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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저기서 진기승 동지가 뛰어내렸다”[인터뷰] 전주 신성여객 버스기사 김태훈씨 “기승이형 죽은 이유 알리고 싶다”
박장준 기자 | 승인 2014.06.07 18:31

지난 4월30일 밤 11시께 한 버스기사는 회사 건물 국기봉과 자신의 목에 밧줄을 묶고 뛰어내렸다. 그는 지난 2009년부터 버스를 몰았고 2012년 파업에 참여했다 그해 말 해고됐다. 2013년 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결정을 내렸으나 그해 중앙노동위원회가 뒤집었다. 그가 뛰어내리고 10시간 뒤 5월1일 서울행정법원은 ‘부당해고’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그는 뇌손상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 전북 전주 신성여객에서 버스를 몰던 노동자 진기승(48)씨 이야기다.

진씨는 4월30일 밤 동료, 가족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함께 파업을 했던 노조위원장에게 “결국 이용만 당한 것 같아 너무 억울하네요. 신성 동지여러분, 사측 놈들의 농간에 나 같이 놀아나지 마십시오. (중략) 또 다시 나 같이 억울한 해고당하는 일이 없도록 똘똘 뭉쳐 여러분들 권리행사하세요. 그 동안 따뜻한 위로 고맙습니다. 다음 생애는 버스기사가 대우받는 곳에서 태어나고 싶습니다”라는 문자를 남겼다. 두 자녀를 두고 그는 지난 2일 떠났다.

   
▲ 진기승씨의 동료들이 전주 신성여객 사옥 1층에 마련한 분향소. 진씨는 분향소 바로 위에서 뛰어내렸다. 진씨의 동료들은 진씨가 운명한 지난 2일 이후 이곳에서 승무거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5일 밤 <미디어스>가 찾은 신성여객에는 버스는 없고 기사 수십 명만 있었다. 이들은 진기승씨가 눈을 감은 이튿날인 3일부터 승무를 거부하며 농성 중이다. 지방선거가 있던 4일 회사는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을 했다. 회사는 경찰의 협조 속에 버스 60여대를 전주월드컵경기장 주차장으로 빼냈다. 이 과정에서 총 9명이 체포, 연행됐다. 신성여객은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 임시 컨테이너를 갖다놓고 한국노총, 국민노총 소속 기사들만으로 ‘파행영업’ 중이다.

전주지역 버스노동자들은 지난 2010년부터 싸웠다. 신성여객의 경우 통상임금 문제가 있었다. 버스기사들은 2010년 9월 민주노조를 만들고 12월 ‘1차 파업’을 했다. 이 파업은 ‘합의서’로 끝났지만 회사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았다. 노조는 2012년 3월 “노조를 인정하라”며 2차 파업을 벌였다. 그때 진기승씨는 회사가 동원한 대체인력과 몸싸움을 벌였고, 그해 6월 구속됐다. 진씨는 석 달 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회사는 곧장 징계위를 열고 그를 해고했다.

“1년 동안 노조 활동도 하면서 잘 버텼다. 그런데 박봉에 가정까지 있는 사람은 한 달 버티기도 힘들다. 회사 관리자들은 진기승 동지를 회유했다. 기승이형도 다시 일을 해야 했다. 4월 초에 진기승 동지가 노조에 찾아왔다. ‘회사에서 민주노총 조끼 벗으면 복직시켜준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느냐’는 얘기였다. 우리는 ‘괜찮다. 마음만 같이 가자. 우선 회사에서 확답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4월 중순 진기승 동지가 다시 찾아왔다. ‘속은 것 같다’고.”

   
▲ 지난 5일 전주시내 버스정류장에 진기승씨의 사연을 알리는 글이 붙었다. (사진=미디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신성여객지회 김태훈 사무장은 <미디어스>와 인터뷰에서 뛰어내리기 전 기승이형을 이렇게 기억했다. “기승이형은 열 달 정도를 회유를 받으며 살았다. 관리자들이 회장 집에 데려가서 무릎을 꿇렸다고 했다. 자존심이 센 사람인데도 무릎을 꿇었다. 다시 일하고 싶어서….” 김 사무장은 “그 동안 회사에 속은 것에 자존심이 상했을 거고, 관리자들이 회유하는 과정에서 ‘법원 가면 (진기승 당신이) 진다’고 해서 부담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진기승씨가 뛰어내리고 조합원들은 사무실을 점거했다. 김태훈 사무장은 “우리는 ‘책임자를 처벌하고 사죄하라’고 요구했지만 회사는 우리 요구는 안 듣고 나 몰라라 했다”며 “5월 초 회장이 회사에 왔는데 하는 말은 ‘누가 죽으라고 했가니?’였다. 모두 감정이 올랐다”고 회고했다. 간부들은 5월6일부터 17일까지 승무를 거부했지만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5월28일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이 현장을 찾았지만 회사는 오히려 ‘강공’으로 전환했다.

   
▲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에 위치한 신성여객 사옥. (사진=미디어스)

“회사는 일관되게 얘기한다. 회장은 ‘나와 무슨 상관이냐, 내가 뭘 잘못했냐’고 하고 관리자들은 ‘우리가 잘못했다는 증거가 있냐’고 한다. 진기승 동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도 ‘관계없는 일’이라고 했다. 우리는 하루 18~19시간씩 격일제로 일한다. 파업을 해야 누가 누군지 아는 게 버스기사들이다. 그리고 원체 월급이 박하다. 파업이 한 달 넘어가면 빚을 져야 하는 조합원들이 태반이다. 그래도 열심히 싸우려고 한다. 답은 없지만 이번에는 이길 때까지 싸워야 한다.”

그는 “이번 투쟁은 진기승 동지의 유지”라며 “죽으면서 동지에게 ‘싸우라’고 했는데,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투쟁을 안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께서 ‘우리가 싸우고 있다’는 것보다 진기승 동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유와 협박에 노동탄압까지… 비굴하게 무릎까지 꿇었던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시민들이 버스노동자들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면 이런 죽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여객 기사들은 지난 4년 동안 150여일 파업과 투쟁을 반복했다. ‘민주노조’ 깃발을 띄울 때 146명이던 조합원은 지금 97명 남았다. 전주에는 신성여객 포함 총 5개 버스회사가 382개 노선을 운행한다. 신성여객 기사들은 버스에 올라타 시민들에게 진기승씨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김태훈 사무장은 “기승이형은 동료들만 보면 ‘미안하다’고 했다. 그 형이 분향소가 차려진 바로 그곳에서 뛰어내렸다. 이제 우리가 더 열심히 투쟁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신성여객은 노동자들의 승무거부에도 한국노총, 국민노총 소속 기사들만으로 버스를 운행 중이다. 민주노총 소속 기사들은 버스에 올라타 시민들에게 진기승씨의 사연과 승무거부 이유를 알리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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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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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은민 2014-06-29 06:44:02

    저희 아버지도 버스를 하시는지라... 충분히 고인 기승 아저씨 맘을 충분이 이해하고 잘압니다....많이힘드셨을텐데....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사셨으면좋겠습니다...먼하늘에서도 가족들 항상 지켜주십쇼..!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전주시내)버스 기사 아저씨들 힘내십쇼!!응원합니다.   삭제

    • 조윤서 2014-06-13 21:13:46

      무능하다~~ 전주시 아직도몇년이나된 버스파업해결도못하나 몇명이나죽어나가야해결할거냐 불쌍한노동자그만죽음으로몰아가라 해결하라!!!!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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