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김대중 대통령 서거 5주기와 관련해 개성공단에서 북한의 조전과 조화 등을 전달받은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이 일부 긍정적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주장했다.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지원 의원은 “북측에서는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려고 하는게 느껴진다”라면서 “과거 이명박 정부와 달리 박근혜 정부는 무엇인가 대북관계를 잘해보려고 한다고 하는 진정성을 느끼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의원은 김기남 조선노동당 비서 등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일부 긍정적 입장을 표하면서도 북한 핵문제 등 ‘전제조건’을 정부 관계자와 언론 등이 언급하고 있는데 불만을 제기하며 “실천 가능성 있는 것을 지도자가 결단해 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5·24 경제제재조치나 금강산 관광재개 등을 결단해 주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지원 의원은 “을지연습 기간이 끝나는 때에 긍정적 신호가 올 수 있다”면서 “우리 정부에서 조금 더 확실하게 실천할 수 있는 제안을 해 달라는 요구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 17일 오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옆 북측 개성공단 총국사무소에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마중 나온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의원이 김양건 비서 등 북측 인사들을 만난 경위를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박근혜 정부가 통일준비위 첫 회의를 준비하면서 새누리당 내부에서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요구가 나온 바 있기 때문이다.

통일준비위 1차 회의가 열린 지난 7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지난 정권 때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잠정적으로 취한 5·24 조치가 아직 시행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끌어내는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정책으로 하루빨리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 당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통일준비위 회의에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이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언급하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통일준비위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이에 반발했다. 그러나 이후 정부는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면서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도 의제 상정이 가능하다고 밝히는 등 알쏭달쏭한 행보가 이어졌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관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발언하기 어려운 박근혜 정부가 다른 수단을 통해 일종의 ‘뉘앙스’를 주려고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김양건 조선노동당 비서 등 북한인사들과의 접촉에 대해 “지난 8월 14일 간접경로를 통해서 초청을 받았다”면서 간접경로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언급했다.

박지원 의원은 “(북측이) 김대중 대통령의 조화를 개성공단에서 수령했으면 좋겠다고 하기에 가족 대표인 김홍업 전 의원과 김대중 평화센터 실무자를 보내겠다라고 했다”면서 “그랬더니 (북측에서) 김양건 비서가 나오기 때문에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박지원 의원이 왔으면 좋겠다는 답신이 왔다”고 설명했다. 박지원 의원은 “(본인이) 김양건 비서를 수차례 만나서 많은 대화를 했던 사람이라 편하게 말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했다”면서 “통일부에 연락했더니 적극 협력해줘서 (개성공단에)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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