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의 강력한 출근 저지 투쟁으로 출근 1시30분 만인 오전 10시쯤 되돌아갔던 구본홍 사장이 다시 YTN으로 돌아왔다.

구 사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 지난 5일 사내게시판에 보인 '정상 출근' 의지를 더욱 강조하려는 듯, 또 다시 사장실 출근을 시도했다.

▲ 구본홍 사장(의자 등받이에 왼쪽 팔을 걸고 앉은 이)이 막힌 사장실로 향하는 문 앞에서 한 간부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다. ⓒ송선영
그러나 노조원 40여명이 사장실 앞을 지키며, 오전과 같이 사장실로 향하는 유리문을 잠갔고, 이에 구 사장은 잠긴 문 앞에 의자를 놓고 그 자리에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서류를 보고 있는 구 사장 주변에는 늘 그렇듯이 구 사장의 안위(?)를 살피는 간부 15여명이 함께 하고 있었으며, 일부 간부들은 이러한 상황을 카메라로 담으려는 취재진들을 향해 매서운 눈길을 날리기도 했다.

결국, 간부들의 부담스러운 눈빛 때문에 몇몇 취재진들은 YTN지부의 협조를 받아 '우회로'를 거쳐, 구 사장이 그리도 들어가고 싶어 하는 사장실 앞 쪽으로 쉽게 이동했다.

▲ 몇몇 취재진들이 사진 촬영을 하자, 간부들이 구 사장을 막고 있다. ⓒ송선영
취재진들이 유리문 밖에 있는 구 사장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으려는 그 순간, 몇몇 간부들은 그들의 몸으로 구 사장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이들의 행동은 구 사장의 외로운 '출근 투쟁' 모습을 언론에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그들 나름의 '배려'인 듯 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에 격분한 노조원들은, 취재진들에게 더 좋은 각도에서 구 사장 모습을 찍을 수 있도록 선뜻 촬영용 '사다리'를 제공했고, 이에 취재진들은 의도하지 않게 더 좋은 각도에서 현장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 사장실로 향하는 문 앞에서 '출근 투쟁'중인 구본홍 사장이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송선영
오후 4시50분 현재, 구 사장은 여전히 굳게 잠긴 사장실로 향하는 출입문 앞에서 노조원들과 두 시간이 넘게 대치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쪽은 이날 오후에 낸 보도자료에서 "구 사장은 2시반쯤 산적한 업무를 보기 위해 사장실에 들어가려 했지만 노조원 30여 명이 사장실 출입구를 아예 봉쇄했다"며 "현재 출입구 앞에서 의자에 앉은 채 간부 10여 명과 함께 노조와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사장실로 향하는 문 앞에서 괴로워하는 구 사장과는 달리, '낙하산 출근저지 투쟁'중인 YTN노조원들이 사장실 앞에서 웃고 있다. ⓒ송선영
'산적한 업무'를 보기 위해 출근 투쟁을 벌이고 있는 구 사장, 그리고 '낙하산 사장 온몸으로 거부한다'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YTN지부.

이날 오전 구 사장 출근을 막는 과정에서 한 노조원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질긴 놈이 이긴다고 어디 누가 이기나 해 봅시다."

만만치 않은 구 사장과 더욱 만만치 않은 YTN지부, 이들 사이의 질긴 인연은 언제쯤 끝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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