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마저 MBC의 편파, 불공정 보도가 심각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문환)이 발행한 <2013년도 문화방송 경영평가보고서>를 분석한 내용을 15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MBC는 지난해에도 공익성·공정성·신뢰성·유익성 평가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 MBC (사진=MBC 공식 블로그 M톡)

방문진은 특히 공영방송 MBC의 공익성, 공정성, 신뢰성이 타 방송사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방문진은 “공영방송을 자임하는 MBC가 다양성과 유익성은 물론이고, 신뢰성, 공정성, 공익성에서 상업방송인 SBS보다 낮게 평가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특히 공정성과 공익성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앞으로 MBC가 개선해야 할 선제적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MBC는 신뢰성 항목에서 다른 방송국들 간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공영방송사로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공익성과 공정성 측면에서 더욱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최민희 의원은 이를 두고 “MBC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채 정부의 입장을 대변,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방문진은 보도·시사 프로그램의 정확성, 사실성, 공정성, 신뢰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만든 팩트체커팀, 공정성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BC는 2012년 말 보도·시사 프로그램 내용 오류를 잡아내기 위해 팩트체커팀을 신설했고, 지난해 8월부터는 뉴스 질 향상을 목표로 내·외부 인사가 함께 참여하는 공정성위원회를 설치했다.

이에 방문진은 “팩트체커팀이 인원이 소수로 구성되어 다양한 보도시사 프로그램을 포괄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공정성위원회는 한시적 기구(1년)로 설치됐고 그 기능도 명확하지 않아 보도·시사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으로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MBC는) 향후 이념적 갈등을 극복하고 객관적인 채널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시사 프로그램 ‘부진’도 약점으로 꼽혀

MBC의 시사 기능이 고사된 것도 주요 약점으로 꼽혔다. 지난해 MBC가 채널 경쟁력 1위를 탈환하지 못한 결정적 원인이 ‘시사교양 부문의 심각한 부진’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시사교양 부문 시청률 상위 20위 프로그램 중 MBC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 <생존> 1편이 전부인 점을 들 수 있다.

▲ 2013년도 문화방송 경영평가보고서 (사진=최민희 의원실)

방문진은 “타사 고발 프로그램이 시청률 부문에서 선전하는 데 비해 MBC <PD수첩>과 <시사매거진 2580>의 약세는 아쉽다”며 “앞으로 MBC는 공영방송의 위상을 다시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과 같은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방문진은 “성역 없는 비판, 고발정신과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아온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과 같은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작의 생명은 자율성과 창의성”이라며 “이것들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활성화는 어렵다”고 말했다. 2012년 보고서에서도 똑같은 평가가 나왔다.

채널 이미지에 대한 평가인 채널성과지수도 낮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3년 KI 시청자평가 조사 보고서>는 MBC의 현재를 잘 보여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MBC는 창의성(3.31), 흥미성(3.71) 두 항목을 제외한 공익성(3.1), 공정성(3.12), 다양성(3.51), 신뢰성(3.29), 유익성(3.41) 5가지 항목에서 모두 최하점을 기록했다. MBC는 7가지 항목 중 1위를 차지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공익성과 공정성은 각각 3.41점, 3.37점으로 KBS1이 가장 높았다. 신뢰성과 유익성 역시 각각 3.65점, 3.71점을 받은 KBS1이 선두였다. SBS도 다양성 3.65점, 창의성 3.44점, 흥미성 3.79점을 받아 3개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약진했다.

▲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3년 KI 시청자평가 조사 보고서' (그래프=미디어스 제작)

최민희 의원은 “2012년 방문진은 MBC의 독립성과 공공성, 공익성 실종 문제를 지적했으나, 2013년에도 여전히 변화가 없다”며 “방문진이 지금처럼 MBC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극단적 편파방송과 불공정방송을 하는 것을 지켜만 본다면, MBC와 방문진이 모두 몰락하게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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