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해상에서 여객선이 침몰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탑승객 459명 가운데, 아직 290여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의 걱정이 큰 가운데, 이번에도 일부 매체 보도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6일(오늘) 오전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청해진해운 소속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여객선에는 수학여행에 나선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24명과 인솔교사 14명을 포함한 총 459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현재(오후 4시 30분 기준)탑승자 중 164명을 구조됐으며 294명의 생사는 여전히 불투명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만 벌써 2명으로 확인됐다.

▲ 16일 전남 진도해역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서 해양경찰이 헬기를 이용해 승객을 구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형사고’가 발생한 만큼 언론들 역시 경쟁적으로 ‘속보’를 쏟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번 역시 매체들의 경쟁에 따른 보도들이 네티즌들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매체는 JTBC 속보이다. 이날 JTBC는 여객선 침몰 소식을 전하던 중 구조된 안산 단원고 소속의 한 여학생을 인터뷰 하는 과정에서 “혹시 알고 있습니까? 한 명이…(친구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라면서 단원고 2학년 정차웅 군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해당 인터뷰를 하던 여학생은 이 사실을 알고 곧바로 눈물을 터뜨려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리고 JTBC의 이 같은 속보는 SNS 상에서 회자되면서 비난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앵커가 개념은 어디로 챙겨먹은 것인지. 방송보다가 욕이 나올 뻔했다”며 “학생 사망소식을 왜 학생 인터뷰중에 하느냐. 빨리 앵커 내려라”라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또 다른 네티즌들 역시 “JTBC에 나온 생존자 인터뷰는 정말 최악”, “앵커가 무슨 정신인건 지 모르겠다. 구조돼 겨우 체육관에서 몸 추스르고 있는 여학생을 인터뷰하면서 학교 친구 사망소식을 알고 있냐고 묻다니”라고 비난했다.

▲ JTBC가 진도 여객선 생존자 여학생을 인터뷰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다
이 같은 비난이 쏟아지자 JTBC 측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여객선 침몰사고 속보 중 구조된 학생과의 인터뷰에서 적절치 못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인명사고 보도에서 더욱 신중해야함에도 그렇지 못했습니다. 인터뷰한 학생과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는 글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JTBC 보도가 비난의 타깃이 되고 있지만, 타 매체들 역시 ‘보도윤리’라는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이다.

MBC는 <이 시각 핫 포토>라는 코너에 ‘공부 열심히 하기’ 목표가 붙어있던 사망한 정 군의 책상 사진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해당 사건을 너무 선정적으로 다뤘다는 비난이 제기된 것이다. 논란이 일자, MBC 측은 곧바로 해당 트윗을 삭제했다. 뉴시스 또한 이번 사고로 사망한 정 군의 일기장을 공개해 비판을 받고 있다.

대형사고에 대한 언론매체들의 경쟁적 취재에 대한 고질적인 비판은 이번에도 반복됐다. 한 네티즌은 “진도 여객선 침몰 보도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부상자나 부모님들, 진료자들 앞은 양심적으로 막지 말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한편, 당초 언론은 정부의 발표에 따라 368명이 구조됐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집계 과정에서 오류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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