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들이 ‘진보교육감 시대’가 열린 선거결과에 대해 ‘전교조의 승리’라고 폄하하거나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언급하고 나선 가운데 진보언론들은 일제히 혁신학교를 부각시키기 시작했다.

▲ 9일자 한겨레 1면 기사
특히 9일자 <한겨레>는 1면, 4면, 5면 기사를 통해 혁신학교의 긍정적인 사례와 혁신학교 비판에 대한 반론을 담았다. <한겨레>는 “모두 세차례에 걸쳐 혁신학교와 자사고가 각각 일반학교 강화와 슬럼화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보고, 획일화된 평준화를 넘어 새로운 공교육을 실험하려는 ‘진화된 진보 교육정책’을 통해 ‘2기 진보 교육감 시대’의 과제를 짚는다”(4면)는 취지로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한겨레> 기사는 혁신학교의 성과와 함께 혁신학교 학부모들이 교육감 선거에 미친 영향도 언급했다. “앞서 6·4 지방선거 기간에 서울지역 혁신학교 학부모들은 ‘혁신학교 지키기’에 나섰다”라면서 혁신학교 학부모들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 선거운동에 적극 결합했음을 섬명했다.
▲ 9일자 한겨레 4면 기사
이는 현장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실제로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치른 관계자들은 “<조선일보> 등의 보도와는 달리 전교조의 역할은 거의 없었고 지역단위에서는 학부모들의 열정적인 선거운동이 결정적이었다”라고 지적한다.
<경향신문> 역시도 14면 기획기사에서 <‘보편적 교육모델’로 힘 받은 혁신학교, 1500여곳 더 늘어난다>라며 혁신학교의 부흥 문제를 다뤘다. <경향신문>은 14면 기사에서 “혁신학교는 원래 1990년대 후반 농촌의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으로 착안됐다. 교육 정책의 모습을 띠고 시작된 것은 2009년 4월 경기도 교육감 보궐선거에서 김상곤 교육감이 이기면서부터다”라며 혁신학교의 역사를 설명했다.
<한겨레>는 5면 기사에서 혁신학교에 관한 <다섯가지 오해와 진실>을 다뤘다. 전교조의 해방구라 오인받지만 경기도 혁신학교 중 전교조 소속 교사는 14%이나 교총 회원 교사는 31%에 달하고, 진보 교육감의 발명품이라 말하지만 교육현장 자발적 운동서 시작된 것이며, 학력 저하 우려가 있지만 서울 혁신중 학력이 크게 좋아진 사례가 있다는 것, 예산 특혜를 운위하지만 수억이 지원되는 특목고에 비해 혁신학교는 연 1억 정도 지원을 받는 다는 것, 혁신학교 성패의 핵심은 공교육 혁신에 대한 열정과 능력을 가진 교사라는 점 등을 지적했다.
▲ 9일자 경향신문 14면 기사
<경향신문> 역시 14면의 <혁신학교, 오해와 진실>이란 기사에서 비슷한 논란들을 다뤘다. 두 신문은 혁신학교의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으며 성적도 결코 하락하지 않으며 오히려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진보언론의 이와 같은 접근은 ‘진보교육감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그들의 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을 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혁신학교가 성공적이고 인기있는 정책이라는 지점을 넘어, 공교육의 역할을 재정의하면서 공교육 혁신 혹은 개혁의 맥락 속에서 혁신학교라는 대안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설명 역시 필요해 보인다. 앞서 보았듯, <한겨레>는 기획 의도에서 그 부분을 드러내려고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설명이 얼마나 널리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혁신학교 이후의 진보적 공교육 개혁의 목표지점이나 정책 역시 명확해 질 것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