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를 본격 조명한 SBS 다큐멘터리 <SBS 대기획-신의길 인간의 길>(6월 29일~7월 13일 방송)에 대한 일부 기독교계의 반발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발족한 SBS사태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SBS 광고주를 비롯해 SBS의 모기업인 주식회사 태영에 대해 불매운동까지 들어가겠다고 선언해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기독교계 신문인 '뉴스앤조이'는 대책위의 성격에 대해 "보수 기독교계로서, 그동안 SBS를 항의방문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빠지는 대신 교단 총회장과 목회자, 신학교수, 언론인 중심으로 구성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뉴스앤조이 기사 <'SBS사태 대책위원회' 공식 활동 시작>)

대책위는 28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일부 신문의 광고면에서 <한국교회, 1200만 성도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하고, SBS에 대해 △시청 거부 △광고주 불매운동 △모기업인 주식회사 태영 불매운동 △전화 항의 △법적대응 △손해배상 청구인단 모집 등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 28일 중앙일보 24면 광고
대책위는 해당글에서 "한국 교회는 진정 동네북이 됐는가. 이 사람도 치고 지나가며, 저 사람도 두드리고 가더니 이제는 장사꾼 방송에서도 기독교를 폄훼하고 조롱했다"며 "지금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거룩한 분노를 품고 행동할 때"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성을 부정하는 것은 인류의 역사를 부정하고 우주의 실체를 부정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인데, 장사꾼 방송인 SBS가 감히 우리 주님의 거룩성을 무참하게 짓밟았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모독하고, 기독교의 선한 가치에 대해서도 악하다고 왜곡하는 악의 도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우리의 선택은 편협한 종교 신념에 의한 이기주의적 행동이 아니다"라며 "이 일은 한국 교회가 진리를 지켜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책위 심만섭 사무국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SBS가 지난달에 한기총 엄신형 회장의 반론을 보도하긴 했으나 이는 반론보도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난 25일경에 SBS에 공문을 보내 △기독교 폄하에 대한 사과 △재발방지 약속 △인터넷 사이트의 프로그램 삭제 등을 시행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 <SBS 대기획-신의 길 인간의 길> 홈페이지
'SBS불매운동'에 대해 심 국장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잡은 것은 없으나 향후 SBS의 태도에 따라 조율해 나갈 것"이라며 "SBS의 반응만 기다리지 않고 민형사상 문제 등 다양한 책임을 묻기 위한 절차들을 진행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대책위의 이같은 결의는 검찰이 최근 조중동 불매운동을 벌인 네티즌을 구속까지 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향후 검찰의 대응이 주목된다. 심 국장은 "조중동 불매운동을 한 네티즌과 우리는 다르다. 그들은 광고주에게 수도 없이 전화해서 괴롭히고 그랬지만 우리는 적법한 절차를 따라서 정중하게 할 것"이라며 "SBS 광고주도 SBS의 실체에 대해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SBS는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서유정 <신의 길 인간의 길> 책임프로듀서는 "지금 논의 중"이라며 "곧 회사차원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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