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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진짜 직장’ 찾아 올라온 티브로드 노동자들태광 티브로드 직장폐쇄 이틀째, ‘케이블 선도 업체의 나 몰라라’
박장준 기자 | 승인 2014.06.18 16:50

전북 전주에서 티브로드 케이블 방송을 설치하고, 가입자를 관리하는 노동자 50여명이 지난 17일부터 서울 광화문 티브로드 사무실 앞으로 출근 중이다. 전주 기술센터는 지난 17일, 고객센터는 지난달 31일 직장을 폐쇄했다. 부산 기술센터도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18일 티브로드 간접고용노동자 400여 명은 상경했고, 서울에 숙소를 꾸린 채 이틀째 ‘진짜 직장’으로 출근을 시도했다.

티브로드 간접고용 노동자 400여 명, 이틀째 '진짜 직장' 출근 시도 중

경찰이 정문에 진을 치고 막은 탓에 이들은 오늘도 출근을 못했다. 원청 티브로드는 노동자들에게 교섭은 하청인 협력사와 하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정작 돌아갈 직장이 사라졌다. 동료 10명과 부산에서 올라온 한 노동자는 “티브로드는 ‘센터와 얘기하라’고 하는데 센터는 직장을 폐쇄했다”며 “자꾸 ‘일단 파업부터 끝내고 내려오라’는 센터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티브로드 협력사협의회 소속 센터 13곳은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 지 닷새 만인 지난 15일 밤 직장폐쇄를 결정했다. 그리고 이틀 뒤 17일 새벽 문을 닫았다. 모두 조합원이 있는 센터고, 동시다발적으로 직장폐쇄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원청의 지시가 없다면 불가능하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린다. 전주 기술센터 한 노동자는 “사장이 ‘위에서 시킨 거라 미안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이 참여하고 있는 ‘케이블방송·통신 공공성 보장과 비정규직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8일 “원청인 태광 티브로드 측은 자신의 사업부에서 유통점 외주 인력을 투입하면서 사실상 협력업체들의 직장폐쇄를 유도했다”며 “진짜 사장이 나서라는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해 ‘관련 없다’며 발뺌하기 급급했던 태광 티브로드가 전면에 나선 꼴”이라고 지적했다.

   
▲ ‘케이블방송·통신 공공성 보장과 비정규직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티브로드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 티브로드에 간접고용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미디어스)

법적 사용자? 임금교섭도 못하는 '바지사장' 

티브로드는 하도급업체와 계약을 맺고 47개 기술, 고객센터를 운영 중이다. 각 센터는 티브로드가 영업목표를 할당받고, 건수를 채우는 대로 수수료를 받아 노동자들에게 지급한다. 희망연대노동조합 케이블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는 센터가 임금 분배, 노무관리 정도만 대행하는 사실상 위장도급 업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센터장은 원청 없인 임금교섭조차 못하는 ‘바지사장’이라는 이야기다.

노동조합이 원청 티브로드에 임금 인상을 위해 5년 동안 동결한 수수료를 올리고, 하도급 계약기간을 5년 이상으로 늘려 고용안정을 보장해 원-하청과 노사 간 상생 조건을 마련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원청이 도급비와 수수료 등을 현실화하지 않고는 고용안정, 임금 인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티브로드 입장은 완강하다. “법적 사용자인 하도급업체와 교섭하라”는 것.

티브로드는 지불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5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케이블SO)인 티브로드는 CJ헬로비전과 업계 1, 2위를 다툰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을 보면, 티브로드 2012년 매출액은 5842억 원이다. 케이블SO 매출액 총액의 25.2%다. 순이익은 1808억 원으로 점유율 38.3%다. 2위 CJ헬로비전보다 800억 원 정도 많다.

티브로드 지불 능력 충분, 케이블선도 업체 모범 보여야

원청 티브로드가 ‘나 몰라라’ 하는 태도를 보이고, 하도급업체들이 직장폐쇄를 단행하면서 교섭은 더 꼬이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9월 파업 때처럼 티브로드를 점거하는 등 지금보다 강경한 계획도 고려하고 있다. 티브로드지부 이시우 지부장은 18일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원청 티브로드에 즉각적인 해결을 요구한다”며 “원청이 책임지지 않는다면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남신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케이블 선도기업으로 지불능력이 충분하고 사회적 책임이 있는 대기업 티브로드가 원청 사용자답게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당 김일웅 서울시당 위원장은 “티브로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인권을 보장하는 것에서부터 케이블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 티브로드는 노동조합과 사용자성을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가 원청에 요구하는 11가지 안이 담긴 플래카드. (사진=미디어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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