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파행 끝에 속개됐지만 재차 정회되는 사태를 빚었다. 정 후보자는 강남 일원동 아파트 부동산전매 투기 의혹에 대해 오전에는 “실제 거주했다”고 답변했지만 이 대답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인사청문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즉각적인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국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일동은 오후6시 20분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성근 후보자와 관련해 “청문회 내내 거짓과 위증으로 일관했다”며 “애초부터 작정하고 국민을 속이려고 했던 것”이라고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3년간 거주한 아파트를 기억못한다는 말 되나?

논란은 1987년 기자협회가 건립한 강남구 일원동 우성7차 아파트에 대한 정성근 후보자의 부동산전매투기 의혹에서 시작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인태 의원은 분양가 3800만원 아파트에 임 아무개 씨가 1억 원의 가등기를 설정한 것을 수상히 여겨 추적을 시작했다. 그 결과, 정 후보가 분양권전매제한 위반 및 양도소득세탈루, 주민등록법 위반임을 밝혀냈다. 특히, 이날 오전 질의에서 임 씨의 전화통화 녹취록까지 공개해 정 후보를 궁지로 몰았다.

▲ 7월 10일 국회 교문위에서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성근 후보자는 오전까지 “중도금이 모자라 동료기자로부터 임 씨를 소개받아 돈을 빌렸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임 씨가 왜 그렇게 얘기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1988년 실제 해당 아파트에 거주했다고 재차 발언한 것이다.

그랬던 정성근 후보는 오후 질의가 되자 “너무 오래된 일이라 기억으로 의존하다보니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부동산 투기 관련 모든 의혹을 인정했다. 그는 “그 당시 관행적으로 했는데 왜 기억을 못하느냐고 아내에게 전화를 받았다”며 “기억을 돌려보니 그런 일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관련기사 :정성근, 반나절만에 '부동산 투기' 시인’…거짓말 ‘정회’)

그러나 정성근 후보자가 일원동 아파트에 주민등록된 기간이 1988년에서부터 3년이라는 점에서 ‘의도적 거짓’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어떻게 3년 동안 살았던 아파트를 기억하지 못할 수가 있느냐’는 상식적인 의문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인태 의원은 “정성근 후보는 일원동 아파트에 하루도 거주한 일이 없다”며 “임 씨의 기록을 보면 곧바로 해당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그것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을 작정하고 속인 것밖에 안 된다. 그런데 어떻게 저런 인물을 두고 청문을 계속 할 수 있겠느냐”고 개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교문위원들은 “우리는 고의적으로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고, 위증으로 일관하는 정성근 후보자를 대상으로 더 이상 인사청문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의혹백화점의 자질미달 후보를 국민 앞에 추천한 청와대에 있음을 천명한다”며 “정 후보를 내정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즉각적인 사퇴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새누리당 교문위원들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정성근 후보자가 거듭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사전에 짜놓은 각본대로 일방적으로 청문회를 파행시켰다”며 “이미 박영선 원내대표는 실명을 거론하며 낙마를 운운해왔다. 이 같은 행태는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인사청문회 참뜻을 짓밟는 일”이라고 규탄하며 조속한 속개를 요청했다.

청문회 속개됐지만 재차 정회…정성근 후보, “저의 불찰”

기자회견 이후, 여야 교문위 간사 간 합의에 따라 7시 30분 정성근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속개됐지만 재차 ‘정회’ 사태를 맞았다.

▲ 7월 10일 열린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정 후보자의 거짓 답변이 발단이 돼 '중단'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은 곧바로 정론관 기자회견을 열어 "더 이상 인사청문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미디어스
이 자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간사는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정성근 후보자는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검증과정에서도)도 속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투기, 양도세탈루, 음주운전, 자녀 불법 조기해외유학, 정치자금법 위반 등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못지않은 의혹백화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기가 살았던 집을 기억못한다? 어떤 국민이 믿겠느냐”고 사퇴를 촉구했다.

새누리당 신성범 간사 역시 “저 역시 참담한 심정”이라며 “27년 전 일에 대해 솔직히 사과했더라면 오해도 풀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성근 후보가 야당의 주장대로 처음부터 속일 생각이었는지 아니면 기억착오였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후보에게 재차 해명기회를 줘야 한다.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행동했는지 최종적으로 듣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새누리당 의원들에 의해 재차 해명 기회를 얻은 정성근 후보자는 하지만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다.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설훈 위원장이 “다입니까?”라고 물었지만 정 후보자는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은 채 “그렇다”고만 답했다. 이에 설훈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합니다”라며 의사봉을 두드렸고, 정성근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속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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