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프로야구의 주목할 변화 가운데 하나라 언급했던 심판 합의판정, 오심논란에 대한비디오 판독"형 대안으로 언급된 심판 합의판정이 드디어 등장했습니다.

어제 대전구장, 4회 초 한화에서 제기한 나성범 타구의 홈런-파울 여부 판독이 그 첫 주인공입니다. 홈런으로 인정된 타구가 느린 그림 판독결과 "파울"로 인정되며 번복으로 결론이 났죠. 물론, 홈런-파울 여부는 기존 비디오 판독 사항이기에 새롭진 않았습니다.

▲ 변화한 상황에 대한 심판합의판정은 광주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LG의 스나이더가 아웃으로 판정받은 도루에 대한 ​양상문 감독의 어필, 비디오 판독 결과 심판 판정이 옳았던 것으로 결론지어집니다. 느린 그림 상으로도 아웃이었죠. 판정번복이 이뤄지지 않으며 LG는 요청권 사용 횟수 제한이라는 룰에 처음 적용됩니다.

양상문 감독의 어필은 이닝 종료 상황과 맞물려 빠른 판독 요청이 필요했는데요. -10초의 제한시간이 있죠.- 아마 LG측에서는 느린 그림을 확인하지 못하고 나왔기에, 그만큼 모험을 걸고 한 합의요청이었을 것입니다.

비슷한 사례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첫 비디오 판독 요청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놓쳤습니다. 3회 말 사직에서 나왔던 삼성의 수비 상황​. 미묘하게 아웃 같은 상황이 세이프판정을 받았는데요. 일단 삼성 류감독은 항의 의사를 밝혔지만, 합의판정 신청을 하진 못했고 결국 그 사이 30초는 흘러갑니다.

▲ 느린 그림을 확인하지 못한 가운데 삼성은 약간 타이밍을 놓친 듯 했습니다.
심판 합의판정의 도입은 어디까지나 "오심"을 줄이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된 제도입니다. 길어지는 경기시간, 또 운영에 대한 부분을 고민하지 않을 순 없겠습니다만, 합의판정이라는 이름 뒤에 우선되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 가능한 합의"라 할 수 있을 텐데요. 그 합의의 과정에 대한 근거로 사용되는 중계방송의 영상, 그 부분에 대한 접근을 좀 더 고민해야 할 듯합니다.

감독이 합의를 요청할 수 있는 제한 시간 30초, 심지어 이닝종료 시에는 10초입니다. 대부분의 중계상황을 감안하면 그 상황을 보고, 신청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더그아웃에는 TV를 포함한 전자기기가 허용되지 않는 규칙, -물론 존중받아야 할 원칙에 영역입니다만.- 결국 밖에서 확인한 뒤 감독에게 알려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합의를 요청할 만큼 애매한 상황이라면 중계방송의 슬로우도 타이밍에 시간이 더 걸린다는 거죠.

스포츠PD의 입장에서 볼 때, 항의가 이어질 만큼 애매한 상황에서 슬로우는 빨리 나오기 힘듭니다. 일단, 감독이 항의를 할지 여부를 보여주고 또 해당선수들의 표정이나 분위기를 컷팅하게 됩니다.

느린 그림도 좀 더 정확히 보여줘야 하다 보니 30초라는 제한시간에 감독이 보고 이야기하긴 쉽지 않습니다. 그 그림을 보더라도, 바로 판단하긴 쉽지 않은 부분도 있기 마련입니다. 각도에 따라 다르니 말이죠.

더 좋은 내일을 위해 시작된 제도. 또 그 제도의 세부사항도 여러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만, 중계의 현실적 영역을 고민할 때 제한시간이라는 부분에서는 세련된 "진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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