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가 국회의원 15곳 지역구 중 새누리당이 11곳을 가져가는 여당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새누리당은 종전에 이 15개 지역구 중 9석을 가지고 있었는데 오히려 2석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수도권 완패와 함께 호남에서도 한 군데 패배해 사실상 민심의 '탄핵'을 당했단 평가다.

야권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야권연대가 작동한 서울 동작을, 경기 수원병, 수원정에서도 경기 수원정 박광온 후보만 승리하는 등 수도권 6개 지역구 중 1개를 건졌고 야권연대 지역구 3개 중에서도 1개만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호남 4석 중에서도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출마한 전남 순천곡성에서도 개표율 86.34%인 현재 이정현 후보가 50%에 가까운 지지율로 당선을 확정시켰다. 이정현 후보는 고향인 곡성에서 70%가 넘는 몰표를 받았지만 순천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소폭 앞섰다.
▲ 7·30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30일 오후 전남 순천시 새누리당 전남도당 사무실에서 당선이 유력시된 뒤 조충훈 순천시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 총선까지 향후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이 정도 규모의 선거가 없을 거라는 점에서, 이번 선거 이후 정부 여당의 정국 주도권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박중심인 현 새누리당 지도부에 대표적인 친박인 이정현 의원이 합류하면서 당내에서 비박과 친박의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생겼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변명할 수 없는 참패로 인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내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조기전당대회에 대한 요구를 피해갈 수 없게 되었으며, 안철수 공동대표 뿐 아니라 선거에 출마해서 패배한 김두관과 손학규 등 야권대권주자로 분류되었던 몇몇이 모두 극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게 되었다.
진보진영 역시 지난 지방선거에서부터 시작된 ‘어둡고 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동작을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의 단일화를 이루어낸 정의당 노회찬 후보는 48.69%의 득표율로 49.90%를 얻은 나경원 후보에 채 1000표 이내의 격차로 석패했다. 노동당 김종철 후보가 1.40%(1076표)를 얻었고 다른 지역구에 비해 유달리 많았던 무효표 1403표 중 상당수가 사퇴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에 기표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재보궐선거 '동작을'에 출마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패배를 확인 한 뒤 당직자 등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은 이번 재보선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당선을 기대했던 노회찬 후보가 낙선하고 야권연대가 이루어진 3곳 중에서도 경기 수원정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후보만 당선되어 2016년 총선에서의 야권연대 성사 여부에 빨간 불이 켜졌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의 나머지 후보들 역시 당락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주변적인 위치에 머물렀다.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통합진보당 장원섭 후보가 26.37%(9375)를 득표한 것이 눈에 띄는 정도였다.
한편 경기 평택을에 출마한 쌍용차 해고노동자 무소속 김득중 후보는 5.63%(3382)를 득표하며 소기의 성과를 냈다. 그러나 김득중 후보의 득표율은 당선자인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52.05%)와 2위 후보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장선 후보(42.30%)의 득표율의 격차에는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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