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와 KT가 알뜰폰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진출해 있는 SK텔레콤 계열사 SK텔링크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SK텔링크는 특히, SK텔레콤 또는 SK와의 혼동을 주어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거대 통신사를 등에 업는 이런 영업 방식에 대해 타 알뜰폰 업체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이미 통신시장에서 독과점을 형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을 앞세워 알뜰폰 시장 조차 불공정 경쟁으로 치닫고 있단 지적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3일 보도자료를 내어 2014년 1분기 SK텔레콤 자회사 SK텔링크 업체 관련 상담건수가 총 409건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 역시 지난 9일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알뜰폰 관련 소비자상담 건수가 667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사실상 알뜰폰 관련 불만상담 중 60% 이상이 SK텔링크 업체에서 발생했다는 말이 된다.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SK텔링크 소비자 불만 관련 보도자료

SK텔링크, 1분기 불만 상담은 409건...알뜰폰 전체 불만 중 60% 이상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1/4분기 SK텔링크 업체와 관련한 상담건수는 총 409건으로 집계됐다. 주요 피해사례로는 ‘계약불이행(불완전이행 포함)’ 175건(42.8%), ‘유사상호와 관련 피해’ 104건(2.4%), ‘청약철회’ 40건(9.8%), ‘계약해지·해제’ 18건(4.4%), ‘명의도용’ 11건(2.7%)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SK텔링크는 통신서비스 자체의 문제보다는 하위 판매점들의 상술로 인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된 것”이라며 “특히, 전화권유로 계약체결 시 약정기간, 기본료, 위약금 대납, 단말기요금 등 구두로 설명했던 계약조건과 다른 경우와 소비자에게 사전에 정확히 고지하지 않음으로 발생되는 피해가 많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이 같은 경우 피해입증이 어려워 고충을 겪고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SK텔링크에 대한 소비자 불만 중 더욱 문제로 꼽히는 부분은 ‘유사상호’에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SK텔링크를 구분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주로 피해를 입고 있는데, 노인들의 경우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구제방법을 몰라 사실상 더 많은 피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상담원이 SK텔레콤이라고 하거나 SK라고만 소개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특히, SK우수고객을 위한 혜택인 것처럼 말해 소비자에게 SK텔레콤이라고 오인하게 해 노인들에게 상품을 제대로 인지시키지 않고 단말기 무료라는 말로 현혹했다”고 밝혔다.

“전화 권유로 SK우수고객이라고 하며 통신사 변경없이 휴대폰 개통이 가능하다고 연락이 옴. 소비자는 SK텔레콤을 이용 중이었기 때문에 SK텔레콤에서 판매하는 것이라고 인지함. 알고 보니 SK텔링크를 통해 휴대폰 개통이 되었고 SK텔링크 측에 민원제기 하니 대리점과 해결하라며 책임을 회피함”<피해 사례 중>

타 알뜰폰 업체들, SK텔링크에 대한 불만 고조…“정부가 대책 세워야”

이와 관련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SK텔링크 판매점 관련 소비자 피해가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통신 판매점들의 상술 및 피해 실태를 파악하여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두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24시간 이내에 이메일, 팩스 등 문서로 계약서를 교부하도록 하며, 이를 지키지 않은 경우 계약해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또한 “알뜰폰 업체는 의무적으로 녹취를 하도록 하며, 이를 어기거나 분쟁 발생 시 녹취 자료 공개 거부, 계약 불이행 등 규정을 위반한 업체에게는 불이익을 주어 공정하고 올바른 거래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텔링크가 ‘계얄불이행’, ‘유사상호’ 등으로 소비자 피해를 크게 발생시키는 것에 대한 알뜰폰 시장 내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애초 공정경쟁이 가능하지 않은 구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지난 9일 한국소비자원이 알뜰폰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가 크게 급증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며 “그런데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이 SK텔링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지적이 나오자 (사)한국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는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SK텔링크의 왜곡된 영업으로 인해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고, 이는 ‘알뜰폰’ 시장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 착실히 영업해온 다른 알뜰폰 업체들은 이 같은 상황이 억울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한국소비자원이 667건의 소비자상담 건수만 밝히고 구체적으로 어떤 알뜰폰 업체인지 밝히지 않아 잘못을 범한 특정업체가 아닌 알뜰폰 업계 전체가 피해를 입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편, SK텔링크 홍보팀에서는 “자사 관련 1분기 접수된 고객불만은 중복 민원을 제외하면 총 190건”이라며 “접수된 민원 모두 100% 처리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소비자 불만 접수와 신속한 해결을 위해 관련 단체와 핫라인을 구축해 원만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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