즈 구단이었다. 하지만 히어로즈 구단은 고척돔이 프로야구장으로 사용할 수 없는 구장이라는 판단 아래 고척돔 이전 불가 방침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변했다. 서울시가 고척돔에 대해 추가적으로 대대적인 시설 확충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작년 9월 10일 약 390억 원을 추가로 투입, 고척돔구장에 안전펜스, 스카이박스 등을 설치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남권 돔야구장 시설 개선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계획을 살펴보면 외야수가 충돌 시 충격을 최소화하는 안전펜스와 구원 투수들이 몸을 풀 수 있는 외야 불펜,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각종 기능실, 경기장내에 추가적 LED 조명 등 경기 진행에 필요한 시설은 물론 야구팬들이 편안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관람석 의자 폭을 확대하고 팔걸이, 컵홀더 등도 설치하기로 했으며. 잠실야구장이나 인천 문학구장처럼 스카이석을 설치해 차별화된 관람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고척돔의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교통관련 개선책도 제시했다. 지하주차장 출구를 추가로 설치하고, 안양천변 임시주차장과 진출입로를 개설하기로 했으며, 교통안내전광판, 구일역 서측출구를 보완해 자가용을 몰고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편의를 돕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특히 서울시는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에는 돔구장을 공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리깅시스템(무대장치 고정용 구조물)을 설치하고, 흡음재 및 롤스크린를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시설개선에 39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에 따라 고척동 돔구장 건설비용은 2007년 오세훈 전 시장 당시 예상됐던 529억원에서 약 5배가 늘어난 2,713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그런데 당시 이 같은 시설확충 발표는 히어로즈를 고척돔에 유치하기 위한 강력한 러브콜이었다는 사실이 이번 히어로즈의 고척돔 이전 소식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히어로즈는 실제로 작년 초 고척돔에 대한 실사를 통해 홈구장 사용 가능성을 검토했다.

당시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는 실사를 마친 직후 고척돔 이전 불가 방침을 확인했지만 서울시는 당시 히어로즈 구단이 지적한 사항을 모두 체크해 약 390억원의 돈을 들여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결국 히어로즈 구단의 관심을 돌리는 데 성공을 했다.

내년 2월 완공이 목표로 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고척돔은 공사가 늦어지면서 완공 예정이 내년 8월로 예상되고 있어 내년 하반기, 혹은 내후년에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70% 정도 진행됐으며 외관 공사 중이다.

고척돔구장에 프로야구팀을 유치하는 1차 목표를 달성한 서울시는 이제 아마추어 야구계의 불만을 잠재우고 히어로즈 구단이 상당한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고척돔구장으로 홈구장을 옮기는 데 대한 ‘선물’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OSEN에 따르면 우선 서울시는 아마야구 문제에 대해 대한야구협회(KBA)와 다각도로 협상을 벌인 끝에 아마 야구대회 준결승전, 결승전 등이나 비시즌에 치러지는 야구대제전 등 KBA 주최 야구계 행사에 야구장을 내어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히어로즈와 서울시는 현재 고척돔 운영 주체를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인데 운영비, 광고비 등을 놓고 협상이 난항을 빚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히어로즈는 목동야구장에서 고척돔으로 옮겨갈 경우 큰 폭의 임대료 상승을 안아야 한다. 서울시에서도 고척돔에 들어간 공사비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이 대목에서 히어로즈에게 제대로 된 선물을 내놓지 못할 경우 고척돔 이전 자체가 백지화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기대 이상의 통 큰 딜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LG 트윈스나 두산 베어스와의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는 있겠지만 어쨌든 히어로즈가 여러 어려운 조건을 감수하고 홈구장을 옮기는 상황인 만큼 서울시가 확실한 반대급부를 히어로즈에 제시할 수 있어야 고척돔에 프로야구단을 유치하는 일이 최종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수원시는 새로이 창단하는 프로야구단인 KT 구단에 한국시리즈 및 올스타전이 가능한 2만5000석 이상 규모의 전용야구장을 25년간 무상임대하고, 광고 및 식음료 사업권 100% 보장, 경기장 명칭 사용권 부여 등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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