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뉴스 편집 조작 중단해야
- 포털 대선보도 공정성 문제 심각하다

주요 포털의 2007 대선보도의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선미디어연대는 지난 9일 네이버와 다음의 대선보도에 대한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포털의 친이명박 뉴스 편집 경향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서 네이버 측은 반박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음 역시 대선미디어연대의 포털 모니터 보고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포털의 뉴스 제목 바꾸기와 편집행위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수년전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모니터를 통해서 포털이 뉴스 제목을 바꾸는 등 의도적인 편집행위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누리꾼의 93%가 포털을 통해서 뉴스를 접한다고 한다. 그만큼 포털의 영향력이 얼마나 센 것인지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기에 유권자와 누리꾼의 공정한 판단과 후보자 선택을 위해서 포털의 대선보도가 공정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대선미디어연대가 지적하고 나섰듯 포털의 대선 보도의 공정성 논란은 우려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네이버 이용자위원회의 대표위원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 참여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2일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기자협회는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서 이 문제에 대한 네이버의 입장 표명을 촉구한 바 있다. 이어 하루 만에 네이버 이용자위원회 대표위원이 사퇴한 사실은 미디어비평 전문지와 인터넷기자협회 등의 문제 제기를 사실상 수용한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특히 네이버의 공정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뉴스 편집 조작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 12일 밤 23시 30분부터 13일 새벽 1시까지 네이버 뉴스 화면과 엠비시 뉴스 화면을 교차로 모니터를 진행한 결과, 네이버 측이 제목과 본문 일부를 뜯어고친 사실이 드러났다. 네이버 측은 엠비시 뉴스데스크의 "한, 국회일정 중단" 보도에 대해서 제목을 바꾸어 “국감 증인 기습채택 국회일정 중단"이라고 네이버 첫 화면에 여러 시간 동안 게재해 놓았다.

엠비시는 보도를 통해 국회 일정 중단의 주체가 한나라당임을 명확히 했으나, 네이버는 ‘국감증인 기습채택’으로 ‘국회일정 중단’ 됐다는 뜻의 제목을 뽑았다. 제목 바꾸기는 해당 사실의 인과 관계를 180도 다른 각도에서 해석할 수 있는 시각을 누리꾼들에게 던져줄 수 있다. 네이버가 단 제목은 대통합민주신당의 김경준 BBK 관련 증인 채택이 파행의 원인이 됐다고 해석될 수 있다.

더욱 이상한 점은 해당 보도 본문에서도 뉴스 편집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엠비시 보도 원문에서는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입장이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 김정훈 원내 부대표(한나라당) : "어제 정무위 불법 증인의 채택 과정은 아예 그 존재 자체가 부존재한 것으로 원천 무효입니다."

● 최재성 원내 대변인(대통합민주신당) : "이명박 후보가 떳떳하다면 오히려 국감 증인을 자청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상기 발언은 보도 화면을 확인해 본 결과, 발언자들이 국회 기자실에서 언론을 상대로 브리핑한 내용을 엠비시가 편집한 화면이었다. 그러나 네이버는 또 한번 이 부분에 칼질을 했다.

인터뷰: 어제 정무위 불법 증인의 채택 과정은 아예 그 존재 자체가 부존재한 것으로써 원천 무효입니다.

인터뷰: 이명박 후보가 떳떳하다면 오히려 국감 증인을 자청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네이버는 국회 브리핑에서 밝힌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 관계자의 발언을 '인터뷰'라고 표시하고서 누가 인터뷰한 것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브리핑과 인터뷰는 명백히 다르다. 브리핑 내용을 인터뷰로 표기한 것도 오보이지만, '인터뷰'라고 해 놓고서 발언의 주체가 누군인지 삭제했다. 한마디로 엠비시 보도기사에 대해서 네이버의 편집의 손이 칼질을 가한 것이다. 이런 뉴스 편집으로 인해 독자들은 해당 기사 부분을 부주의하게 읽거나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도대체 누구의 발언인지 알 수 없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네이버 측이 BBK김경준 증인채택 관련 한나라당의 방어적인 입장과 통합신당의 공세적인 대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모르게 할 요량이 아니었다면 발언의 주체가 명시된 엠비시 보도 원문을 네이버 뉴스에서 삭제한 행위는 명백한 왜곡보도이자, 뉴스편집 조작이라고 할 수 있다.

방송사에서 송고한 보도 내용과 관련, 몇몇 방송사 보도 기사 원본과 네이버의 뉴스를 비교해 보면 인터뷰 또는 브리핑의 주체를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엠비시 보도에 대한 네이버의 뉴스 조작은 단순한 실수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이 문제에 대한 네이버의 입장 표명을 촉구한다.

최근 모 정당의 대선 후보는 인터넷언론 대표자와의 간담회에서 “포털이 뉴스 매개만 해야지 제목을 고치고 편집행위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000는 평정이 됐지만 00는 폭탄이다”라는 포털의 대선보도에 대한 유력한 한 대선후보 진영의 시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포털 스스로 과연 대선보도에서 공정한 시각을 유지할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포털은 대선보도와 관련 뉴스의 제목을 바꾸고 뉴스 본문에까지 칼질을 하는 뉴스 편집 조작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2007년 10월 16일

한국인터넷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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