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의 신곡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지오디(god)의 노래 ‘반대가 끌리는 이유’의 일부분을 표절했다는 소동이 있은 후, 곡을 작사한 비투비의 임현식이 해당 부분은 오마주였다고 밝혔다. 이에 JYP 측 관계자는 30일 “오마주 부분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그러나 향후에는 사전 협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양측의 이런 모습을 보면 누가 잘못했는가는 명확하다. 비투비 임현식은 현아의 신곡 ‘어디부터 어디까지’에 지오디의 곡 ‘반대가 끌리는 이유’의 ‘반대라서 더 끌리나 나와 다르니까. 그게 날 더 사로잡나. 처음 본 거니까’라는 부분을 발췌해 사용했다. ‘반대라서 더 끌리나 나와 다르니까. 이게 날 더 사로잡나 처음 본 거니까’로 사용한 것. ‘그게’를 ‘이게’로 바꾼 것이 전부다.

문제가 제기되자 임현식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어디부터 어디까지 가사에 지오디 선배님 컴백 축하와 존경의 의미로 homage(오마주) 했습니다! 현아, 현식이가 지오디 팬이란 걸 티 내고 싶었습니다”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그가 말한 오마주가 원작자는 몰랐다는 데서 1차로 이해시키지 못한다. 원작자가 모르는 상태에서 오마주가 성립되기는 힘들다. 오마주가 성립하려면 현아의 노래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발표하며 공식적으로 어떤 노래를 오마주했다고 밝혔어야 한다. 원작자와 어떤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고 팬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오마주라고 밝힌 것은 설득력을 잃는 지점이 된다.

이는 그들이 말한 오마주의 진정한 의미에서 벗어난 행동이기에 무조건 잘못이다. 그들은 오마주라고 했지만, 오마주가 될 수 없는 정황들이 있기에 분명 차용이고 표절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결과를 좋게 가져갔다고 해도 과정이 올바르지 않기에 설득력을 잃는다.

가요계에서 남의 곡을 동의 없이 가져다 쓰는 것이 일반화된 시대이기에 이는 더욱더 쉽게 넘어갈 일이 못 된다. 오마주는 존경한다는 의미에서 가져다 쓰는 것이고 존경은 곧 예의가 필요한 것인데, 그들은 존경한다 하며 예의는 차리지 않았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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