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경기도 여주에 있는 별장부지를 투기 목적으로 매입하고 농지를 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투기 목적이 아니라 주말 체험영농 목적으로 주택과 필지를 구입했고, 현재 채소를 재배 중”이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해당 농지에는 최근까지 잔디만 깔려 있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최 후보자는 주말농장 급조 등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양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 우상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달 30일 최 후보자와 배우자가 2004년 5월7일 매입한 경기도 여주시 산북면 백자리 별장부지의 표준공시지가가 그해 5월28일 투기지역으로 지정됐고, 최근 10년 동안 약 300% 상승했다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우 의원은 최 후보자 부부가 이곳에서 농사를 짓지 않고 정원과 잔디밭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농지법 위반 의혹도 제기했다.

▲ 최양희 후보자 소유의 경기도 여주 소재 주말농장. (사진=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실)
▲ 최양희 후보자 소유의 경기도 여주 소재 주말농장. (사진=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실)
▲ 최양희 후보자 소유의 경기도 여주 소재 전원주택. (사진=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실)

이에 대해 같은 날 미래부는 투기 목적이 아니고 채소를 재배 중이라고 해명했으나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2일 “청문회를 앞두고 잔디밭에 농작물을 급히 심은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올봄에도 농작물이 전혀 없었다. 잔디만 쭉 깔려 있었다. 잔디밭에 농작물을 심는다는 게 좀 이상하지 않나”라는 현지 주민 이야기를 보도했다.

우상호 의원실이 촬영한 해당 농지 사진을 보면, 이 농지에는 고추가 십여 그루가 듬성듬성 심어져 있다. 의원실 관계자는 “6월29일에 촬영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1일 찾아간 이 농지에는 잔디가 깔려 있었고, 잔디밭 사이에 드문드문 농작물이 어색하게 심어져 있었다”며 “그나마 자라고 있는 상추, 오이, 토마토, 호박, 피망 등의 농작물은 대부분 오랫동안 손을 대지 않아 말라비틀어져 있는 등 버려진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잎들은 누렇게 변색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우상호 의원은 2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농지는 농사만 지어야 하는 건데 (최양희 후보자는) 농지 중 일부를 잔디밭으로 만들어 놨다”며 “농지는 농사를 평소에 안 짓는다고 하더라도 농사 용도로 써야한다. 잔디를 깔아 놨길래 저희가 문제를 제기했더니 잔디 중간 중간에 12그루의 고추를 심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어 “지목(토지의 매입 목적)이 분명히 농지로 되어있는 것을 잔디밭을 깔아놨기 때문에 이건 분명 현행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래부 인사청문회 지원팀 정한근 대변인은 2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적법하게 매입했고 채소 재배 중”이라며 “언론에서 추가 제기한 부분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직접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잔디밭에 주말농장을 급조했다’는 의혹에 대해 “토사 함몰 우려가 있어 잔디를 깐 것이고, 주말농장이라는 것 자체가 본격적인 영농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 미비한 측면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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