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4일 새누리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결정된다. 새누리당은 14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 5인을 선출한다. 현재 주류 서청원 의원과 비주류 김무성 의원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언론 등에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는 김무성 의원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따라서 주류의 지지를 업은 서청원 의원이 여론조사 상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을지, 전당대회 결과가 정권에 미치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이 무엇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 선출은 여론조사 30%와 선거인단 투표 70%를 합산해 결과를 낸다. 여론조사에서의 우위를 선거인단 투표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방식이다. 일단은 현 지도부를 주류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조직’이 움직이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상대적으로 서청원 후보의 선전이 예상된다. 다만, 지난 6·4 지방선거의 일부 후보 경선 등에서 비주류 후보가 선전한 바 있기 때문에 이 역시도 장담할 수는 없다는 엇갈리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선거인단 투표가 1인 2표제로 진행된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서청원 의원 측은 사무총장을 지낸 홍문종 의원과 사실상 러닝메이트를 형성해 서청원 의원의 지역 기반인 충청, 홍문종 의원의 기반인 수도권, 당내 주류의 기반인 대구경북을 아우르는 득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김무성 의원의 경우 김태호 의원과 연대해 부산경남 표를 싹쓸이 하는 것으로 선거인단의 다수가 분포해있는 영남지역을 양분한다는 전략이다. 즉, 자신을 지지하는 표를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청원-김무성’ 등의 투표 조합 등으로 인한 상대의 득표를 얼마나 가로막을 수 있는가도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당 대표로 서청원 의원이 선출되는 경우와 김무성 의원이 선출되는 경우의 엇갈림에 대한 부분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지점이다. 주류, 비주류의 운명이 갈리는 지점이기도 하지만 이에 따라 당-청관계의 변화와 재보선 이후의 정국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 새누리당 당대표에 도전하는 서청원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류 후보인 서청원 의원이 당선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일단 여당에 대한 통제권을 지켜냈다는 상징적 승리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두 번에 걸친 총리후보자의 낙마 등으로 ‘조기 레임덕’ 논란에 빠진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잠시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청원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당-청관계에 일정한 변화는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박근혜 대통령의 여당에 대한 영향력 축소를 예상할 수밖에 없게 한다. 서청원 의원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 정국에서 나름의 입장 표명을 통해 청와대에 압박을 가한 일이 있다. 물론 청와대와의 사전교감을 통해 이뤄진 일이라는 전망도 있으나 청와대가 문창극 후보자를 포기하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는 데에서 향후 당-청관계에 일정한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예상해볼 수 있다.

서청원 후보 입장에서도 당선 이후 현재와 같은 당-청관계를 이어간다고 말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어쨌든 그는 다선 정치인 출신으로 정무적 감각을 중요시 하는 입장인데 세월호 참사 이후 청와대가 보여준 인사 실패 등이 일방적인 소통 스타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다수 언론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 등 분위기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청원 의원이 기존의 당-청관계를 지속시킬 경우 당 내 비주류 의원들이 내부에서 일종의 노골적인 노선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된다는 것도 문제다. ‘서청원 대표’의 리더십이 시작부터 끔찍한 정도로 위협을 받게 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청원 대표가 당선되더라도 이래 저래 당-청관계의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무성 의원이 대표로 당선될 경우 역시 당-청관계의 변화를 예상해볼 수 있다. 김무성 의원은 비주류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당 내 비주류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의지 등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기 때문이다. 김무성 의원 개인의 스타일도 당-청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무성 의원은 전형적인 ‘보스’ 스타일로 박근혜 대통령과도 일방적인 상하관계를 맺지 않으려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그의 기질이 당-청관계에 반영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무성 의원이 당선되면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도 크게 확장될 전망이다. 서청원 의원 측은 김무성 의원에 대해 “대통령 선거 출마를 포기하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며 견제구를 날린 바 있다. 김무성 의원이 대통령 선거 출마를 꿈꾸고 있는 유력한 차기대권주자라는 점에 방점을 맞춰 김무성 의원이 대표가 될 경우 여당이 중심이 되는 안정적 정국운영 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챙기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무성 의원 측은 대선 출마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보인 바 있다.

▲ 새누리당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무성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꼭 정치적 이득을 논하지 않더라도 ‘김무성 대표’가 탄생할 경우 차기대권행보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해보인다. 어쨌든 시간은 흘러갈 수밖에 없고 ‘박근혜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것 또한 여당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김무성 의원은 여론조사 등에 의해 지지율 상위권을 점하고 있는 유력 대권후보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이를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전당대회 결과와 재보궐선거 결과가 연동될 수 있다는 점도 관건이다. 서청원 의원의 승리 이후 재보궐선거에 승리한다면 그나마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운영동력을 크게 상실하지 않은 채로 재보궐선거 정국을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서청원 의원이 승리했음에도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이는 대통령이 사실상 여당을 장악하고도 민심에 의해 심판을 받은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대통령과 여당이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김무성 의원의 승리 이후 재보궐선거 결과는 더욱 대통령과 여당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김무성 의원이 당 대표가 된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재보궐선거에 승리하게 되면 당 내 주류는 박근혜 대통령 정국 운영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비주류는 여당이 국민들과의 소통을 모색한 결과라고 주장하며 서로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커진다. 김무성 의원이 당 대표가 되고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패배하게 되는 경우도 당 내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된다. 당권을 잡은 비주류들 입장에서는 재보궐선거 패배를 기점으로 대통령과 더욱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을 취해 지도력을 공고히 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당대회의 결과는 어떤 방식으로든 박근혜 대통령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기는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부담은 7·30 재보궐선거에서도 실체적으로 작동하게 될 것인데, 야당이 이러한 부담을 정치적 성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기획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이후 관심이 쏠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