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전경 ⓒ미디어스

MBC가 시사교양국장과 보도교양국장을 5일자로 전격 교체했다. 신임 시사교양국장에는 <생방송 화제집중> 등을 담당해온 최우철 시사교양특임 1CP가, 보도국장에는 박광온 <뉴스와 경제> 앵커가 임명됐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박성제)가 이번 인사를 비롯해 최근 일련의 'MBC <PD수첩> 관련 사태'에 대한 장본인으로 김세영 부사장과 김종국 기획조정실장을 지목하고 이들의 퇴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MBC본부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 뒤 발표한 성명에서 “이들이 굴욕적인 편법 사과방송을 선택했지만 MBC를 재벌에 팔아넘기려는 정권의 의지를 꺾기는커녕, 시민사회로부터 외면받고 버림받은 외톨이 신세만 되고 말았다”며 이번 인사에 대해 “경영진은 또다시 정권과의 밀월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MBC 경영진은 지난달 12일 <PD수첩> 사과방송 뒤 법원의 판결과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PD수첩 제작진을 모두 인사발령한 데 이어, 이날 시사교양국장까지 교체했다.

MBC본부는 이 과정에서 김세영 부사장과 김종국 기획조정실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며 두 사람을 구체적으로 못박아 “즉각 자진해서 회사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MBC 시사교양국 PD들도 이날 오전 긴급총회 뒤 성명을 내어 “MBC 전 구성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PD수첩>에 대한 굴욕적 사과방송을 자행했던 경영진이 또다시 정권에 굴복하고 말았다”며 경영진을 맹비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시사교양국장 인사는) 무원칙한 인사다. 시기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적절하지 않은 부당한 인사임을 분명히 한다”면서 “오늘의 굴욕적 인사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 경영진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특히 시사교양국 PD들은 취임한 지 6개월도 되지 않은 국장이 교체된 경우가 전무한 데다 정호식 국장 부임 직전의 전임자가 다시 국장으로 재임명되는 비상식적인 인사였다는 점 때문에 더욱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보도국장 교체에 대해서는 ‘관례적 인사로 무난한 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보도국 관계자는 “대개 보도국장은 1년 단위로 교체한다”면서 “지난주까지만 해도 유임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어제부터 바뀐다는 얘기가 돌기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MBC 경영진은 아직까지 뚜렷한 인사발령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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