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프로야구의 주목할 변화 가운데 하나라 언급했던 심판 합의판정, 오심논란에 대한비디오 판독"형 대안으로 언급된 심판 합의판정이 드디어 등장했습니다.
어제 대전구장, 4회 초 한화에서 제기한 나성범 타구의 홈런-파울 여부 판독이 그 첫 주인공입니다. 홈런으로 인정된 타구가 느린 그림 판독결과 "파울"로 인정되며 번복으로 결론이 났죠. 물론, 홈런-파울 여부는 기존 비디오 판독 사항이기에 새롭진 않았습니다.
양상문 감독의 어필은 이닝 종료 상황과 맞물려 빠른 판독 요청이 필요했는데요. -10초의 제한시간이 있죠.- 아마 LG측에서는 느린 그림을 확인하지 못하고 나왔기에, 그만큼 모험을 걸고 한 합의요청이었을 것입니다.
비슷한 사례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첫 비디오 판독 요청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놓쳤습니다. 3회 말 사직에서 나왔던 삼성의 수비 상황. 미묘하게 아웃 같은 상황이 세이프판정을 받았는데요. 일단 삼성 류감독은 항의 의사를 밝혔지만, 합의판정 신청을 하진 못했고 결국 그 사이 30초는 흘러갑니다.
감독이 합의를 요청할 수 있는 제한 시간 30초, 심지어 이닝종료 시에는 10초입니다. 대부분의 중계상황을 감안하면 그 상황을 보고, 신청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더그아웃에는 TV를 포함한 전자기기가 허용되지 않는 규칙, -물론 존중받아야 할 원칙에 영역입니다만.- 결국 밖에서 확인한 뒤 감독에게 알려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합의를 요청할 만큼 애매한 상황이라면 중계방송의 슬로우도 타이밍에 시간이 더 걸린다는 거죠.
스포츠PD의 입장에서 볼 때, 항의가 이어질 만큼 애매한 상황에서 슬로우는 빨리 나오기 힘듭니다. 일단, 감독이 항의를 할지 여부를 보여주고 또 해당선수들의 표정이나 분위기를 컷팅하게 됩니다.
느린 그림도 좀 더 정확히 보여줘야 하다 보니 30초라는 제한시간에 감독이 보고 이야기하긴 쉽지 않습니다. 그 그림을 보더라도, 바로 판단하긴 쉽지 않은 부분도 있기 마련입니다. 각도에 따라 다르니 말이죠.
더 좋은 내일을 위해 시작된 제도. 또 그 제도의 세부사항도 여러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만, 중계의 현실적 영역을 고민할 때 제한시간이라는 부분에서는 세련된 "진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