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는 18일 뉴스특보를 통해 자극적인 자막의 속보를 내보내 빈축을 샀다. 해경의 확인 결과, 이 보도는 오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KBS 본관의 모습 (사진=미디어스)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공영방송 KBS가 18일 오후 <뉴스특보>에서 “선내 엉켜 있는 시신 다수 확인”이라는 뉴스를 내보내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심지어 해당 보도는 해경의 공식 브리핑 결과 사실이 아닌 ‘오보’로 밝혀져 비판 목소리는 커지는 상황이다.

KBS <뉴스특보>는 18일 오후 4시 30분 경, “구조당국, ‘선내 엉켜있는 시신 다수 확인’”이라는 속보를 전했다. 해당 보도를 본 취재진들이 사실여부를 물었으나, 해경은 세월호 2층 화물칸 출입을 개방해 선내 안쪽에 진입했으나 장애물로 인해 진입이 막혔고 실종자도 찾지 못했다고 밝혀 KBS의 보도가 ‘오보’임을 확인해 주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KBS 속보가 ‘오보’라는 점이 알려지기 전부터, KBS가 지나치게 자극적인 자막을 내보낸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SNS 상에서는 KBS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고, KBS 시청자게시판 역시 비판과 지적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시청자 김지혜 씨는 <공영방송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됩니까> 글에서 “사실 확인도 안된 사항을 3류 찌라시 잡지에서나 쓸법한 자극적인 표현으로 대문짝만하게 자막을 쓰다니요. 모든 방송이 집중보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청률에 욕심이 났습니까”라며 “사실 확인이 바탕이 된 제대로 된 보도 요청합니다. 국민의 귀가 되고 눈이 되어야 할 방송이… 정말 저급함에 화가 납니다”라고 말했다.

▲ 18일 오후 현재 KBS 시청자게시판에 올라온 글

시청자 박선화 씨는 “엉켜 있는 시신이 뭡니까? 정말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라며 “생각 좀 하고 문구 뽑으세요. 우리나라 공영방송 수준을 알겠습니다. 당장 삭제하시고, 사과도 하세요”라고 촉구했다. 시청자 윤성원 씨 역시 “차라리 방송을 내리세요”라며 “말도 안 되는 단어사용도 모자라 오보라고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시청자 이지영 씨는 거짓 인터뷰로 곤혹을 치른 MBN을 언급하며 “(KBS도) 보도국장 나와서 당장 대국민 사과하세요”라고 요구했다.

실종자 가족들을 배려하는 보도를 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시청자 김재호 씨는 “방송만 중요한가요? 누굴 위해 그렇게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건가요?”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가족들이 봤다면 혼절했을 겁니다. 제발, 제발 가족들을 생각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건 빅뉴스도 특종도 아닌 참변”이라며 “아주 조금만 배려라는 걸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했다.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2010년판)>의 KBS 재해·재난보도 지침에는 △피해 관련 통계나 명단은 구조기관의 공식발표를 따르나, 상황파악이 어려워 혼란이 예상될 경우에는 자체적인 취재결과를 보도하되, 정확성과 객관성을 최대한 유지하고 방송 시에는 자체 취재 결과임을 밝힌다 △불확실한 내용에 대한 철저한 검증보도를 통하여 유언비어의 발생이나 확산을 억제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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