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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곤 전 보도국장, 청와대 KBS 개입 추가 폭로'해경 비난 말고, 대통령은 뉴스 초반, 국정원은 후반'등..."길, 울며 사퇴 종용"
김수정 기자 | 승인 2014.05.16 22:50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KBS에 "지금은 구조작업이 급하지 않느냐. 해경 비난은 나중에 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매우 구체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보도에 '개입'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기자 총회에 참석해 자신이 보도국장으로 재직한 1년 5개월 동안 KBS 보도국에 청와대가 어떻게 개입해왔는지 자세히 폭로했다.

   
▲ 길환영 KBS 사장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사진=KBS, 미디어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16일 저녁 7시 30분부터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KBS기자협회(협회장 조일수) 긴급 총회에 참석, 청와대의 보도 개입에 대해 낱낱이 밝혔다.

이날 기자 총회에 참석해 김시곤 전 국장의 발언을 들은 KBS의 기자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새 노조)의 말을 종합하면 청와대는 KBS 보도 부문에서 상상 그 이상의 매우 세부적인 사항까지 '깨알같이' 간섭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세월호 관련해서 청와대에서 "해경 비판은 나중에 해 달라. 지금은 구조작업이 급하지 않느냐" 하는 항의가 있었고, 평소에도 "청와대에서 보도 이후 항의와 문제제기성 전화가 가끔 걸려왔으며 자신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길환영 사장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해외순방에 나가면 전전긍긍하면서 "대통령 관련 아이템은 뉴스 시작한 지 20분 안에 해 달라"며 주요 뉴스로 보도할 것, '국정원 대선 개입 보도의 순서를 내릴 것' 등의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또, 길환영 사장이 본부장 회의에 직접 찾아와 지시한 적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 청와대는 KBS 보도국에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지금은 구조가 급하지 않느냐. 해경 비난은 나중에 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연합뉴스)

김 전 국장의 폭로대로, KBS는 지난해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부각하는 비슷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재차 방송했고, 급작스레 <한중 우정콘서트>를 기획해 대통령의 방중을 대대적으로 환영하기도 했다. 또한 KBS는 지난해 국정원 대선개입의 전말이 드러날 당시에도 국정원 관련 보도에 극히 몸을 사렸고, 국정원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지상파 3사 중 가장 소극적으로 보도해 비판받은 바 있다.

김시곤 전 국장은 본인이 보도국장을 재직한 이래 "대통령 비판 보도를 한 차례도 안 했고, 여당에 대한 비판도 단 한 차례밖에 없었으며 그래서 야당에 대해서도 비판을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시곤 전 국장은 길환영 사장이 자신에게 "잠시 3개월만 쉬면 일자리를 찾아주겠다"고 제안했고, '눈물까지 흘리며 사퇴를 종용했다'고 전했다. 김시곤 전 국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오후 9시 5분쯤 퇴장했으며, 다른 기자들은 김 전 국장의 폭로에 따른 향후 방향을 추가 논의했다.

기자 총회에 참석한 한 기자는 "김시곤 국장은 마치 투사가 된 것처럼 말했다"며 "분위기는 매우 무거웠고, 때때로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KBS 기자들은 총회에서 오간 내용을 정리해 오늘(16일)자 KBS <뉴스라인>에 긴급 반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많이 나왔다고 한다.

새 노조는 기자협회 총회가 끝난 직후,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모두발언을 공개하며 "이제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이 답하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길환영 사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KBS는 16일 오후 10시 41분, 자사 홈페이지에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발언을 담은 뉴스를 게재했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청와대, 수시로 보도 외압·길환영 사장, 대통령 부각 보도 지시” 바로가기)

다음은 새 노조가 공개한 김시곤 전 국장의 발언이다. 

김시곤 전임 보도국장 발언 주요 내용 전문

● 김시곤 전임 보도국장은 오후 7시 30분 기자협회 총회가 열리는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 도착했고, 곧바로 조일수 기자협회장의 안내가 있었습니다. 본사 촬영 카메라가 녹화를 시작했고, 김시곤 국장의 모두 발언과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된 질의 응답은 약 2시간 가량 이어졌고, 이후 김시곤 국장은 퇴장, 기자들만 남아서 향후 기자협회의 대응 방안을 놓고 총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기자협회는 오늘 밤 뉴스라인에 이와 관련된 보도를 하기로 하고 야간발생 아이템에 준하는 계통을 밟아 당직국장 주간 등과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 모두 발언

  먼저 보도책임자로서 제 소명을 다하지 못해서 죄송스럽다. 외부의 보이기에 너무나 부끄러운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할 수 있게 한데 기회를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후배들도 마찬가지이고 외부에서 가장 궁금해 하는 사항은 보도 독립성 침해 사례, 또 하나는 5월9일 무슨 일이 있었나. 보도 독립성 침해 사례는 정확히 1년 5개월 보도국장했는데 가장 최근에 5월 사례만을 정리해서 기자협회에 넘겼다. 나머지 14개월 동안은 어떻게 진행됐는지 유추하면 되겠다.

■ 보도국장 사임 관련 청와대 인사 개입

 5월 9일 있었던 일만 설명하겠다. 유가족들이 회사 앞에 몰려와서 KBS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제 이름을 불렀고, 저희 사퇴와 사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농성이 있었다. 농성 끝난 게 새벽 2시 40분. 새벽 3시에 6층 임원 회의실에서 사장. 부사장. 임원, 보도본부 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 요구에 대해 본부노조 일방적 주장이기 때문에 정면 돌파하는 것으로 사장이 결정하고 확인했다. 당일 오후 2시에 본부노조 주장을 반박하는 공식 기자회견을 하기로 확정. 5시간 후인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비상 임원회의 열렸고, 새벽 3시 방침을 재확인했다.

 오후 12시 25분 사장 비서로부터 사장이 면담하겠다는 연락 와서 6층에 올라갔다. 사장의 전언은 "주말에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어 위기국면이다. 기자회견 잘 해 주길 바란다" 이야기 들었다. 정확히 1시간 뒤인 오후 1시 25분, 즉 기자회견 35분 남은 시각에 휴대전화로 사장 휴대전화 왔다. 올라오라고 했다. 사장은 BH, 청와대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제게 회사를 그만 두라고 했다. 잠시 3개월만 쉬면 일자리를 찾아보겠다고 회유를 했다. 그러면서 이걸 거역하면 자기 자신도 살아남을 수 없고, 이건 대통령의 뜻이라고 까지 말하며 눈물까지 흘렸다. 너무도 부끄럽고 창피하고 참담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분노했다. 이 말을 어디에 가서 할 수 있겠나. 저 자신도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 사람이 과연 언론기관의 수장이고, 이곳이 과연 언론기관 인가하는 자괴감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기자회견을 했다.

■ 구체적인 보도 개입 사례

 분야를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있다. 정치를 제외하고는 거의 개입이 없었고, 매우 독립적이었다고 자평한다. 정치 부분은 통계를 봐도 금방 아는데 대통령 비판은 단 한 차례도 없었고, 새로 정부 출범하는 1년 동안 허니문 기간은 비판 자제. 2월 25일 허니문 끝나고 대통령 비판은 단 한 차례도 없다. 정부 여당 비판도 제가 기억하기로는 한 차례만 있었다. 서울시당의 내부 문제 비판했었고, 마찬가지로 민주당 비판 못했다. 민주당도 비판의 대상에서 성역이 돼버린 측면 있다.

■ 청와대 직접 지시 여부

 청와대로부터 전화는 받았다. 그건 내가 판단하기에는 어떻게 보면 그쪽 사람들의 소임이기도 하고, 그건 우리뿐만 아니라 타사에도 할 거다. 진보지에도 할 거다. 소화를 하거나 걸러 내거나 하는 건 바로 보도책임자, 경영진의 소임이라고 생각. 그 자체를 문제 있다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 역대 사장들의 뉴스 개입 여부

  기본적으로 사장 선임 구조 자체가 대통령 임명 구조여서 그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회 될 때마다 얘기했듯이 선임 구조 바뀌어야 하고, 정권에 유리한 보도 해 달라고 요청 있겠지. 뉴스에 대한 개입을 안 했던 사장이 정연주, 이병순 전 사장이었다. 두 사람은 가편집, 큐시트 받지 않아. 이병순 전 사장도 뉴스 관여 안한다고 천명. 외부 전화도 하지 말라고 반드시 이야기한 걸로 알고 있다. 뉴스 큐시트를 받기 시작한 게 김인규 사장이고 지금까지 이어졌다. 다만, 사장은 그런 전화를 받게 되면 걸러내고 저항할 건 해야 하는데 그걸 더 증폭시켜서 100의 내용을 200, 300배 증폭시키는 사장이 있는 반면, 50 정도로 걸러서 내려보내는 사장이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문제 제기된 지하철 사고 확대 보도

 완전 코미디다. 그런 조작은 절대 한적 없다. 우리 뉴스 블록화 돼 있기 때문에 꼭지를 늘린 건 맞다. 2꼭지 늘었는데 본부장이 제안했고, 그 뉴스는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안전불감증의 연속, 세월호 이후 이어진 사고여서 키울만한 가치가 있었다. 절대로 뉴스를 조작해서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건 무시무시한 생각이다. 하느님 믿지 않지만 하늘에 걸고 맹세한다.

■ 세월호 보도 관련 청와대 개입

  세월호 참사 관련해서 가장 비판적인게 K, 그다음 SBS, MBC는 반 밖에 안 됐다. 후배들도 많이 발제했고, 세월호 참사에 관한한 우리 보도가 결코 뒤지지 않고 비교적 잘한 보도라고 자평한 적 있다. 다만, 정부쪽에서는 해경을 비난하지 말 것을 여러 번 요청, 받아들이기 나름이고 우리가 많이 비판했다. 밖에서 연락이 오더라도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전화 받을 때, 보도국장 방이 비상상황실 비슷해서 내가 앉아있으면 오른쪽 편집주간. 왼쪽 제작2부장, 취재주간, 4명이 같이 일을 했는데 청와대 연락이 왔다. 오픈해서 받았고, 항의해도 받아 들이냐의 문제다.

(청와대 요청 내용은?) 한참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니까 해경 비판을 나중에 하더라도 자제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해경 관련 보도가 꾸준히 나갔고, 그런 요청이 잘 안 받아들여지니까 다른 루트를 통해서 전달된 것 같다. (다른 루트라면?) 사장을 통한 루트인데 5월 5일에 사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보도본부장실을 방문, 사장 주재 작은 모임이 있었는데 보도본부장. 나. 취재. 편집주간 4명이 해경에 대한 비판은 하지 말라달라는 지시가 있었다. (청와대에서는 보통 누가 연락했나?) 당연히 대 언론 역할을 맡은 자리가 있다. (홍보수석?) 끄덕..

■ 청와대 출입기자 관련 인사 개입

(새 정부 들어서고 청와대 모 인사가 이화섭 전 본부장에게 특정 기자를 청와대 출입기자로 발령 낼 것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사장과 불화 시작돼서 자리를 그만 둔 사실 있나?) 인사 문제는 대상자가 있어서 말할 수 없지만, 당시 보도국장, 본부장까지 보도본부에 있는 간부들은 다 그 의견(청와대 요청)에 반대했다.

■ 길환영 사장, 대통령-정치 관련 보도 원칙

  길환영 사장이 대통령을 모시는 원칙이 있었다. 대통령 관련 뉴스는 러닝타임 20분 내로 소화하라는 원칙이 있었다. 정치부장도 고민 했는데 순방 때마다 몸살을 앓았다. 이른바 꼭지 늘리기 고민이지. 뉴스 전반에 있어서 사장이 개입한 부분은 다른 건 거의 없었고, 정치 아이템이다. 분명히 짚어야 할 부분인데 여당의 모 의원이 TV에서 얘기하는 날은 반드시 전화가 왔다. 어떤 이유가 있든 그 아이템을 소화해라. 일방적으로 할 수 없으니까 야당과 섞어서라도 해라. 누구라고 말을 안 해도 정치부 기자들이라면 모두 알 것이고, 화면에 가장 많이 등장한 사람 헤아려보면 금방 알 것이다.

■ 국정원 관련 보도 개입

(국정원 관련 기사에도 영향력이 있던 건지?) 사장의 개입이 다른 부분에 거의 없었는데. 국정원 수사에는 일부 있었다. 순서를 좀 내리라던가, 이런 주문이 있었지. (단독 빼는 건?) 단독을 뺀 적은 없는 걸로 안다. 그건 문제가 크지.

■ 채동욱 검찰총장 관련 TV조선 보도 인용 문제

(TV조선 인용 보도 관련해서 지시 있었나?) 결코 없었다. 양심에 걸고. 두 번째인가 올라갔는데 본부장실에서 최종 라인업하는데 본부장이 톱 이야기했고, 모두 올릴만하다고 판단했다. 끝. 

 

2014. 5. 16.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김수정 기자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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