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의 최전성기를 구가했던 나영석 피디와 이우정 작가가 tvN으로 자리를 옮겨 만든 여행 버라이어티 '꽃보다 시리즈'의 완결편 '꽃보다 청춘'이 첫 회를 시작했습니다. 윤상과 유희열, 이적이라는 절대적인 음악 강자들이 벌이는 여행은 과연 어떨까에 대한 기대는 첫 회만으로 충분했습니다.

더욱 젊어진 여행, 뜨거웠다;
나피디의 촉 좋은 여행, 40대 청춘들의 페루 여행 그것으로 충분했다

메가 히트 시리즈가 된 '꽃보다 시리즈'는 평균 나이 70대 할배들의 유럽 여행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누나들의 여행에 이어 이번에는 청춘들의 힘겨운 여행으로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고 이를 통해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이끌어낸 나 피디와 이 작가의 이번 도전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음악적으로 누구와 겨뤄도 부족하지 않은 이들은 절친입니다. 윤상과 유희열 그리고 이적은 평소에도 부담 없이 만나 술을 마시고, 밥도 함께하는 절친입니다. 청춘을 함께 보내고 이제는 40대가 되어 음악적 소통만이 아니라 인생을 함께하는 사이로 성숙해져 있었습니다.

'꽃보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출연자들을 찾던 제작진은 유희열과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꽃보다 청춘'의 취지를 듣다 함께 여행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을 열거하는 모습은 그것만으로도 기대감을 가지게 했습니다. 음악적인 성취도만을 보면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꼬리를 물고 열거된 친구들 중 함께할 수 있는 다른 멤버들로 이어지는 과정은 매끄러웠습니다.

그렇게 결정된 유희열, 이적, 윤상, 이 삼인방의 동반 여행은 많은 기대를 하게 했습니다. 모두가 공통적으로 꼽았던 윤종신도 함께했다면 흥미로웠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들 세 명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앞선 '꽃보다 시리즈'보다 열악하고 부족한 자금으로 시작한 갑작스러운 여행이었지만, 청춘이라는 말처럼 그들은 그렇게 40대 청춘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개별 만남 이후 첫 사전모임 자리에서 세 명의 친구들은 처음 만났습니다. 함께 여행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모른 채 그저 서로 친한 이 친구들이 사전모임에 자리를 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해했습니다.

모두가 꼽았던 북유럽으로 여행을 간다고 생각하며 즐거워하던 그들은 그래서 '남미'로 간다는 나 피디의 발언에 당혹스러워 했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음을 바로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행 목적지가 상상도 하지 못했던 페루라는 사실이 별 문제도 아니었음은 식사를 모두 마치지도 못한 상황에서 드러났습니다.

사전모임 자리라 편하게 왔던 이들은 비행기 티켓을 받자마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티켓을 받은 시간은 출발 2시간 30분 전이었습니다. 너무 편안한 복장으로 왔던 이들은 갑작스러운 페루 행에 황당해했습니다.

반바지에 샌들 신고 페루로 향하는 이들의 모습은 공항 근무자들도 당황하게 했습니다. 짐도 없이 30시간이 넘게 비행을 하는 이들을 찾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치 동네 슈퍼에 가듯 편안한 복장으로 나선 그들은 그렇게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용돈으로 숙박과 식사, 그리고 옷 등 모든 필요한 것들을 구해야 하는 이번 여행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긴 비행 과정에서 세 친구들의 특징이 모두 드러났습니다. 조신하고 꼼꼼한 큰 형 '찡찡이' 윤상, 털털하지만 세심한 막내 이적, 감성변태이지만 사전 준비가 철저한 리더 유희열까지. 너무 다르지만 그래서 친한 이들의 여행은 비행기에서도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10시간이 넘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모두가 잠든 상황에서도 유희열은 깨어있었습니다. 비행기에 타자마자 리마에서 묵을 숙소를 예약하고, 처음 가보는 페루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황에서 유희열은 책으로 여행지를 익히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런 유희열의 열정은 이들의 여행을 안정적이면서도 흥미롭게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유희열의 리더십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열 명이 함께 자는 도미토리. 적응력 좋은 유희열과 이적은 혼성 도미토리에 행복했지만, 섬세한 윤상에게는 이렇게 낯선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친한 친구들과는 상관없지만 낯선 사람들과 공동생활을 하는 것에 힘겨워하는 윤상을 위한 이들의 배려는 그래서 아름답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혼성 도미토리에 한껏 행복하고 우리 돈으로 1인당 칠천 원 꼴인 그곳에서 빵과 주스까지 제공해주는 모습에 충분히 만족해했습니다.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고 큰 타월 하나로 세 명이 모두 해결해야 하는 상황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던 것은 여행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인간 네비게이션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지리에 밝은 유희열. 그가 현지인들도 잘 알지 못하는 시장을 급하게 익힌 스페인어 한 문장으로 찾아가는 과정은 대단했습니다. 당황하지 않고 목표를 세워 끝내 찾아내는 유희열의 모습은 역시 리더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지갑이 없어 불안해하다 페루라는 문구가 잘 보이는 작은 동전 지갑을 얻고 행복해하는 모습도 이들의 여행이 주는 재미였을 겁니다.

편의점에서도 작은 창으로 주문을 해야 할 정도로 치안이 불안한 곳이기는 했지만, 그들의 여행에 거칠 것은 없었습니다. 그저 세 명의 친구가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행복한 이들의 여행에 작은 마찰은 양념과도 같은 존재였으니 말이지요.

배변 활동이 여의치 않은 윤상을 위해 새로운 숙소를 구하는 과정에서 작은 마찰로 인해 이적과 윤상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불안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이는 작은 의견 충돌이거나 소통 정체일 뿐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다른 여행과 달리, 아무 것도 준비하지 못하고 편하게 입고 있던 옷만 입고 나선 이들의 여행은 그 자체로 청춘의 모습이었습니다.

페루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이들의 여행은 서로 다른 캐릭터들로 인해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을 듯합니다. '청춘 시리즈'가 이어지며 식상해질 수도 있었겠지만, 이들은 달랐습니다. 제작진은 유사하지만 색다른 재미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절친 삼인방이 함께하는 낯설지만 그래서 흥겨운 '꽃보다 청춘'은 정겹고 흥미로웠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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