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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하며 뜨는 뉴스, 온라인 저널리즘 되살릴 기회다언론 ‘갑질’에 안 당하려면, ‘이용자 직접 큐레이션-오픈 플랫폼’만이 답
박장준 기자 | 승인 2014.08.01 18:38

네이버는 평정됐고 다음은 고립됐다. 수년 째의 상황이다. 이제 바뀌어야 한다. 만물상처럼 모든 뉴스를 늘어놓은 포털사이트와 달리 미리 설정해놓은 주제와 선호하는 언론사의 뉴스가 정해진 시간에 날아올 차례다. 이용자는 즐겨찾기, 북마크해놓은 언론사를 굳이 직접 들어갈 필요가 없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뉴스 큐레이팅 서비스가 가장 어울리는 플랫폼으로 카카오톡을 꼽는다. 그리고 카카오는 연내 뉴스 큐레이팅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이미 새로운 뉴스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시연을 마쳤고 시스템을 수정 중이다. 페이스북의 뉴스서비스인 페이퍼 같은 뉴스 큐레이팅 서비스일 가능성이 높다. 생각해보자.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카톡 없이 못 산다. 한국에만 3700만 명인 카카오톡 가입자에게 뉴스 리스트가 배달된다. 엄지손가락 한 번에 친구와 SNS에 공유할 수 있다면 그보다 편한 게 없다. 이미 여러 언론사들이 카톡 뉴스서비스에 합류하기 위해 줄을 섰다.

카카오의 뉴스서비스가 성공하려면 카카오톡과의 연계는 필수다. 이용자를 무작정 뉴스에 노출시키는 포털과 차별적이려면 이용자가 직접 뉴스를 고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수다. 만약 카카오가 네이버 다음 같이 자의적으로 고른 기사를 실시간으로 노출한다면 또 다른 ‘뉴스고물상’ 신세가 된다. 그리고 ‘깡패’ 언론에 휘둘려 돈만 뜯길 게 분명하다. 물론 카카오는 그럴 리 없고, 여러 언론을 통해 그럴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트위터의 팔로잉과 리트위트,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공유하기에 익숙한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가장 맞는 뉴스서비스는 이용자가 직접 매체와 콘텐츠를 고르는 것이지만 네이버의 뉴스서비스가 힘 있는 언론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리는 것에서 보듯 한국 같이 진영논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미디어 지형에서는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여전히 세를 과시하고 있는 몇몇 언론들이 모여 네이버 식 뉴스서비스를 요구한다면 어떨까.

   
▲한겨레 2014년 8월1일자 20면.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뉴스서비스는 카카오가 준비하는 콘텐츠 서비스의 일부일 뿐이다. 그래도 업계의 관심은 그야말로 지대하다. 한겨레는 1일자 기사 <카카오 뉴스 가시화…뉴스유통 ‘공룡’ 될까>에서 “네이버 등 포털에 이미 온라인 미디어 생태계의 주도권을 넘겨준 기존 언론사들은 또다른 복병 카카오 뉴스서비스의 등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언론의 관심은 카카오가 어떤 ‘갑’ 행세를 할지, 수익은 어떻게 나눌지다.

3700만 가입자 등 카카오의 파급력이 어마어마한 만큼 언론은 광고수익 배분이 됐든 아웃링크(카톡에서 언론사 웹페이지로 이동) 방식이든 일단 뉴스서비스에 ‘입점’하기만을 바라고 있다. 그래서 카카오는 플랫폼을 전면개방해야 한다. 뉴스를 카톡 안으로 읽게 하든 매체로 연결하든 HTML 언어로 쓰인 모든 뉴스가 자유롭게 돌아다닐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카카오는 언론 눈치를 안 볼 수 있는 뉴스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카카오가 설명하는 뉴스서비스 방향은 ‘이용자 직접 큐레이션-플랫폼 전면개방’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1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모바일의 특성을 고려해 사용자가 다양한 소셜 콘텐츠 중 자신의 취향에 맞춰 콘텐츠를 큐레이션하고 공유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매체(또는 콘텐츠제공자)를 선별하지 않고 플랫폼을 열어 둬야 사용자 본인이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에게 큐레이션 권리를 주면 뉴스서비스 이용자가 당장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는다. 그리고 야동 수준의 선정적인 사진기사와 제목 낚시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카톡 채팅방을 나가듯 손가락 하나로 쉽게 구독과 해지가 가능하다면 언론사는 저널리즘의 질에 신경쓸 수밖에 없다. 이용자는 믿을 만한 매체를 선택하고, 좋은 뉴스를 채팅방과 SNS에 공유하면 된다. 그리고 실망하면 그 순간 바로 구독을 해지하면 된다.

매체에게 편집권을 넘겨주고, 물론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편집권한을 놓지 않았다,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네이버 뉴스스탠드가 사실상 실패한 이유는 세 가지다. 로그인을 해야만 선호하는 매체만 모아 볼 수 있다는 불편함이 하나고, 포르노스탠드 수준의 저널리즘도 이유다. 게다가 네이버는 아무도 모르는 기준으로 매체를 심사, 선별했다. 이는 뉴스캐스트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포털이 뉴스고물상으로 전락한 이유다.

카카오 이야기대로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큐레이션한다면 카카오는 기존 포털과 완전히 다른 뉴스플랫폼이 된다. 자유롭게 흐르는 뉴스를 이용자들이 스스로 걸러내고, 뉴스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면 말이다. 이제 “선풍기 줄게 신문 보라”는 신문의 시대는 끝났다. 그리고 십여 년 동안 낚시제목과 선정적인 사진을 보느라 쌓인 피로도 심각하다. 이젠 네이버보다 카카오톡을 오래 한다. 카카오가 언론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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