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구성원들은 KBS 신임 사장의 가장 우선해야 할 조건이 ‘정치적 독립성’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 자질을 갖춘 사장을 뽑기 위해서는 '특별다수제'와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새 노조)는 24일 <차기 KBS 사장의 조건과 과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새 노조는 KBS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19일, 20일, 23일 3일 간 모바일 투표를 진행했다. 총 투표인원은 1561명이며 한계 허용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KBS 구성원들은 차기 KBS 사장이 갖춰야 할 조건으로 정치적 독립성(77.1%)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경영능력, 소통능력이 가장 우선시되는 자질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12.2%, 4.9%였다.

KBS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차기 KBS 사장의 우선과제는 보도 독립성 및 제작자율성 강화(69.3%), 인적 쇄신(10.4%) 순이었다. 새 노조는 이를 두고 “그동안 KBS 내에서 불공정한 방송을 주도했던 인사들에 대한 혁신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는 인식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KBS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 내 16개 직능단체 및 언론학계, 언론시민사회에서 주장하는 특별다수제와 사장후보추천위원회 시행에 대해서도 대다수 구성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개념광장에서 열린 KBS 양대 노조-16개 직능단체 공동 기자회견. 이들은 신임 사장 선임 시 특별다수제와 사장후보추천위원회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미디어스)

특별다수제란 사장 선임 등 중요 안건에 대해서는 재적이사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 의결하는 제도(KBS 사장 임명제청 시 11명 중 8명의 동의 필요로 하는 제도)로 응답자 중 89.2%가 도입 필요성에 찬성했다. 외부 인사가 참여해 사장 후보를 검증하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도 응답자의 85.7%가 찬성했다.

보도 독립성 및 제작자율성 강화 제도적 장치로는 주요 국장에 대한 직선제(35%), 임면동의제(32.7%), 평가제(32.4%)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고르게 나왔다. 구체적으로 기자들은 임면동의제(42.9%), PD들은 직선제(45.4%), 방송기술직종은 평가제(38.6%)를 가장 선호했다. 팀장급 이상 간부 245명이 가장 선호한 방식은 평가제(44.5%), 임면동의제(28.6%), 직선제(26.9%) 순이었던 반면, 평직원들은 직선제, 임면동의제, 평가제 순의 선호도를 보였다.

새 노조는 “직원 대부분이 정치적 독립성을 갖춘 사장 선임과 보도 독립성, 제작자율성 강화를 시급한 과제로 생각하는 만큼, KBS이사회는 직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반드시 특별다수제와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수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새 노조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25일 열리는 KBS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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