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의 '낙하산 사장 저지 투쟁'이 52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구본홍 YTN사장이 "8일 정상 출근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YTN지부가 '출근 저지' 방침을 밝혀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구 사장은 지난 5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회사를 정상 경영으로 회복시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상 출근' 의지를 밝히며 출근을 방해하는 조합원들에 대해 '형사고발'할 것임을 시사했다.

구 사장은 "오는 월요일 정상 출근하겠다. 회사를 정상적인 경영 상태로 회복시키기 위해서"라며 "더 이상 불법적인 집단행동으로 출근과 정상 업무를 방해하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측의 이러한 진정성과 노력을 끝까지 방해하는 조합원에 대해서 형사고발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음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 지난 8월 4일, 구본홍 사장이 YTN노조원들의 야유를 받으며 자리를 뜨고 있고 있다. ⓒ송선영
이러한 구 사장의 강경 발언은 최근 YTN지부가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낙하산 사장 반대 및 민영화 저지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회사 쪽의 인사 단행에 항의하며 '인사횡포 불복종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또 출근 방해 조합원에 대한 '형사고발'을 시사한 것으로 짐작해 볼 때 경찰 공권력 동원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으며, YTN지부에 따르면 구 사장은 이미 경찰과 사전 조율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YTN지부는 구 사장의 '출근 강행' 방침에 대해 "인사 불복종 투쟁이 100%참여로 계속되고, '처벌 동참'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분위기 가운데 구본홍씨가 쓸 수 있는 카드가 거의 남지 않아 초조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해석했다.

이에 YTN지부는 8일 오전 7시,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후문에 집결해 '구 사장 정상 출근'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주 내로 총파업 투표결과 공개와 함께 파업 출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은 구본홍씨 글을 바탕으로 YTN지부가 새로 작성한 성명 전문이다.

<YTN을 정상으로 회복시키겠습니다!>

노조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뤄진 파업 찬반 투표'를 사측이 '일방적'이라고 규정한 데 대해 심히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노조는 그동안 구본홍 씨와 일부 간부들이 불법 행위를 저질렀음에도 회사 정상화를 목표로 인내에 인내를 거듭했습니다.

노사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수 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사측의 일방적인 인사 횡포였습니다.

이미 현재도 경영진과 간부진은 파업에 준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구성원의 총의를 듣지 않고, 노조의 열린토론을 저지하고, 부장의 권위도 없는 상태입니다.

언론사에 유례가 없는 '줄대기'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습니다.

24시간 보도 매체의 노조로서 시청자와 주주들을 위해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다음주 파업 찬반 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파업 출정식을 개최하겠습니다.

회사를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더 이상 비겁한 줄대기와 조직 장악 기도로 노조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기 바랍니다.

구본홍 씨가 그동안의 과오를 인정하고 인사를 철회하고 늦었지만 끝장투표를 수용한다면 구 씨와 대화할 수 있음을 밝힙니다.

그러나 노조의 이러한 진정성과 노력을 끝까지 방해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파업으로 응징할 수밖에 없음을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신문·방송 겸영 금지’ 규정 완화와 대기업의 방송사업 진출 허용 등 정부의 방침까지 발표돼, 방송장악 음모가 마각을 드러내는 상황이 됐습니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구 씨와 일부 간부들로 인해 불거진 비정상적인 상태는 국민의 방송 YTN을 누란의 위기로 빠뜨릴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구본홍 씨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금이라도 스스로 물러나길 바랍니다.

YTN을 지탱해온 노조로서, 언론계의 후배로서 고뇌에 찬 당부임을 알아주기 바랍니다.

무엇이 800여 명 YTN 가족들을 위한 것인지 깊이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2008년 9월 6일
구본홍 출근저지 51일, 인사횡포 불복종 투쟁 11일째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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