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이 이런 때에 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부끄럽게도 일중독 강남좌파라서, 강남좌파 워커홀릭이 아니라. 그리고 이 지면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내 야심을 숨기는 것은 너무 중요한 문제였고 힘든 일이었다. ‘야심’이나 ‘경쟁’은 그 자체로 가치가 내재된 단어로 들리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사전에 있는 야심(野心)의 뜻 중 두 번째는 ‘무엇을 이루어 보겠다고 마음속에 품고 있는 욕망이나 소망’이다. 이 단어가 풍기는 냄새가 싫다면 비전이나 사명으로 바꾸어도 좋다. ‘의미’를 찾아야 일할 수 있는 인간, 그 의미를 ‘일’ 안에서 발견하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며, 마침내 그 ‘의미’를 가장 잘 구체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의 일을 설계하면서 쌓여있는 문제를 아주 창의적으로 해결할 때만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종류의 인간이 있다.

이 태도를 그대로 정치 성향에 적용해보자. 다양한 계층과 환경, 저변을 최대한 겪어내면서 그 안에서 ‘이 사회에 대한 프레임’을 만들며 살아왔다. 개인적으로 내게는 인문 좌파의 이론 가이드는 내가 살아냈던 밤 알바의 현장들만큼만 중요했다. 거친 아저씨들의 개똥철학이, 서구 유수의 이론들에 비해 나에게 준 가르침이 결코 덜하지 않다. 아니 보다 직접적이었다. 다만 ‘권위’를 부여하는 행태에 있어서는 다르겠지만, 무엇이 나를 더 성장시켰느냐고 본다면 명백히 내 가까이 있던 삶의 준거를 꼽겠다. 여기에만 갇히면 인간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된다. 이론은 그 다음이다.

이 과정을 몇 번에 걸쳐 반복하면 내 세계가 단단해진다. 자신의 삶의 실천의 저변을 넓혀 왔던 이들은 소위 학자들의 ‘명저’(분야는 상관없다)를 읽으며 자신이 인생에서 깨달은 통찰들이 보다 학문적 언어로 구현되어 있음을 확인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책에서 ‘나와 공감한 포인트’들을 발견할 때 우리는 밑줄을 긋는다. 내 생각이 맞았으므로. 나는 경험주의자인 동시에 이성의 힘을 믿는 ‘합리주의자’로 살고 싶다. 하지만 경험과 어떤 보편성이 중요하게 여겨질 경우 어떤 방법론은 야심의 냄새와 비슷한 불편함을 준다. 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며, 그것을 한탄하기보다 ‘그래서 어떻게’를 더 고민하는 종류의 사람이다. 원인에 대해 동의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것은 잘하고, 이미 하고 있는 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내 첫 직장은 시민단체 비스무리한 곳이었고, 나는 차츰 시간이 지나 드물게 역으로 야심있는 인간이 되었다. 언제나 미래 지향적이었고, 현실을 놓지 못했기 때문에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내는 실제의 방법’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렇다. 그래서 ‘일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사회를 바꾸는 일을 너무 간절히 원해서 하는 일을 사랑하게 된 것인지, 아니면 일을 사랑해서 언제나 일에서 ‘사회적 의미만을 찾았는지’는 모르겠다. 올 초부터 시작한 ‘일’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이 사실을 깨달은 나는 굉장히 부끄럽고 슬펐다. 내가 일을 견디기 위한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진보 정당을 후원하면서 자기계발서나 경제경영서의 이야기들을 읽는다는 사실이 괴로웠다. 마음에 위로가 되는 어떤 통찰들과 비전을 제시하는 책들 중 일부는 종종 가방에서 발견되고 싶지 않은 ‘사장의 말이 담긴 책’이 되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쓸 만한 경영 구루의 책도 그렇게 포장해야 책이 팔리는 세상이다.) 어느 순간 나는 다른 의미에서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가면을 선택했다. 언젠가 내게도 ‘그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그러던 중 만난 이가 이 책 《혁신기업의 딜레마》를 권했다. 그는 책에 인용된 꽤 중요한 이야기를 직접 번역해 메일로 보내왔다. 쓰는 글을 흥미롭게 봐왔다며 만나자고 한 이 치고는 너무 뜻밖의 행동이었다. 그는 맥도날드 밀크셰이크가 팔린 이유는 사람들이 생각한 것과 다르며, 기존 컴퓨터 기업들이 재무 지표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아웃소싱을 할수록 핵심 역량과 기술을 신생 기업들에게 내주는 꼴이 되며, 이렇게 와해된 산업에서 기존 거대 기업은 신생 회사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저자의 비즈니스 행사 강연물을 틀어놓고 통역해가며 누차 강조했다. 당신이 있는 업계는 어떠냐는 말을 빠뜨리지 않은 채.

컨설턴트로 일을 시작해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교수가 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파괴적 혁신 전략’으로 유명한 경영학의 구루로 현재 미국 경제경영 바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 1위다. 부끄럽게도 그의 이름을 몰랐고 이론은 흥미로웠지만, 책은 생각보다 지루했다.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제대로 ‘알고 싶었고’, 책에 따르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근거가 되는 사회적 변화를 예측해볼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대기업은 기존 산업에서 계속 강자일 수 없다. 내가 있는 업계에는 ‘업계의 블랙홀’이라 불리는 기업이 있다. 심한 양극화에 모든 종사자들이 좌절을 한다. 그러면, 당신 말이 맞아야 한다. 희망은 어디서나 찾고 싶으니까. 죽음의 위기를 딛고 다시 강단에 선, 하버드 교수의 글이 뜻밖에 울림으로 들려온 것이 최근 읽게 된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다. 사실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를 악의 축으로 여기는 어떤 분위기 안에서 이런 책을 집는 것은 상당한 결심이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꽤 두려웠다. 책이 주는 유용함이 있다면, 영향을 받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경영학의 대가인 그가 자신이 정립한 몇 가지 이론들과, 기존 경영학에서 가지고 있는 중요한 프레임들을 통해 인생을 ‘경영적으로 관리하는 법’을 말하고 있다. 여기서 ‘경영적으로’는 투입 대비 성과를 말하는 것으로 책 안에서는 사실상 ‘행복하게 인생을 사는 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는 많은 사회과학자들이 사회에 대해 그러하듯, ‘이론’을 인생을 잘 살게 하는 중요한 방법론이라고 말한다.

“나는 집필을 하며 경영학 연구의 핵심적 접근 방법을 따랐다. 그것은 이론을 이해하자는 것이다. 이론이란, 너무나 많은 똑똑하고 선한 사람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려다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마는 배경의 인과관계 매커니즘을 말한다. 이론을 이해하면 학생들은 이론을 안경 렌즈처럼 ‘착용’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종강일에 내 동창들 삶에 빈번하게 일어났던 사건들을 요약, 정리한 뒤 학생들과 함께 조직의 가장 기본적 요소인 우리 자신을 분석하면서 논의를 한 걸음 더 확장시켰다. 사례 연구 대상을 기업이 아닌 우리 자신으로 삼은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강의를 묶었다. 그는 꽤 까칠하다. 10분 안에 자신의 연구 결과가 인텔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해달라는 인텔 회장에게 “불가능합니다. 제가 인텔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먼저 이론을 설명하는 겁니다. 이론에 대한 설명을 들으셔야만 이론이 제시하는 렌즈를 통해 인텔을 바라볼 수 있을 겁니다.”라고 답한다.

그에게 이론이란 ‘범주화’하고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 ‘예측’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다. 그래서 이 책은 사회생활, 관계, 행복이란 범주에서 기업의 전략과 가정생활, 인생의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이론을 제시한다. 조언을 준다거나 관점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다. 매 삶의 순간 벌어지는 선택지들을 보다 예측 가능하고 잘 판단할 수 있도록 근거가 되는 이론들을 제시하며 자신의 경험을 말하며 주변 잘 나갔던 동료와 친구들이 어떻게 고꾸라졌는가를 그대로 보여주고자 한다.

“이론들은 강력한 도구이다. 더 젊은 시절 싸웠던 문제에 적용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론이 없다는 건 지도나 육분의 없이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 좋은 이론은 사람들이 비즈니스에서나 인생 전반에서 좋은 결정을 내리게 도와준다. 경험에 근거한 판단은 유혹이 되기 쉽다. 보다 근본적인 도전을 해결하고 일어날 일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견고한 이론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야심과 마찬가지로 불편한 단어 중 하나는 ‘전략’이다. 그는 전략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략이라는 말이 낯선가? 기본적으로 전략은 성취하고 싶은 것과 성취하는 방법을 말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전략은 기업의 우선순위, 향후 기회와 위협에 대응하는 방법, 부족한 자원 할당 방식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1분 이상 생각해보지 않아도 우리 모두 이와 같은 전략 수립 과정을 밟고 있다는 걸 깨달을 것이다. 우리에겐 사회생활을 하는 목적이 있다. 그런 목적을 추진하는 도중에 예상하지 못했던 기회와 위협이 생긴다. 그리고 시간, 재능, 에너지 같은 자원을 어떤 식으로 할당할지의 여부에 따라서 우리 인생의 실제 전략이 결정된다.”

우선순위는 핵심적인 의사 결정 기준이다. 다시 말하면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은 곧 그 자신의 삶이다. 다만 사회생활을 하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종종 우리를 정말로 행복하게 하는 것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문제다. 이런 일은 번번히 일어나므로 그는 욕망을 철저히 검증하고 확인할 것을 계속해서 강조한다. 인생의 우선순위와 자원을 검토하라는 말이다. 정말로 하고 싶은 걸 찾아내려는 계획과 인생에서 생기리라 기대하지 못했던 기회와 도전 사이에 균형을 가장 잘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자신의 삶도 그랬다. 크리스텐슨의 꿈은 원래 그가 존경하던 신문 <월스트리트저널>의 편집인이었다. 글재주가 뛰어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하면 수천 명의 언론사 구직자들 중 두각을 나타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MBA 1년 차에 <월스트리트저널>의 인턴에 지원했으나 떨어지고 컨설턴트가 되었다. 5년을 일하며 MBA를 마쳤고, 진짜 언론인으로 경력을 시작하겠다고 와이프에게 말한 순간 친구에게 동업을 제안 받는다. 그렇게 기업가이자 경영자가 되었다. 87년 블랙먼데이 직전 회사는 상장되었지만, 시가 총액은 폭락했고 벤처 자본가들에게 투자를 받기 위해 주식을 매각하며 지분을 양보했고 해고되었다. 다시 언론인이 되겠다는 전략을 추구할 무렵, 하버드 경영 대학원에서 박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37세에 학생이 되었다.

학계에 몸 담은지 20년, 그는 현실, 이론, 글 재주 모두 뛰어난 교수가 되어 있다. 여전히 그의 꿈이 편집인인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다. 그와 같은 역할과 영향력으로 살고 있으므로. 그는 말한다. 늘 <월스트리트저널> 편집인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결과적으로 이 의도적 전략은 창발적 문제나 기회의 흐름을 막지 않았다. 때로 기회를 받아들이는 것보다 전략 추구가 어렵다. 의도적 전략을 계속 추진해야 하는지, 새로 생겨나는 전략을 수용해야 하는지. 이 때 유용한 도구가 바로 ‘발견 지향 기획’으로 ‘전략이 효과를 보게 만들려면 무엇이 사실로 판명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가설 검증의 중요성은 인생에도 기업에도 필수적이다.

경영학에서는 인센티브가 모든 것을 가능케 하며 세상을 돌아가게 한다고 가르친다. 우선순위를 바꾸는 것이 바로 인센티브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프로젝트가 추가 될 때마다 동기 부여를 위해 계속해서 인센티브를 주어야해야 하나? 예외가 있다. 바로 비영리 활동가들이다. 동기 이론에 대한 권위자인 프레데릭 허즈버그에 따르면 우리를 깊이 만족시키는 것들은 ‘도전적인 일, 인정, 책임, 그리고 개인적 성장’이다. 그 자신 주변에도 세상을 자기 발밑에 둘 것 같았지만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선택을 한 이들이 있다. 그것은 ‘동기부여 요인이 아닌 위생 요인’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일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했을 때 개인을 실망케 하는 요인이 위생요인이다. 여기엔 지위, 보상, 고용 안정, 직무 조건, 회사 정책, 감독 관행 등이 들어간다. 돈을 벌 수 있는 몇 년을 포기하고 공부를 하면 졸업의 순간 거액의 빚을 지게 된다. 가족과 주변의 기대에 맞추어 살아가려는 압력을 벗어나기 힘들다. 따라서 그들은 은행원, 펀드 매니저, 컨설턴트 등의 괜찮은 직업을 선택한다.

반대로 열정적으로 하고 싶어서 그런 일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을 정말로 좋아했고 적성에 잘 맞았다. 반면 경제적 보상을 얻겠다는 심리가 작용해 그런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은 얼마 안 가 그 일을 후회하기 시작한다. ‘교육을 발판으로 삼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사회 문제를 해결하거나 기업이인이 되고 자기 사업을 시작하는 꿈을 성취하고 싶어’ 경영학을 선택한 이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돈의 추구는 기껏해야 일에서 느끼는 좌절감을 완화시켜줄 뿐이지만, 부자들이 부르는 유혹의 노래는 사회 최고의 엘리트들까지도 혼란에 빠뜨린다. 진정으로 행복을 찾고 싶다면 의미 있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공하고 더 많은 책임을 질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찾아야 한다.”

이 경영학의 대가는 행복을 평가할 때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단계를 넘어서면 돈, 지위, 보상, 고용 안정 같은 위생 요인의 개선은 행복의 원인이라기보다는 부산물이라고 말한다. 한국 사회는 지금 이것이 보장되지 않기에 생존을 위협받는 것이지만, 상승하는 사람들에게는 가능한 일이리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차츰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직무 분야를 찾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상아탑에 앉아서 불현 듯 정답이 머릿속에서 튀어나올 때까지 문제를 끌어안고 고민만 하고 있으면 그런 경험을 하기 힘들다. 전략은 거의 항상 의도적 기회와 예상하지 못했던 기회가 혼재하는 상황에서 만들어진다. 중요한 건, 자신의 재능, 관심 우선순위가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하는 곳이 어디인지 알 때까지 계속해서 뭔가를 시도하는 것이다.”

심지어 저자는 성취도가 높은 사람들조차 위험하게도 무의식적으로 보유 자원을 가장 즉각적이면서도 가시적인 결과를 낳는 활동들에 할당한다고 말한다. 발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과 같이 실제로 장기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말이 아닌, 진짜 자원을 할당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의도와 다른 전략을 실현하게 될 뿐이다. 자원들은 결정한 전략을 실현하는데 쓰여야 한다. 그리고 그 가정들이 통제 범위에 있는가를 검증해야 한다.

“이렇게 가설을 검증하고 걸어가기 위해서는 삶에서의 자원 할당이 중요하다. 우리는 개인 시간, 에너지, 재능, 재산을 포함한 자원을 갖고 있고, 개인 생활 속에 몇 가지 ‘비즈니스’를 잘 처리하기 위해 그런 자원을 이용한다. 이때 비즈니스란 배우자나 다른 중요한 누구와 보람 있는 관계를 유지하거나 아이들을 훌륭하게 잘 키우거나 사회생활에서 성공하거나 교회나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일들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자원은 제한적이라 이런 비즈니스들은 그 제한된 자원을 얻기 위해서 경쟁한다. 기업이 겪는 것과 똑같은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관계는 무엇일까? 자신의 우선순위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자원을 할당하는 것이 관계다. 성공 기준이 자신의 가장 중요한 관심 사항과 일치하도록 해야 한다. 이건 정말이지 힘든 일이다. 진정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알았을 때조차 매일 마음속으로 그 우선순위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게 스스로 정한 우선순위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해가 지기 전에 아들과 공놀이를 하거나 딸아이를 발레 학원에 데려가기 위해 매일 저녁 6시에 퇴근하는 것처럼 내가 정말로 가치를 두는 것에 충실하기 위해 인생에서 한도와 장벽과 경계를 정하고 계속 신경을 쓰도록 자신을 통제해야 한다.”

“성공 기업들은 처음부터 적절한 전략을 갖고 있어서 성공한 게 아니다. 그보다 원래의 전략이 실패한 뒤에도 방향을 바꿔서 또 다른 전략을 시도할 수 있는 돈이 있어서 성공한 것이다.”라는 말은 작은 기업에서 투자 가능한 총알을 계산해본 이들이라면 다 공감하는 말일 것이다. 심지어 기업이 투자하는 돈에는 ‘좋은 돈과 나쁜 돈’ 이 있다. ‘좋은 돈’은 이익에 조바심을 내지만, ‘나쁜 돈’은 무조건 빠르게 성장할 것을 요구한다.

기업이 고객과의 관계를 맺기에 종종 실패하는 이유는 고객들이 정기적으로 완수해야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크리슨텐슨 교수는 이것을 ‘해야할 일 jot to be done’이라 부른다. 이것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가 사실 우리가 일하기 위해 재품을 ‘고용hire’한다는 것이다. 맥도날드 밀크셰이크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서 고객들이 선택한 건 밀크셰이크의 맛이 아니었다.

“장시간 지루한 출근을 하기 위해, 차에서 지루하지 않을 뭔가 할 일이 필요하고, 아직 배가 고프진 않지만, 배고픔을 달래는 일을 해야하며, 너무 빨리 먹혀서는 안 되고, 손가락에 묻어서도 안 되며, 한 손으로 먹을 수 있어서” 밀크셰이크는 고객에게 고용되었다.

심지어 오전에 고객에게 고용된 밀크셰이크와 오후에 고용된 밀크셰이크는 그 역할이 달랐다. 아버지들이 아이들에게 햄버거를 먹일 때, 아이들은 밀크셰이크를 선택했다. 이 두 가지 근본적인 다른 일을 하기 위해 고용된 밀크셰이크는 결론적으로 오전에는 보다 끈적거리게, 빨아먹을 때는 시간이 걸리게 과일이나 건강에 유용하게 만들거나 빨리 건네줄 수 있게 하되, 오후에는 더 작고 빨리 마실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상황에 맞는 한 가지 답은 없다. 고객이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이것이 유명한 크리스텐슨 교수의 ‘job to be done’ 이론이다.

이를 삶에 적용하면 학생들의 삶 속에서 학교가 무엇을 위해 고용된 것인지, 나는 회사에게, 배우자에게 어떤 ‘일’을 하기 위해 고용되었는지를 따져볼 수 있다. 욕망의 근원적 분석이 되는 것이다. 많은 경우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아는 것에서 선택과 전략은 출발한다.

그렇다고 그가 비즈니스적 관점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결정하는 첫 번째 요인이 아이가 가진 자원이라면, 두 번째 요인은 아이가 자원을 가지고 자신을 위해 새로운 일을 성취하고 창조하는 프로세스다. 여기에는 사고방식, 아이가 질문을 던지는 방식,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협력하는 방식 등이 포함된다. 모건 맥콜 교수는 <야심가들 :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는 방법>에서 기업이 채용에 실수하는 이유를 찾으며, ‘경험의 학교’를 강조한다. 경험의 학교에서 적절한 과정을 밟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건 성공활 확률이 올라간다. 어떤 상이나 트로피보다도 아이들의 성공을 도와주는 최고의 방법이 바로 경험이다.

“까다로운 선생님을 상대하고, 운동 경기에서 패하고, 학교 내 파벌 구조를 해쳐나가는 법을 배우는 일들이 모두 경험의 학교 내 학습과정이다. 실패하는 이들은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도전을 준비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서 실패했던 것이다.”

한 사람과 꽤 오랜 관계를 유지했던 나는, 그와 함께 가난하지만 학문과 노동을 겸하는, 어느 지방 소도시에서 일종의 종교적인 공동체를 꾸리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20대 내내 나는 그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믿었다. 그것과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말은 이제 내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다. 내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내가 가능한 현실의 범위를 넓히는 것.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세상을 선하게 바꾸기 위해서’ 사업을 한다는 이들의 말을 반복하고 싶지 않지만, 나는 그렇게 이제 사업을 시작한다.

실패해도 괜찮다. 하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성공하고 싶다. 내 야심의 색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었다고 언젠가 말할 수 있기를. 허락된다면, 나는 어떤 불편함에서 이제 자유로워질 것이다. 나를 만든 그 모든 것들이 내게 제대로 된 흔적을 남겼다면, 나는 망가지지 않으리라 그 하나를 믿으며 말이다. 어려운 때에 잊지 않기 위해 이런 선택과 고백을 남겨둔다. 모든 힘든 이들에게, 이 답 없는 국가에서 부디 어떤 종류의 살아갈 ‘전략’들이 발견되기를. 이제는 그저 ‘꿈’이 아니라 정말이지 ‘현실’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진정으로 만족감을 얻는 유일한 길은 위대하다고 믿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그런 일을 찾지 못했다면 계속해서 찾아라. 안주하지 말라. 마음속 모든 일들이 그렇듯이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으면 알 것이다.” - 스티브 잡스 (이 책에 들어있는 문장을 재인용)

미스김

블로그를 운영한 흑역사가 있는 미혼의 직장인이었다. 글밥을 먹고 살다가 창업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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