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농지법 위반 의혹에 이어 출장비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최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소재 53평 아파트 매수, 40평짜리 신반포아파트 매도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총 5540만 원의 세금을 탈루한 사실을 인정했다. 최 후보자는 포스코ICT 사외이사 시절 받은 억대 소득에 대한 세금도 누락, 늑장 납부하기도 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7일 열린다.

▲ 최양희 미래부 장관 후보자. KBS 리포트에서 갈무리.

미래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은 4일 최양희 후보자(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의 지난 5년 해외출장 22회 중 7차례가 배우자의 출입국기록과 겹친다며 최 후보자가 서울대 출장비 3547만 원 중 일부를 사적 용도로 사용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승희 의원실이 서울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최양희 후보자와 배우자 권아무개씨의 출입국기록을 보면, 최 후보자는 2009~2013년 총 22차례 해외출장을 나갔다. 그런데 이중 7차례 배우자 권아무개씨의 출입국 일자와 행선국가가 같다. 학회 참석 5회, 연구협의 2회였고 방문국가는 프랑스(2회), 태국(2회), 미국·프랑스·홍콩·인도네시아다. 최 후보자는 7차례 출장(총 53일, 출발일·도착일 포함)에서 총 3547만5710원을 썼다. 이중 항공료는 2286만300원이고 체제비는 1261만5410원이다.

유승희 의원실은 최양희 후보자 부부가 프랑스에 체류하던 2012년 12월 최 후보자가 학교에 출장을 제출한 사실을 지적했다. 의원실은 법무부 출입국기록을 제시하며 부부가 그해 12월16일 프랑스로 출국 12월31일 입국했는데 최 후보자가 프랑스 체류 중에 12월26일부터 31일까지 출장을 냈고 항공료를 수령했다고 설명했다.

▲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배우자와 함께 동반출입국한 기록. (자료=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실)

유승희 의원실은 “특히 해당 출장기간이 프랑스 대학들이 성탄절 전후로 약 2주간 방학에 들어가는데 연구협의차 출장을 냈다는 점, 그리고 출장비용 중 체제비는 지급하지 않고 항공료만 지급한 점 등은 구체적인 출장내용 및 사실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최 후보자에게 “국민 혈세로 부부동반 해외출장 다녔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최양희 후보자는 아파트 거래 두 건에 대해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시인, 2일 사과했다. 최 후보자는 지난 2002년 2월 서울 방배동 소재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거래금액을 2억1천만 원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실거래가는 7억4500만 원이었다. 다운계약서를 활용, 취득등록세를 3천만 원 넘게 줄였다. 그는 같은 달 서울 반포동 아파트를 매도하면서도 다운계약서를 작성, 양도소득세 2444만 원을 탈세했다.

최 후보자는 지난 2006년 3월부터 6년 동안 포스코ICT의 사외이사를 지내며 받은 ‘교통비’ 명목의 소득 1억950만 원에 대한 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이를 단독보도한 KBS는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납부했다”고 보도했다. 미래부 인사청문회 준비팀은 포스코ICT에 책임을 돌리면서 지난달 23일 종합소득세를 수정 신고해 세금을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이밖에도 최 후보자는 경기도 여주 별장과 농지를 투기목적으로 매입, 농지를 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래부 인사청문회 준비팀은 “채소를 재배 중”이라고 즉시 해명했으나 이 농지에는 최근까지 잔디만 깔려 있었고 오이 등이 급하게 심어졌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왔다. 최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 최양희 후보자 소유의 경기도 여주 소재 주말농장. (사진=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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