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청해진해운 소속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했다. 400명이 넘게 타고 있던 거대 여객선이 가라앉는 대형사고에 언론은 경쟁적인 보도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선을 넘는’ 보도가 또 반복됐다. JTBC 박진규 기자는 <세월호>에서 구조된 안산 단원고 여학생을 인터뷰하며 “친구가 사망한 것을 알고 있냐”는 질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JTBC 보도 담당 사장인 손석희 앵커는 16일 JTBC 메인뉴스 <NEWS 9>을 사과방송으로 시작했다. 손석희 앵커는 “오늘(16일) 낮에 여객선 침몰 사고 속보를 전해드리는 과정에서 저희 앵커가 구조된 여학생에게 건넨 질문 때문에 많은 분들이 노여워하셨다. 어떤 변명이나 해명도 필요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그나마 배운 것을 선임자이자 책임자로서 앵커에게 충분히 알려주지 못한 저의 탓이 가장 크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 16일 JTBC 'NEWS 9'에서 손석희 앵커가 사과방송을 하고 있다. (사진=16일자 JTBC NEWS 9 방송 캡처)

손석희 앵커는 “속보를 진행하던 후배 앵커는 지금 깊이 반성하고 있고 몸 둘 바를 몰라하고 있다”며 “오늘 일을 거울 삼아서 저희 JTBC 구성원들 모두가 더욱 신중하고 겸손하게 정진하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금 구조된 피해자에게 인터뷰를 무리하게 시도한 것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JTBC 뉴스9 오프닝]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영상 바로가기)

이날 JTBC <NEWS 9>은 톱 보도부터 마지막 리포트까지 <세월호> 침몰 사건을 다뤘다. JTBC <NEWS 9>은 선박과 해양 플랜트 안전설계 분야 전문가인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에게 <세월호> 침몰 원인과 아직 구조되지 못한 탑승객들의 생존 가능성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백점기 교수는 <세월호>의 사고 상황을 볼 때 침수 가능성이 있고, 충돌 혹은 좌초가 침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손석희 앵커는 <세월호>에 공기 주입 작업을 시작할 경우 생존자들이 그 공기의 덕을 볼 만한 공간이 남아있는지를 물었고, 백점기 교수는 “유람선과 여객선의 경우에는 문을 닫고 운항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결론적으로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다”고 말했다. 공기를 주입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답이 되풀이되자 손석희 앵커는 10초 간 말을 잇지 못했다. 또한 손석희 앵커는 “교수님 생각이 틀릴 수도 있겠죠”라며 “아무튼 끝까지 노력을 해야 되는 거니까… 공기 주입도 하고”라고 말했다. (JTBC NEWS9 "여객선 구조상 공기 주입해도 생존자가 덕 볼 가능성 희박" 영상 바로가기)

한편,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세월호>의 최종 탑승객 수는 475명, 사망자 수는 9명, 미확인자 수는 287명, 구조된 탑승객 수는 179명이다. (17일 오전 11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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