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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에서 아베 총리가 보이는 까닭[블로그와] 박정환의 유레카
박정환 | 승인 2014.07.14 11:15

유인원의 우두머리 시저는 ‘유인원은 유인원을 죽이지 않는 것이다’라는 원칙을 갖고 있다. 하지만 <퓰리처상 사진전>에 전시된 작품을 보면 영화 속 시저의 명제와는 반대되는 인간의 잔인함을 엿볼 수 있다. 전시된 사진 가운데에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풋볼 백인 수비수가 흑인 선수에게 린치를 가하는 사진, 캄보디아 침공 반대 시위를 벌이는 대학생에게 총격을 가하는 방위군의 총알을 맞고 쓰러진 대학생, 이미 숨이 끊어진 좌익 학생의 머리를 의자로 내리찍는 사진, 온 몸이 불에 탄 사람의 머리를 칼로 가격하는 사진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가치관 혹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인간을 죽이거나 공격하는 인간의 공격성이 ‘유인원은 같은 유인원을 죽이지 않는다’는 유인원의 가치관과 대극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도덕 기준이 유인원 시저보다 못하다는 걸 보여주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전쟁론을 보면 진짜로 싸우는 건 ‘최악의 수’이다. 전쟁을 벌이지 않고, 상대방과 정면으로 맞서 자신이 바라는 수를 얻는 게 진정한 전쟁의 고수라고 한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시저는 전쟁의 고수일 가능성이 높다. 비록 유인원이 진화했다고는 하지만 이들의 무기 수준이나 지능은 인간의 수준을 따라잡기에는 거리가 있다. 인간을 적대시하고 인간과 전면전을 벌이면 유인원이 많은 피해를 입을 것이 뻔하기에 시저는 인간과 대립하기보다는 공존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인간과 공존하기를 바라지 않는 원숭이도 있다. 코바는 인간을 공존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고 인간의 수가 더 많아지기 전에 인간을 축출하기를 바라는 원숭이다. 인간의 무기를 빼앗음으로 전쟁 물자를 확보하고 인간과 전면전을 벌일 구실을 획책하는 코바의 모습에서 우리는 한 정치 지도자의 모습과 데칼코마니처럼 겹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다.

   
 
‘고노 담화 검증 보고서’를 통해 아베 총리가 한-일 양국 정부의 외교적 절충점으로 귀결하려 드는 건 위안부가 존재했다는 고노 담화의 진정성을 일본이 문제 삼겠다는 꼼수나 다름없다. 일본 초등학생 어린이가 사용하는 교과서마저 독도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고 가르치는 건 독도에 대한 일본의 야욕을 노골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일본이 집단자위권 행사도 불사하겠다는 건 일본 자위대를 해외로 파병할 수 있는 시금석을 구축하겠다는 계산 아니던가.

일본 아베 총리가 한-중 이웃 나라들과 평화적인 공존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자위대 파병이나 고노 담화 검증 보고서를 통해 이웃나라들과의 긴장을 고조하는 모습 가운데서 인간과의 불화를 꾀하고 인간과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코바를 연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간과 전면전도 불사하겠다고 선포하는 코바가 일본의 우경화를 위해 달려가는 아베와 연상된다는 건 결코 반가운 일은 아니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박정환  js7kei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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