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주년 광복절이었지만 15일 신문 사설들은 이례적으로 광복절 관련 사설을 싣지 않았다. 대신 교황의 방한 메시지를 평가하는 사설이 많았다. 주요 신문의 1면 편집에서도 교황의 방한이 더 비중있게 평가받았다.

15일자 <조선일보>엔 광복절 관련 사설은 없었던 반면 <'평화' '사랑' '희망'의 선물 안고 한국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란 제목의 사설이 실렸다. <조선일보> 사설은 “교황은 1등석 없는 한국행 전세 비행기를 직접 서류 가방을 들고 탔다. 서울에 도착해서는 공항에서부터 작은 국산차인 쏘울에 올랐다. 교황은 공항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새터민, 낯선 땅에 와 어려운 삶을 사는 이주 노동자의 손을 잡았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부모에 의해 버려진 장애아들을 만난다. 가장 낮은 이들과 눈 맞추고 가장 약한 이들의 손을 잡는다는 '프란치스코 스타일' 그대로다. 교황의 방한 중 손짓, 목소리, 표정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에 사랑과 겸손과 포용을 퍼뜨릴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 15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조선일보> 사설은 “교황의 방한이 북한으로 하여금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길로 나오도록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로 마무리되었다.
같은 날 <중앙일보>는 <광복절 아침에 생각하는 교황의 말씀>란 제목의 사설로 광복절과 교황의 메시지를 함께 엮었다. <중앙일보> 사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땅에 내린 첫 말씀은 평화와 화해였다. (...) 청와대 행사에서도 교황은 남북 관계와 세계 평화가 얼마나 밀접한지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 15일자 중앙일보 1면 기사
<한겨레>는 별도의 광복절 사설을 싣지 않고 대통령의 '골든타임 7시간' 비판, 한은 기준금리 인하 비평, 세계 수학자대회로 바라본 수학 교육 혁신에 관한 사설을 게재했다. <경향신문> 역시 <한국과 세계에 ‘평화와 정의’ 화두 던진 교황>란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을 뿐 광복절 사설은 싣지 않았다. <한국일보>는 윤 일병 사건 수사, 통화정책, 세월호 특별법에 관한 사설을 게재했다.
다만 <동아일보>만은 이날 <광복 69주년, 동북아의 과거사를 기억하라>란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의 집단자위권을 지지하는 등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심화시켜야 한다. 일본과의 관계도 악화되는 대로 놔둘 수 없다. 한일 관계의 악화는 한미일 동맹에 균열을 내려는 중국에만 이득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외교적 처신이 쉽지 않다”라면서 광복절을 맞이하여 최근 한국의 쉽지 않은 외교 문제에 관한 사설을 게재했다.
▲ 15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동아일보>는 “내년이면 광복 70주년이 된다. 광복은 분단의 씨앗을 안고 있었다는 점에서 불완전한 것이다. 분단의 극복만이 완전한 광복을 가져온다. 인접국, 특히 일본과 중국의 협조 없이 통일을 이루기 쉽지 않다. 동북아의 평화가 깨질 때 역사적으로 가장 피해를 본 것은 한국이었다. 인류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동북아의 협력이 평화통일로 가는 필수조건이기도 하다는 것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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