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민 전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동작을 전략공천을 수용하겠다는 취지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했으나 기자회견 중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난입하는 등 공천갈등이 점점 ‘막장 드라마’로 치닫고 있다.

기동민 전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은 당초 광주 광산을에 출마를 희망했으나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동작을에 전략공천을 감행했다. 이 전략공천은 오랫동안 동작을에서 활동했던 허동준 지역위원장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 사람이 ‘20년 지기’라는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동민 전 부시장은 이력에서 드러나듯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관계가 주요하게 평가되었다. 기동민 전 부시장이 허동준 지역위원장보다 인지도면에서 나을 바는 없으나, ‘박원순 사람’이란 사실을 강조하면 표의 확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허동준 지역위원장은 기동민 전 부시장이 이 공천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몇몇 매체에서 밝혔으나 이 기자회견에서 기 전 부시장은 당의 결정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동민 전 부시장은 “살아오면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내가 왜 정치를 하는가? 내 마음 깊은 곳의 진실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라면서도 “저는 오늘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라는 당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기동민 전 부시장은 기자회견에서 “20년 지기인 허동준 후보에게는 평생의 빚을 지게 되었다. 끝까지 노력해서 반드시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바르고 분명한 금태섭 변호사에게도 존경의 인사를 전한다. 강희용 전 시의원, 권정 변호사, 서영갑 전 시의원, 장진영 변호사께도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 존경하는 노회찬 전 대표와는 어쩔 수 없다면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는 그가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을 수용함은 물론 정의당과의 야권연대 단일화 논의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여의도 정치권과 정치부 기자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번 7.30 재보선에서 야권연대를 그다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동작을에서 기동민 전 부시장이 출마할 경우 야권연대 없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정치권 관계자들은 “정의당이 이 지역구에서 왜 나오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야권연대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 듯한데, 대단히 허황된 기대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당의 동작을 전략공천을 수용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중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난입하는 파행적인 사태가 있었다. 기동민 전 부시장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후 퇴장했다 (MBN 방송화면 캡쳐사진)
정치권에서는 이 공천을 두고 “배경이 없는 ‘듣보’와 배경이 있는 ‘듣보’를 구별하는 마법의 단어가 ‘확장성’인 것 같다”는 냉소적인 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서술한 것처럼 정치부기자들 사이에서는 “실제로 허동준 지역위원장이 지역에서도 인지도가 크지 않으며 승리를 위해서라면 지도부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혹자는 이 전략공천을 “박원순 사람이 호남에 진입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행동”이라 평하기도 했으나, 설령 그러한 정치적 고려가 있을지라도 기동민 전 부시장의 당선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기동민 전 부시장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출마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해당 지역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동민 후보의 기자회견 중 전략공천의 피해당사자라 볼 수 있는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난입’하는 장면을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력에 회의가 들 수밖에 없다. 한국의 정치지형도에서 공천은 언제나 잡음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일이라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없는 것은 아니나 양보해야 할 사람들을 관리하는 능력이야말로 지도력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의 정당정치의 후진성이 ‘국회의원 뱃지’에 과잉집착하게 하는 측면도 있다. 정치부 기자들은 국회의원과 국회의원이 아닌 이의 차이를 ‘헌법기관과 원숭이의 차이’라고 자조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정당이 허약한 상황에서는 오직 국회의원만이 ‘정치인의 면허증’으로 취급될 뿐 당관료와 같은 직책으로는 그것을 보상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따라서 지역에의 헌신과 승리의 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지도가 함께 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지도부의 선택은 어떤 경우라도 딜레마 상황에 빠진다.
하지만 동작을의 상황이 정리되지 않을 경우 광주 광산을에서도 당의 전략공천에 후보들이 승복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앞서 주말에도 새정치민주연합과 기동민 후보가 이미 마음을 굳혔으나 광주 광산을의 상황이 마무리되지 않아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던 바다. 광주 광산을에서는 당 지도부는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 윗선의 부당한 수사개입 의혹을 폭로했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전략공천하려고 하지만 본인이 고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7.30 재보선은 현재 정가에서 새누리당의 전당대회와 더불어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을 발생시킬 수 있는 유력한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 재보선에서 야권이 대승하고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될 경우 지금껏 ‘콘크리트 지지층’을 유지해왔던 박근혜 정부 역시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문창극 쇼크’라는 자멸적 선택으로 인한 충격파에 휩싸인 상황에서 ‘막장드라마’를 집필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행태는 ‘사악한 여권’이 ‘모자란 야권’ 덕에 ‘쓰러지지 않는’ 종국의 행태가 반복될 거라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한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의 정치력이 의심되는 것은 물론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새누리당처럼 새로운 계기를 만들기 위한 조기 전당대회의 필요성도 거론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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