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이른바 ‘카카오택시’를 논의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택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결정한 내용은 없다”면서도 “여러 서비스사업을 논의하고 있는데 여기에 택시가 포함돼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택시조합을 인수할 리는 없고, 가능한 것은 사설택시를 부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우버’ 모델이다.

언론이 예상하는 카카오 택시의 사업모델은 이렇다.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에 자신의 현위치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카카오는 주변에 있는 제휴 택시들에 정보를 전송한다. 우버가 사설택시 콜 서비스라면 카카오는 등록택시(전국 25만여대) 중 일부가 제휴대상이다. 기업이 보증하는 택시를 타는 이용자는 걱정 없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고, 택시 처지에는 한밤에 목 좋은 곳에서 무한정 대기할 필요가 없다.

카카오는 사업 컨셉을 밝히길 꺼리지만 언론에는 대략적으로 등장했다. 한국경제는 1일자 1면 톱으로 <카카오택시 나온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한국경제는 한국경제는 카카오택시를 앱을 이용한 기존택시를 활용해 불법 요소를 없애고 상생 협력을 모색한다고 보도했다. 또 예약택시의 실시간 이동경로로 제공해 대기시간을 없애고, 별점과 후기를 기록하는 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국경제 8월1일자 1면 머리기사.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상생 협력이라지만 택시업계 반응은 시원찮다. 개인택시는 공급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서비스에 대한 불만만 키울 수 있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카카오는 ‘관리할 수 있는’ 법인택시와 접촉할 것이 유력하다. 택시회사는 득실을 따져야 한다. 택시수요는 한정돼 있고, 택시회사는 카카오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 25만 택시의 절반 정도는 이미 콜센터서비스에 가입돼 있다.

카카오의 콜택시 시장 진출은 택시업계와 지방자치단체, 국토교통부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TBS교통방송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국 콜택시서비스 번호를 ‘1333’으로 단일화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 사업을 올해 인천 대전 대구를 시작으로 내년 서울 부산 광주 등 다른 광역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콜택시 사업자들이 ‘단일화’한 상황에서 일부 사업자를 포섭해 업계를 흔들 가능성은 낮다.

카카오는 모바일 간편결제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 1일자 3면 <24만 택시정보 ‘카톡’에 집결… 전자상거래 시장 ‘지각변동’>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카카오의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비즈니스 진출에 주목했다. 카카오가 네이버의 ‘Line@’과 SK플래닛의 ‘시럽’처럼 카카오가 오프라인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결제하는 O2O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한국경제 8월1일자 3면 머리기사.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이미 결제 문제를 해결 중이다. 한국경제는 “카카오는 최근 국민 신한 등 시중은행 15곳과 함께 협력하는 데 성공해 이르면 9월 중 소액 송금과 결제 등을 서비스하는 뱅크월렛 카카오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9개 카드회사와 함께 카카오 간편결제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경제는 “가장 큰 산을 넘은 넘은 카카오가 O2O 비즈니스에 진출하는 데 걸림돌이 없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의 전략은 결제시장 진출로 보인다. 간편결제 시장은 갈수록 커지는데 전자결제대행업자에게 주는 수수료는 아깝다. 가방에서 체크, 신용카드를 꺼내 택시요금을 결제하는 것보다 아예 애플리케이션으로 예약하고 자동으로 요금이 결제되는 그림이 가능하다면, 그리고 맛집도 배달음식도 이 같은 결제가 가능하다면 카카오는 수백조 원 규모의 온라인-오프라인 통합 상거래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앱은 이미 있다. 카카오는 택시까지 포함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회의적이다. 이 시장은 카드회사와 그 계열사들이 독점하고 있다. 각 업계를 설득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그리고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돈을 더 쉽게, 많이 쓰는 것도 아니다. 카카오가 수수료 장사에 욕심을 낼수록 카톡은 무거워진다. 이용자가 이 무게를 견딜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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