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도·인사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기자들이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간 지 3일째, KBS <뉴스9>는 뉴스시간 22분으로 끝났다. 이는 평소 KBS 뉴스의 1/3수준이다. 이 가운데, KBS새노조 권오훈 본부장은 종편 JTBC에 출연해 길 사장의 퇴진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KBS <뉴스9>는 21일 이현주 아나운서의 단독 진행으로 방송됐다. 이날 역시 뉴스 리포트는 13개로 그 수가 확연히 줄어 파행을 이어갔다.

KBS <뉴스9>에서는 <“사퇴 없을 것”…총파업 찬반 투표 돌입>으로 KBS사태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이날은 길환영 사장이 특별담화문을 통해 사퇴거부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했을 뿐 아니라 양대노조의 파업 시 엄정한 대처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주목됐던 부분이다.

KBS ‘뉴스9’, KBS사태에 대해서 ‘기계적 중립’

▲ 5월 21일 KBS '뉴스9' 화면 캡처
KBS는 해당 리포트에서 “길환영 KBS 사장은 오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선동과 폭력에는 결코 사퇴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며 “이어, 불법적인 선동과 행동에 대해서는 자신의 직을 걸고 엄중 대처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길 사장은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KBS 뉴스와 인사에 개입하고, 또 효자동으로 달려가 ‘세월호’ 유족에게 사과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KBS는 이와 함께 “그러나 KBS 구성원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보직 사퇴한 부장·팀장급 간부는 모두 242명이며 뉴스 앵커 14명도 제작 거부에 동참했다. 기자협회를 중심으로 1인 시위에 나섰고, 특파원 20여 명은 길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또한 “KBS 양대 노조도 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러고는 “이런 가운데 오늘 열린 KBS 이사회는 길환영 사장 해임 제청안의 상정 여부를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KBS이사회는 다음 주 26일(월) 상정하고 28일(수) 표결처리키로 결정했지만, 시간상 반영되진 못했다.

이 밖에도 KBS <뉴스9>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과 장남 대균 씨의 체포를 위해 금수원 압수수색 집행, △세월호 사고해역 이틀만에 시신 1구 수습, △검찰의 관피아 등 민관유착 척결 수사 나선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KBS 새노조 권오훈 위원장, JTBC에 출연 길환영 사장 사퇴를 말하다

KBS 사태에 대한 더욱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던 곳은 오히려 타 언론사였다. 특히, KBS새노조 권오훈 본부장은 종편 JTBC에 출연해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JTBC <뉴스9>는 이날 KBS사태와 관련해 3개 리포트를 배치했다. 길환영 사장의 담화문에 대해 김시곤 전 보도국장과의 발언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했다. 또한 국회에서 정홍원 총리가 KBS에 홍보수석이 ‘(잠수사들이) 수색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사기를 올려 달라는 뜻’으로 협조를 요청해 논란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 JTBC '뉴스9'에서는 언론노조 KBS본부 권오훈 본부장이 직접 출연해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KBS새노조 권오훈 본부장을 직접 JTBC 스튜디오로 출연해 KBS사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주기도 했다. KBS본부는 그동안 위법성과 특혜 등을 이유로 종편에 대한 반대했던 입장이기 때문에 향후, 다양한 해석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공교롭게도 KBS와 JTBC의 간판뉴스 제목은 <뉴스9>로 같은 상황이다.

권오훈 본부장은 JTBC <뉴스9>에서 “길환영 사장에 대한 구성원들의 판단은 이미 끝났다”며 “새노조 조합원 대상으로 98%가 불신임했다. 2%만이 신임한다는 결론이다. 보직을 사퇴한 간부에서부터 평직원들가지 길 사장이 더 이상 KBS 사장 역할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권오훈 본부장은 또한 길환영 사장의 정치파업 운운한 것과 관련해 “<방송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보도내용에 간섭해온 사람이 길환영 사장”이라면서 “또, KBS 내에서 가장 정치적인 인물은 길환영 사장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정홍원 총리의 ‘단순 협조요청’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상식적으로 구조작업이 지지부진할 경우, 그것을 비판해야 더욱 성과를 낼 수 있는 게 아니겠느냐. 그런데 비판을 자제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구조를 더 잘하기 위한 지시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권오훈 본부장은 KBS이사회 결과에 대해 “길환영 사장 사퇴에 대해서는 정부여당 추천 이사들 또한 부정적으로만 보고 있지 않아 7대4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KBS노동조합과의 공동파업 가능성 높게 예측하기도 했다.

한편, JTBC 손석희 앵커는 KBS 사측의 경우, 입장 개진 요구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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