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YTN의 공기업 소유 지분 모두를 팔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8일까지 정부 관련 주식 2만주(전체 지분의 0.05%) 가량을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29일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YTN의 공기업 지분은 과거 경영의 어려움을 겪을 때 정부가 방송 공공성을 고려해 이를 구제해준 것"이라며 "이제 회사도 정상화됐고 주가도 괜찮다. 어제(28일)까지 정부 관련 주식 2만주 가량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신재민은 더 이상 입을 놀리지 말라'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YTN의 주주사인 공기업들을 문체부 차관의 꼭두각시쯤으로 치부하는 발언이며 공기업들을 향해 'YTN 주식을 내가 시키는대로 팔라'고 협박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서,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여의도통신
신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연합뉴스 자회사로 출발한 YTN은, 어려울 때 (정부가) 구제해 준 것으로 사기업같으면 벌써 망했을 것"이라며 공기업 지분 매각은 코스닥 시장에서 시장원리에 따라 진행되고 있어 조금씩 팔고 있다"고 말했다.

신 차관은 또 "장외 혹은 일괄 매각을 하게 되면 3개 신문(조중동)에 YTN을 넘기려는 음모라고 할 것 아니냐"며 "공기업 소유 지분을 팔려고 하기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이 공기업 선진화의 방안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구본홍 사장을 두고 일고 있는 '낙하산 인사' 비난 여론에 대해서는 "내가 일관되게 얘기한다. YTN은 우리(정부)와 관계없다"며 "구본홍 사장은 노무현 정부가 선출한 이사장들이 뽑은 사장으로, YTN 관계자들이 모셔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YTN 관계자 "민영화는 YTN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

이에 대해 YTN 관계자는 "현재 내부에서 정부의 발표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YTN지분 매각은 YTN내부에서도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라며 "이것이 민영화의 신호인지 전주곡인지 알 수는 없으나 민영화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여서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YTN의 공기업 주식 지분은 한전KDN 21.43%, KT&G 19.95%, 한국마사회 9.52%, 우리은행 7.60% 등 모두 58.49% 이다. 이밖에 미래에셋생명이 13.57%, 기타 주주 27.93% 등의 지분이 있다.

YTN지부 "신 차관 YTN 주식 브리핑, 구본홍 구하기가 본질"

▲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송선영
한편, YTN지부는 성명에서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또 궤변을 늘어놨다"며 "정부는 YTN 노조가 구본홍 낙하산 사장 선임 반대 투쟁을 가열차게 진행하자 구본홍을 통해, 청와대를 통해, 그리고 오늘 신재민 차관을 통해 YTN 지분 매각 얘기를 기회 있을 때마다 해왔다"고 비난했다.

이어 "신 차관의 YTN 주식 브리핑은 결국 구본홍 구하기가 본질"이라며 "방송장악 음모의 마각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 보이고 있는 현 정권이 결국 YTN의 민영화를 위해 구본홍에 낙하산을 씌워 불시착시켰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YTN의 공적 지배구조는 보도의 생명이 공정방송 유지의 근간이며 보수 족벌언론인 조중동이나 자본이 넘볼 대상이 아님을 밝힌다"며 "신재민 차관의 발언은 YTN이 M&A 대상 주식이라고 정부 스스로 공표한 셈으로 YTN 주식으로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힐 경우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YTN지부의 성명서 전문이다.

<신재민은 더 이상 입을 놀리지 말라!>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또 궤변을 늘어놨다.

'구본홍 낙하산' 규정에 관해 'YTN은 코스닥 시장에 등록된 주식회사이니 YTN 이사회에 물어보라'고 호기롭게 얘기했던 신재민 차관이 주식회사 YTN의 주식 얘기를 차관 자격으로 행한 공식 언론 브리핑에서 늘어놓았다.

앞뒤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직권을 남용한 발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신 차관은 정부가 YTN 보유 주식을 모두 매각할 것이며 이미 일부를 시장에서 팔았다고 말했다. YTN의 주주사인 공기업들을 문체부 차관의 꼭두각시쯤으로 치부하는 발언이며 공기업들을 향해 'YTN 주식을 내가 시키는대로 팔라'고 협박한 것에 다름 아니다. 주당 만원 이상에 투자한 주식을 4천원대에 팔라고 압박하는 것이니 해당 공기업에 배임을 강요한 셈이다.

신 차관은 다음과 같은 거짓말까지 했다.

'당시 출자해 들어간 공기업들이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해서 지분 매각에 들어갔다.'

YTN 주주사들은, 신 차관에겐 안됐지만, 모두 흑자 기업들이다. 신재민 차관은 또 YTN 지분을 시장을 통해 조금씩, 느리게 팔겠다고 했다. YTN 주식 4200만주 가운데 천만주 정도를 매집해야 1대 주주가 될 수 있다. 공기업 보유 주식 가운데 천만주가 시장에 조금씩, 느리게 팔려야 새로운 주인이 등장한다는 얘기다.

하루 주식 평균 거래량이 10만주에도 못미치는 YTN 주식을 시장에서 얼마나 조금씩, 얼마나 느리게 팔겠다는 의도인지, 그래서 언제 신재민 식 민영화를 완성하겠다는 것인지 근본적인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신재민 차관 스스로 말한 방식이라면 몇년이 걸릴 지 모를 일이다.

신재민 차관, 당신은 YTN이 몇년에 걸쳐 진행될 매집에도 대응하지 못하는 조직으로 보는가?

YTN 노조의 의로운 저항에 당황해 앞뒤 안재고 '주식 장난'을 쳐봤다고 고백하길 권한다. 정부는 YTN 노조가 구본홍 낙하산 사장 선임 반대 투쟁을 가열차게 진행하자 구본홍을 통해, 청와대를 통해, 그리고 오늘 신재민 차관을 통해 YTN 지분 매각 얘기를 기회 있을 때마다 해왔다.

구본홍 씨가 YTN 노조의 저지에 막혀 출근조차 못하던 8월 초, 주총 통과 이후 처음으로 사장실에 잠입해 스스로 농성을 벌이던 구본홍 씨가 처음 내놓은 카드가 바로 '지분 매각'설이었다. '우리은행이 보유한 YTN 주식이 곧 시장에 풀린다'는 등의 말을 공식적으로 유포했다. 잠시 조직 내 불안 심리가 유포됐으나 협박이라는 판단을 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또 지난 19일 노조와 구본홍 씨 간 대화가 결렬되자 청와대 모 인사는 '만주가 장외 시장을 통해 팔렸다'는 말을 노조에 전해왔다.

그리고 오늘, 구본홍 씨의 기만적인 부팀장 인사 이후 '파업 찬반투표 위임' 결의가 나오고 부장단에 의한 중재가 결렬되자 이제는 신재민 차관이 스스로 막후에서 나와 'YTN 주식 브리핑'을 자처했다.

신 차관의 YTN 주식 브리핑은 결국 구본홍 구하기가 본질이다. YTN 노조는 정권이 얼마나 다급한지 이해한다. 예상치 못했던 YTN 노조의 구본홍 저지, 민영화 저지 투쟁에 구본홍 씨 하나만으론 안된다는 판단으로 신재민 씨가 나섰다고 본다.

YTN 노조는 방송장악 음모의 마각을 꺼리낌 없이 드러내 보이고 있는 현 정권이 결국 YTN의 민영화를 위해 구본홍에 낙하산을 씌워 불시착 시켰다고 확신한다.

YTN의 공적 지배구조는 보도의 생명이 공정방송 유지의 근간이며 보수 족벌언론인 조중동이나 더러운 자본이 넘볼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해괴한 신재민 식 민영화 방식 또한 YTN 노조의 분노만 키울 뿐 결코 '구본홍 구하기'의 카드가 될 수 없음을 밝힌다.

신재민 차관의 발언은 또 YTN이 M&A 대상 주식이라고 정부 스스로 공표한 셈이므로 향후 주가 조작 세력이 YTN 주식으로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힐 경우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신재민 차관에게 권한다. 이제는 더 이상 입을 놀리지 말라 !
신성한 YTN의 주식을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 !

2008년 8월 29일, 구본홍 출근저지 43일째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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