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8일 정치권, 학계, 법조계 추천을 받아 뉴스편집자문위원회를 발족했다. 네이버는 “PC와 모바일에서 자체 편집하는 뉴스 영역의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감 있는 뉴스 서비스”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독과점을 유발하는 뉴스편집을 통제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네이버는 “자문위원회는 네이버뉴스 서비스가 다양한 뉴스를 전달하는 플랫폼으로서 공정한 기능을 다하기 위해 기사편집, 배열, 검색결과 노출방식 등에 대한 검토와 모니터링, 의견제시 등의 자문과 검증 활동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논의 안건과 내용을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다음의 ‘열린이용자위원회’ 같은 방식이다.

▲ (왼쪽부터) 유민영 위원, 허영일 위원, 문재완 위원, 김민환 위원장, 이동호 위원, 정관주 위원, 김경모 위원,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플랫폼센터장. (사진=네이버)

네이버에 따르면 자문위원은 총 7명인데 정치권, 법조계, 학계의 추천을 받은 인사다. 자문위는 이날 경기도 분당 네이버 본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위원장을 뽑고, 위원회 활동 방향 등을 논의했다. 김민환 고려대 명예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자문위는 1년 임기로 매월 정례회의와 비정기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자문위원 7명 중 과반인 4명은 정치권이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문위에 참여한 한 정치권 추천인사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여야가 2명씩 추천했다”고 확인했다. 새누리당은 캠페인전략연구소장과 정관주 변호사, 새정치연합은 허영일 부대변인과 유민영 전 춘추관장(위기관리컨설팅 ‘A case’ 대표)을 추천했다.

네이버 홍보팀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추천을 받은 이유’에 대해 “네이버 뉴스 서비스를 두고 정치권에서 ‘한쪽 성향으로 치우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나 비판이 가장 많이 나오고 있어 추천을 받았다”며 “공론장을 만들어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추천 당사자와 이유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네이버는 167개 언론사가 공급한 뉴스를 자체 편집해 내보내고 있는데 연합뉴스 등 통신사와 일부 언론사의 기사 비중이 지나치게 높을뿐더러 “기술적으로 보수적인 편집”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한국온라인편집기자협회(회장 최락선)는 지난 3월부터 네이버의 ‘분야별 주요뉴스’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네이버가 ‘자정’ 활동에 나선 것은 이 같은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문위 설치가 근본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락선 회장은 “여론 독과점을 유발하는 뉴스 편집을 감시하고 통제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자문위 조언이 편집자들에게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자문위원은 정치권이 4명을 추천했고, 학계와 법조계가 총 3명을 추천했다. △김민환 고려대 미디어학부 명예교수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경모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이동호 캠페인전략연구소 소장 △정관주 변호사 △허영일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 △유민영 위기관리컨설팅 ‘A case’ 대표다.

위원장을 맡은 고려대 김민환 교수는 2년여 전부터 중앙일보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 교수는 고려대와 전남대에서 한국언론사 등을 가르쳤고, 한국언론학회장을 지낸 바 있다. 네이버 홍보팀 관계자는 “김민환 교수는 가장 추천을 많이 받았고, 김 교수의 학식과 연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모셨다”고 말했다.

▲ 2014년 3월1일부터 31일까지 네이버 분야별 주요뉴스 모니터링 결과. (자료=한국온라인편집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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