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당시 정부 편향 보도로 논란을 빚었던 윤두현 YTN플러스 사장이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한 언론인들의 비판이 거세다. 전임자였던 이정현 전 수석이 KBS를 망치는 데 일조한 것처럼 윤 수석은 YTN을 망치는데 앞장설 것이라는 우려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은 10일 오전11시 청와대 부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두현 홍보수석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YTN 권영희 지부장, “윤두현 YTN 내 악행이 너무 많아”

이 자리에서 YTN 권영희 지부장은 “윤두현 씨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발탁됐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스러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 6월 10일 오전11시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윤두현 홍보수석 임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미디어스
권영희 지부장은 이정현 전 홍보수석에 대해 “국민의 방송 KBS를 정권에 가져다 바치는데 일조하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은 채 그 자리에서 스스로 옷을 벗고 사표가 수리됐다”며 “그런데 그런 자가 이제는 주요지역 새누리당 보궐선거 후보자로 거론되고 주무부처의 장관으로 물망이 오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홍보수석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KBS에 ‘해경비판 자제’를 지시한 혐의로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고발된 상황이다.

권영희 지부장은 “그런 자리에 윤두현 씨가 간다고 하니 쪽팔렸다”면서 “윤두현은 어떤 자인가. YTN에 정권을 가져다바치며 개인의 영달을 위해 애쓴 인물로 그의 악행이 너무 많아 정리하는데 힘까지 들었다”고 주장했다.

윤두현 홍보수석은 MB시절 정부가 발행한 ‘재래시장 상품권’이 외면받고 있다는 YTN 리포트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을 기사 첫머리에 언급한 것은 기사에 의도가 있다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으니 기사를 고치라”고 지시(2009년 정치부장 시절)한 것을 비롯해 △내곡동 사저 관련 보도를 누락·축소 지시(2011년 보도국장 시절), △BBK 김경준 기획입국설 가짜 편지 관련 ‘단독 보도’ 누락(2012년 YTN보도국장 시절), △새누리당 후보 정준길 공보위원의 안철수 불출마 협박 택시기사 증언 누락(2012년 YTN 보도국장 시절) 등으로 논란을 빚은 인물이다.

이 밖에도 윤두현 홍보수석은 2012년 YTN 파업에 참여한 여기자에게 성희롱성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권영희 지부장은 “박근혜 정부는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과 해직언론인 복직이라는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많다. 이 가운데, 윤두현 홍보수석 내정은 또 다른 박근혜 정부 불통의 시작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같은 언론인으로서 민경욱·윤두현 부끄러워”

▲ 기자회견 피켓 사진ⓒ미디어스
기자회견에서 언론노조 강성남 위원장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윤두현 홍보수석에 대해 ‘언론경험으로 균형감 있는 사람’이라고 임명이유를 밝혔는데,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새누리당은 지금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다고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그 개조에 본인은 제외시킨 것 같다”며 “같은 언론인으로서 정권에 가서 못된 짓만 하는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과 윤두현 홍보수석이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규찬 대표는 “박근혜 정부에서 홍보수석에 윤두현이라는 작가를 가져가 쓰는 것은 사실 놀랄 일도 아니다”라면서 “세월호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이정현 전 수석을 슬그머니 빠지게 하고 그 빈 구멍에 허겁지겁 메우려고 하니 그 같은 엉터리 인사가 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 대표는 “청와대 홍보수석이라는 자리는 사회적 채널을 담당하는 막중한 자리이다. 그 자리에 한계가 명확한 윤두현 전 사장을 내정한 것은 뻔한 수”라고 비판했다.

새언론포럼 현상윤 회장 역시 “권력의 감시라는 언론의 제1본분을 망각하고 대통령만 바라보고 가는 자들이 언론권력을 틀어쥐고 조정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주의 발전은 요원할 것”이라고 윤두현 홍보수석 내정에 대한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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